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언니 애인 삼아 1:1 룸데이트"

[시사포커스=이상배 기자]기러기아빠·돌아온 싱글·노총각 등 싱글남을 위한 전용 룸이 강남 유흥가에서 화제다. 더 이상 색다른 업소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강남 유흥가에 색다른 시스템의 'G'업소가 지난 여름 첫 선을 보였다. 유흥업소를 찾는 보통의 남성들은 대부분 2차를 생각하기 마련이고, 2차가 없는 업소에는 애초에 발걸음을 하지 않는 남성들도 있다. 하지만 G업소는 이와 정 반대의 콘셉트를 잡았다. 1:1로 룸에서 술을 마시면서도 2차는 물론 하드코어를 연상시키는 진한 스킨십도 허용되지 않는다. 애인 같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서로의 외로운 가슴을 나누는 것이 G업소가 내세운 전략이다.

대한민국 땅에는 커플도 많지만 솔로도 많다.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기러기아빠도 혼자고, 결혼에 실패해 이혼한 돌싱도 혼자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 여자친구가 없는 솔로도 있고, 배우자가 사망해 혼자가 된 사람도 있다.

색다른 콘셉트 G업소

이런 남성들이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실만한 곳이 없을까.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외롭지 않게 주류문화를 즐길 수 없을까. G업소의 대표가 항상 고민했던 부분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업주는 지난 7월 G업소의 문을 열었다.
1인1세대가 늘어나는 추세에 룸 주점도 추세를 맞춰줄 필요성이 있었다.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외롭지 않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곳, 여성과 함께 술친구를 하면서도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G업소의 대표가 꿈꾸던 업소였다.
우리나라 유흥문화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경우 개방적인 사고와 행동 그로 인한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많은데 비해 현재 우리나라의 유흥문화는 법적인 제재로 인해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또 룸살롱 풀살롱 등의 업소는 대부분 삼삼오오 짝을 이뤄 방문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 있다.
하지만 솔로들을 위한 전용술집을 표방한 G업소에서는 남성이 선택한 아가씨와 1대1로 '프라이빗바'에서 술자리를 갖는다. 이른바 '대화녀'로 불리는 아가씨를 술친구 삼아 시간을 보내는 시스템인데 기본 1시간에 1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비용 속에 맥주와 간단한 안주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무제한 제공된다.
미니스커트와 몸에 딱 붙는 원피스로 각선미를 과시하는 G업소의 '대화녀'들은 대부분 낮에는 직장에 다니거나 모델 등으로 활동하는 투잡족이다. 2차를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룸에서의 스킨십이 과하지 않다는 점은 젊은 여성들의 발걸음을 G업소로 끌어당겼다.
G업소에서 '대화녀'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은 "처음에는 룸살롱과 비슷한 일을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바 같은 분위기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 시간이 금방 간다"고 말했다.
물론 점잖은 손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트와 문의전화 등을 통해 업소의 콘셉트를 분명히 밝혔지만 1대1로 룸에 들어간다는 점을 악용, '대화녀'들의 신체에 과하게 손을 데려 하거나 치마 속 등 몰카를 찍으려는 남성들도 있다. 또 열 명에 절반 정도는 2차 제의를 하기도 한다고.
하지만 이 업소에서 '대화녀'로 일하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2차에 응하지 않는다. 시간으로 보나 몸적으로 보나 2차를 나가는 것 보다 손님을 한 명 더 상대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것.
실제 이 업소는 손님 1인당 받는 10만원의 비용을 업소와 아가씨가 5대5로 분담한다. 한 시간 손님과 수다를 떨면서 맥주잔을 기울여준 대가로 아가씨가 받는 돈이 5만원인 것. 물론 기존의 룸살롱이나 풀살롱 아가씨들과 비교했을 때 고수익은 아니지만 몸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시급 5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과연 경쟁력 있나…

2차에 혈안인 남성들을 상대로 진한 스킨십도 2차도 없는 유흥업소가 과연 통할까. G업소 측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자평했다. 문론 업소가 문을 연지 석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용이 비싸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비교했을때, 1시간에 10만원은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G업소 측은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니다"면서 "그만큼 퀄리티 있는 아가씨와 대화를 나누며 술을 마실 수 있고, 맥주와 안주가 무제한 제공되는 점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1:1 데이트를 즐기는 방안에서 실제 이뤄지는 스킨십의 농도에 궁금증이 쏠리게 된다. 1:1 룸데이트 형식에 혹시 손님과 마음만 맞는다면 진한 스킨십이나 2차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이와 관련 G업소 측은 나름 솔직하게 답했다.
"솔직히 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는 없지만 전화번호 교환 정도는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보통이 아니다. 1시간동안 이야기 나누면서 맥주 몇 잔 마셔주면 5만원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는데 2차 나가는 고생을 하려 하겠느냐."
손님이 시간을 연장하도록 꾀어내 연장비용을 받는 편이 훨씬 편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강남에서 풀살롱은 운영하는 모 대표는 스킨십과 2차가 없다는 G업소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졌다. 그는 "요즘 2차 없는 업소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냐"면서 "막말로 1:1 데이트 시스템이라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도 모를 텐데 스킨십 없는 술자리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남성들의 입장은 달랐다. 최모(39)씨는 "여자친구와 싸우고 혼자 술 한 잔 하고 싶을 때 이곳을 찾는다"면서 "'대화녀'와 여자친구에 대해 이야기 하면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이해되기도 하고, '대화녀'의 말에 위로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꼭 2차의 목적으로 업소를 찾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픈한지 이제 석 달. 수많은 업소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강남 유흥가에서 G업소의 수명은 얼마나 될지 두고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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