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태블릿PC 일제히 출시...전운 도는 통신사

11월 8일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출시키로 했다. KT도 이르면 11월 20일 경 아이패드를 공식 판매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도 올해 안으로 갤럭시탭 출시계획을 밝히면서 태블릿PC 경쟁에 가세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국내 통신시장에는 ‘아이폰 대 갤럭시S' 경쟁과 더불어 '아이패드 대 갤럭시탭'의 본격적인 한판 승부가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KT 對 SK+LG 대결 구도

11월4일 삼성전자는 태블릿PC ‘갤럭시탭’을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것을 공개했다. 출시는 11월 3째 주다. 이에 뒤질세라 KT는 지난 11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의 ‘아이패드(iPad)’ 전 모델(WiFi모델 16·32·64GB, WiFi+3G모델 16·32·64GB)을 11월 중에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원래 KT 측은 11월 9일 오후 8시부터 사전예약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당일이 되자 예약 개시를 몇 시간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이에 대해 KT측은 “환율 변동에 따른 판매가격 조정 문제로 인해 일단 연기한다”고 밝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애시당초 KT는 아이패드의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약관 신청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날 예약가입에 나설 예정이었다. 재계에서는 이 때문에 “통신사 간에 서로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그동안 태블릿PC 시장에서 관망 자세를 유지하던 LG유플러스(LG U+)도 연내 갤럭시탭을 출시하겠다고 선언, 태블릿PC 전쟁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태블릿PC는 이미 기존 상품들이 출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 상황이 급변했다. 애플의 아이패드 등장 때문이다. 이로써 태블릿PC는 올해 IT업계의 화두로 급부상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PC 시장의 규모를 1,290만대로 예측했다. 또한 내년(3,650만대)과 2012년(5,040만대)에는 그 규모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태블릿PC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애플의 아이패드는 같은 듯 하지만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과연 국내 사용자들이 어떤 기기를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휴대용 기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보다 유리하다.

또한 갤럭시탭은 7인치 화면에 한손에 들 수 있는 크기로 이동 중에도 언제 어디서든지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즐길 수 있다. 두께는 11.98㎜ 무게는 380g으로 손에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다.

휴대성에서 또한 아이패드가 갤럭시탭에 뒤지는 편이다. 화면 크기가 9.7인치, 두께는 13.4㎜, 무게는 680~730g으로 이동을 위해서는 전용 가방이나 노트북 가방이 필요하다. 또 한손에 들고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 ‘완벽한 모바일 기기’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측면이 있다.

‘새 수익원의 신천지’ 이통 업계 기대 만발

또한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기능면에서도 서로 차이가 많이 난다. 삼성전자는 DMB시청이 많은 국내 사용자들을 위해 지상파 DMB기능을 내장했다. 또 데이터뿐만 아니라 음성통화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으로 이동 중 업무가 많은 비즈니스맨들이라면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측면에서 아이패드에서는 일부 동영상을 감상하려면 파일 변환작업을 거쳐야 하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하지만 갤럭시탭은 멀티코덱을 지원해 간편하게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반면 아이패드는 넓은 화면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최대 장점이다.

아이패드는 1024×768의 기존 노트북에 준하는 넓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e북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애플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콘텐츠도 장점으로 꼽힌다. 앱스토어에서 올라온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3만여 개에 달하고 25만개 넘는 아이폰용 앱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갤럭시탭으로 먼저 선수를 친 SK텔레콤과 뒤쫓아 가는 KT는 서로의 눈치를 보며 공식적인 가격 정책을 밝히고 있지 않다. 양쪽 모두 단말기 출고가격과 보조금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며 상대측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을 제외한 기기 가격만을 따지자면 갤럭시탭은 90만 원대 정도, 아이패드는 16GB(83만6000원) 32GB(96만8000원) 64GB(110만원)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 올인원 요금제에 3년 약정 요금제를 결합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데이터통화만 가능한 T로그인 요금제에 일정 정도의 보조금 주는 방식으로 갤럭시탭을 유통할 방침이다. 한편, 음성통화까지 들어간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인 올인원55(5만5000원)에 2년 약정하면 단말 가격은 약 30만 원대로 예상된다.

KT는 월 데이터 사용량 기준으로 2GB 요금제 2만7500원, 4GB 요금제 4만2500원 등의 상품을 내놓을 예정. 이럴 경우 4만 2500원 요금제에 3년 약정하면 16GB 아이패드를 무료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16GB 모델 기준 2GB 요금제로 2년을 약정할 경우에는 50만 원대의 가격에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태블릿PC 돌풍의 원인으로는 최근 스마트폰이 인기몰이에 나서면서 통신사별로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환경이 대폭 개선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연계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해진 것은 기존의 태블릿PC가 가진 휴대성과 이동성 등의 장점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를 내린다.
포화 상태인 이동통신 시장에서 이를 통해 데이터 매출을 확대하는 등 새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이 작용한 덕분이다. 스마트폰과 전자책, 넷북 등 기존 기기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는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 콘텐츠 활용성 측면에서 더 뛰어나다”며 “또한 흑백인 전자책보다는 화려한 그래픽을 제공하며 넷북보다는 이동성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또한 “태블릿PC는 스마트TV 시장으로 발전하는 통신환경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타 디지털 기기에 비해 TV는 구입 주기가 길다 보니 당장에 스마트TV 시장이 열리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태블릿PC로 스마트TV의 장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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