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향한 뜀박질, 김해가 출발점?

 

국민참여당 원내 진입, 내년 총선 정조준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서 ‘계승자’ 각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이 달리기 시작했다. 국민참여당 당 대표로 나섬과 동시에 첫 시험대인 4·27 재보선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김해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승리, 원내 진입으로 당의 기반을 다지는 한편 내년 총선 준비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에 올인한 유 원장을 따라가 봤다. 

국민참여당이 4·27 김해을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일찌감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농업특보 출신인 이봉수 참여당 경남도당위원장을 후보로 세우고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재보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치생명 걸고, 당운까지

국민참여당이 김해을 재보선에 사활을 건 까닭은 여럿이다. 우선 노 전 대통령의 가치 계승을 걸고 창당한 만큼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을 양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내 진입’ 문제가 얽혀있다. 창당 1년이 된 국민참여당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선전했으나 아직까지 정치권에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생존을 위해서라도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유 원장은 지난 13일 국민참여당 주최 시국강연회에 참석키 위해 김해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재보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서 야권의 승리와 국민참여당의 원내 진입이라는 두 가지 소망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기만 하면 한나라당이 누구를 공천해도 분명히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봉수 후보 자체가 야권의 필승카드”라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또 재보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모든 선거구에서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야권연대가 완벽할 경우, 강원도지사, 경기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에서 야권단일후보가 모두 승리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김해시민들은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퇴임 후 고향에 내려와 이루고자 했던 꿈이 좌절된 데 대한 안타까움이 많다”며 “어느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고, 김해 지역의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를 풀어낼까에 관심이 높다”고 지역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적임자라고 자임했다.

4·27 김해을 재보선은 당의 사활이 걸린 선거인 동시에 유 원장 개인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대표에 출마한 유 원장이 취임한 후 맞는 첫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당 정책연구원을 맡아 정책에 집중하던 유 원장이 당 대표에 출마, 당의 전면에 나선 것은 내년 총선·대선에서 민주당에게 야권연대의 주도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정가 한 인사는 “유 원장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앞서고 있다”며 “원내 의석을 갖지 못한 국민참여당 인사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당대표보다 높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본선 경쟁력으로 차기 대선주자를 후보단일화하자’고 제안하면 민주당이 당황스러운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유 원장이 당의 전면에 나섬에 따라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합당론을 일축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유 원장은 이번 재보선 결과에 정치 생명을 걸 기세다. 유력 후보였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불출마를 선언으로 친노진영에 금이 간만큼 선거에서 이기면 성공적으로 국민참여당의 당 대표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가지는 동시에,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현 정권 ‘자존심 대결’

이번 재보선은 여권 유력 인사인 김태호 전 지사의 출마로 유 원장과 김 전 지사의 자존심 대결로 흘러가고 있다.

유 원장은 지난 15일 출마선언을 한 김 전 지사와 관련,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집중 거론하는 등 날선 면모를 보였다.

그는 지난 3일 “박연차 의혹 때문에 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사람을 집권당이 공천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지 김해시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김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아니라고 하지만 박연차씨와의 관계에 대해 사실과 다른 청문회 진술이 문제가 돼 낙마했고 아직도 여러가지 의혹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유 원장은 또 “피선거권이 있는 김 전 지사의 출마는 한나라당이 결정할 문제”라며 “박씨가 제공한 불법정치자금 문제로 김해을 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 그와 관련된 의혹으로 낙마한 사람이 출마하겠다는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김해시민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번 승부를 통해 전·현 정권의 ‘자존심’ 대결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원’이었던 유 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로 선택됐던 김 전 지사의 한판승부가 풍성한 볼거리를 줄 것이라는 것.

유 원장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바쁘다. 그는 지난 13일 시국강연을 마친 후 이 후보와 장유면에서 선거 활동을 벌였으며, 이 후보는 15일까지 2박 3일간 김해 지역에 머물며 출퇴근길 인사와 거리 홍보 활동을 펼치며 김해시민들을 만났다.

유 전 장관도 19일 전당대회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해에 상주하면서 선거지원에 올인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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