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이 한국인, 출간 전부터 화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한국인이 주인공인 신작 장편 ‘카산드라의 거울’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소설은 남자 주인공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베르베르는 지난해 9월 방한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준비 중인 ‘카산드라의 거울’의 남자 주인공은 한국인 김예빈”이라며 “한국 독자 여러분을 생각하며 쓰고 있다”고 예고했고, 그 작품이 드디어 출간된 것이다.

소설 속의 김예빈은 어린 시절 난민으로 프랑스에 흘러 들어간 탈북자 출신의 한국인이다.

왜 탈북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삼았을까 언뜻 의아스럽지만 작품을 읽다 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세상이 외면한 사람들이 세상을 구원하려 애쓰는’ 역설적 구조가 이 작품의 중심 줄기이기 때문이다.

베르베르는 “나는 우리가 귀를 기울이기를 거부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고 싶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을 다섯 번이나 다녀간 베르베르는 “다음 생이 있다면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다. 작가로서 나를 발견해준 최초의 나라가 한국”이라면서 “한국은 제2의 조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데뷔작인 ‘개미’가 130만부 이상 팔리는 등 한국에서만 베르베르의 작품이 모두 5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이번 신작은 기존 베르베르의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환상성이 강하던 예전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소설은 사실적인 공간 설정 속에 적나라한 묘사로 긴박하고 강렬한 액션을 담아냈다.

쓰레기 하치장을 무대로 노숙자들의 거친 욕설과 엽기적인 식생활 등 현실의 악취를 고스란히 담아낸 장면은 적지 않은 충격을 던진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체 작품을 관통하던 과학적 상상력과 신화적 상상력의 세계는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5초 후 사망 확률’을 예언하는 시계 등 베르베르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의 기발함도 여전하다.

베르베르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다.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만약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고,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을 때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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