신라호텔 “한복은 위험” 출입 거부 사건에 비판여론 폭발!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고 간 손님의 출입을 제지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일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과 호텔 측에 따르면 영화 '쌍화점' '스캔들' 의상을 맡았던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는 12일 저녁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파크뷰'에 들어가려다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텔 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이씨는 식당 입구에 있는 호텔 관계자로부터 “한복과 트레이닝복을 입고서는 입장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는 당직 지배인을 불러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항변했지만 “한복은 위험한 옷이다. 부피감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답변만을 들었다.

결국 이 일은 이씨의 아들이 트위터를 이용해 인터넷에 알리면서 급속히 퍼지게 됐다. 이씨의 아들 김모씨는 김 모 씨는 지난 12일 “신라호텔에서 엄청난 개소리를 듣고 울분을 못 참고 이런 글을 올린다”며 “한복을 입고간 제 어머니가 입장불가라는 말을 들었다. 한국대표적 호텔이라는 신라호텔에서 한국정통 복식을 거부한다니 말이 되는가”라며 분노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호텔신라 사이트와 포털에서 “한복을 입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비난의 글을 쏟아냈다.

이부진 사장 “민망해서 고개 못들겠다”

결국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첫째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이혜순 디자이너의 한복숍을 찾아 직접 사과했다. 이혜순 디자이너는 삼성가(家)의 한복을 디자인한 경력이 있다. 이부진 사장은 “민망해서 고개를 못 들겠다. 죄송하다”고 말했고 이씨는 “우리 문화가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날 신라호텔도 사과문을 냈다. 신라호텔은 “뷔페식당 파크뷰에서 최근 발생한 한복을 입고 식당에 입장하려는 고객분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신라호텔 측은 “지난해부터 한복을 착용하고 입장하는 고객 분들께, 고객께서 음식을 직접 가져다 드셔야 하는 뷔페의 특성으로 인해 식당 내 고객들 간의 접촉이 많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고객분들께 일일이 안내를 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신라호텔은 “이러한 조치는 다른 고객께서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에 걸려 넘어지거나, 한복을 입은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옷이 밟히는 등으로 인해 고객들간의 불만사항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였다는 것이다.
신라호텔은 “이번 일은 이러한 고객 간의 불편함 및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식당 입장 전에 한복을 입은 고객 분들께 관련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드리도록 했으나, 식당 근무 직원의 착오로 미숙하게 고객에게 안내되었다”고 말했다.

네티즌 비판 속 정부차원 대응도

하지만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과거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들이 단체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신라호텔은 일본 기모노 입은 사람의 행사에는 별다른 소리를 않더리 우리나라 고유의 한복은 지적하는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 자국의 민속의상을 무시한 신라호텔은 각성하라”, “일류 호텔이 이런 서비스를 하다니 정말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문은 정부차원에서도 대응할 조짐도 보인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도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엄중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 정책과 민간이 따로 놀고 있다. 중국 일본과 달리 국내 호텔만 우리 음식을 홀대한다”는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의 발언에 정 장관은 “호텔 평가기준에서 한식에 대한 배점기준을 높이고 정부가 지원해서라도 개선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신라라는 호텔 이름을 박탈함을 명하노라”라며 “서양호텔이나 기모노호텔로 이름을 바꾸는 게 낫겠다”고 비판했다.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 역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늘 전 한복을 입고 상임위 회의에 나왔습니다. 우리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한복을 평상시 아끼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이 복장 그대로 신라호텔로 가볼까 하는데 또 출입금지 당할런지요?” 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토픽까지 다뤄져 국가적 망신도 당했다. AFP통신은 “한국의 최고급 호텔에서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지 못하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 호텔은 한국 대기업인 삼성이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각국의 통신사를 통해 해외지역으로 널리 퍼지고 해외토픽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신라호텔은 공식사과문과 이부진 사장의 사과방문도 있었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아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신라호텔의 대외 이미지는 물론 향후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수난을 당할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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