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마약과 전쟁중

     - 인천공항세관, 지난해 신종마약류 밀반입 급증
     - 신종마약류 밀반입 사범 39명 중, 외국인이 30명
     - “외국 문화 받아들이면서, 마약 거부감 없어져”지적
     - 인터넷 통한 마약 구입, ‘청소년의 마약중독’사회 문제화 
 

 마약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초 탤런트 김성민의 마약 혐의로 연예계가 들썩인데 이어 인천공항에서 밀반입 중이던 신종 마약이 적발되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세관장 정재열)은 지난 한 해 동안 마약류 단속동향을 분석한 결과 신종마약류 밀반입이 급증했다고 18일 발표한 바 있어 마약 수요가 증가했음을 짐작케 한다. 예전에는 일부 몰지각한 부유층, 유흥업소 종사자, 조직폭력배 등이 마약의 단골 고객이었으나 지금은 불특정다수의 사람들까지 마약 고객의 대열에 합세한 것이 마약 수요를 증가시킨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약이 특정 계층의 향유물(?)이던 시절은 지났다. 요즘은 일반 시민들도 많이 접하고 있어 그야말로 마약이 우리 곁에 파고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약은 대부분 호기심에서 시작해 중독 증세를 보이며 함부로 끊지 못하게 된다.

불특정 다수가 마약중독에…

 평생 마약이라는 이름의 굴레 속에서 살아갈 위험도가 높다. 그런데 최근 청소년에게까지 마약이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거기다가 외국인으로 인한 마약 중독 사례도 점차 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종마약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JWH-018은 일명 스컹크, 스파이스라고 하며 체리담배 등에 뿌려서 피우는 마약으로 대마초의 효과를 누리긴 하나 대마초에 비해 강력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합성 대마인 JWH-018는 방향제나 허브 제품으로 둔갑해 밀반입되다 적발됐다. 
 

 이 같은 신종 마약은 외국인을 통해 주로 밀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인천공항세관이 검거한 신종마약류 밀반입 사범은 총 39명으로 이 중 원어민 어학강사 등의 외국인이 30명이나 되었다. 이는 2009년 외국인 마약사범이 3명인데 비해 900% 급증한 수치다. 
 

 이밖에 전반적인 외국인 마약류사범(밀수, 밀매, 사용, 소지 등)은 총 858명으로 나타났다.발표된 마약 관련 통계 자료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검거된 외국인의 국적은 태국이 419명으로 1위, 스리랑카가 124명으로 2워, 미국이 96명으로 3위였다. 
 

 이렇듯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밀반입된 마약은 주로 공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수사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에 의하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약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의 강도 높은 노동으로 인한 고단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들끼리 마약으로 외로움을 달래기 시작하다가 중독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내국인 근로자들까지 중독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종마약, 외국인 통해 번져

 또한, 학원 강사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동료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마약을 중독되게 하는 경우가 있어 더욱 심각하다. 이는 학생들이 주변에 있는 유학생들이나 외국 영화 등을 통한 교류로 인해 외국 문화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돼 마약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학원 강사로 일하는 외국인 간에 가장 큰 차이는 마약을 사용하는 장소에 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개 그들이 살고 있는 숙소 등 밀폐된 곳에서 마약을 이용하지만 학원 강사로 일하는 외국인들 대부분은 클럽이나 모텔 등과 같이 오픈된 곳에서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특정다수에게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때문에 경찰은 외국인이 많이 몰리는 이태원이나 홍대 등지에서 단속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마약이 유통되고 있어 인터넷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신종 마약과 관련한 외국인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필로폰과 대마가 주력 마약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을 통한 마약 구입이 쉬워지면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이다. 인터넷 웹서핑에 강한 청소년들이 호기심에 의해 인터넷을 통한 마약 구매 사례가 늘고 있다.

청소년들까지, 마약중독에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마약 거래로 자금 추적이 힘들고, 차명 계좌 등을 이용하기에 환수, 압수하기 어려워 단속이 용이하지 않다”며 “또한 판매자가 신용불량자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타인의 계좌를 도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사의 어려움이 있다”고 밝혀, 단속이 쉽지 않은 인터넷을 이용한 거래가 활발하다 전했다.
청소년들은 마약을 얻은 뒤 친구들과 함께 호기심으로 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발단이 되어 중독이 되면 끊기가 어렵다.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성향이 두드러져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도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또, 청소년들은 어른과 달리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일부는 부모나 주변에 대한 반항심 마약 중독의 심각함을 인식하면서도 끊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엑스터시 종류를 처음 접한다. 주로 술과 함께 먹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르고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중독되면 대마나 필로폰을 찾게 되는 경우까지 생긴다. 
 

 현재 필로폰과 대마를 구입하게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기적 수입원이 없는 청소년들이 마약을 구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흥업에 종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한창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에 학업이 중단되는 경우는 물론 중독되면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현재 정확한 청소년 마약 사용 통계 자료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마약 중독인 청소년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발견되면 신고를 하지 않고 쉬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마약은 법률 집행이 강력해 신고를 꺼려하기 때문에 중독을 더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및 외국인 마약 관련 사례가 증가한 것에 대해 “더 이상 마약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한“수사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여건이지만 끈기와 인내로 수사에 임하는 것만은 알아 달라”며 “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과 함께 마약 단속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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