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판 되버린 수상한 KMI, 요동치는 주가 MB친인척 얽혀

와이브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4이동통신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 계속해서 악재가 터지고 있다.

지난 6월만 해도 제4이동통신사는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를 통한 통신비용 절감이라는 청사진으로 통신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SKT, KT, LGU+의 견고한 독과점 체제에서 제4이동통신사의 등장은 와이브로망을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현재의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를 재편해 오랜 시간 굳어진 독과점 체제를 깨뜨려 통신요금을 낮출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제4이동통신사 출범은 ‘와이브로’라는 특성을 이용해 기존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평소엔 휴대폰으로 사용하다가 집에서는 휴대폰을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인터넷에 연결돼 휴대폰 월정액만 내면 집에서 별도의 요금 없이 PC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전체 통신요금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 2010년 6월11일 KMI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4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 허가신청을 하면서 제4이동통신사 출범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이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하는 제4이동통신사 사업에 개입해 주가 차익을 얻었다는 이른바 '먹튀' 의혹이 제기됐다. 또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가 사전 조율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4이동통신사업자는 우리나라가 개발해 국제표준기술로 인정받은 세계 최고의 ‘와이브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기존 이동통신3사들이 3G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와이브로망’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사실상 수도권,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와이브로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와이브로망’을 이용한 이동통신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런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지난 10월 11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4이동통신사와 관련 지난 7월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과 이동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특히 최 의원은 제4이동통신 사업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전종화 씨의 '먹튀'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전종화 씨가 2010년 10월 M&A를 통해 통신기기 제조업체 ‘씨모텍’을 인수하자 이명박 대통령 조카사위의 회사로 알려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주가가 들썩였다.

씨모텍은 자본금 70억, 시가총액 662억, 매출 745억, 당기순이익 -113억, 부채비율 179%로 작년 신용정보회사 신용등급평가에서 BB등급을 받은 부실한 회사였다. 특히 씨모텍의 경우 지난 6월 KMI에 9.76%의 지분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다.

MB 조카사위 ‘전종화’ 회사로 알려지며 주가 들썩여

그럼에도 ‘씨모텍’은 2009년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주)다스 회장)씨의 사위인 ‘전종화’씨가 M&A를 통해 인수한 회사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씨모텍의 부실한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조카사위 전종화’의 회사라는 사실이 주목받으면서 주식시장에 개미투자자들이 몰려와 주가가 널뛰기를 하며 개미투자자의 피해를 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전씨와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주목받자 청와대에서 직접 제4이동통신사에 관한 내사를 벌여 전종화씨로 하여금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권유했고 실제로 전 씨는 7월 30일에 퇴사했다고 최 의원은 주장했다.

최 의원은 "전씨가 사업에 개입하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개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어 청와대에서 손 떼게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먹튀를 한 꼴이 됐다. 이와 관련해 증권정보 사이트 게시판에는 씨모텍을 비판하는 분노의 글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령 전 씨가 대통령의 조카사위라는 신분을 이용하려는 악의가 없었다하더라도 대통령 친인척이 정부가 주력하는 사업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이며,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점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며 “결국 대통령 조카사위 전종화가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MB테마주가 되어버렸다. 널뛰기 장세로 주식시장에 일대 혼란을 가져와 개미투자자의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MB 고려대 동문 구천서 대표도 ‘먹튀’ 의혹

제4 이동통신사업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구석은 이뿐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문에 KMI의 새로운 투자자이기도 한 ‘C&S자산관리(구 신천개발)’ 구천서 회장의 ‘먹튀’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전 국회의원이기도 한 구 회장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적극 지원했던 인물로 꼽힌다.

최 의원에 따르면 C&S자산관리와 자회사인 DVS는 KMI에 각각 9.5%(800억 원)씩 지분을 참여했다가 며칠 후 갑자기 빠졌다.

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구천서씨가 대표로 있던 신천개발이 ‘4대강 테마주’로 급부상해 1,300원에서 며칠 만에 6,150원까지 급등했다”면서 “구씨는 지분 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지만 그로부터 4일 후 65만1539주(9.12%)를 매각해 주가 폭락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또 최 의원은 “3년 후 C&S자산관리가 KMI에 신규주주로 참여하게 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구 회장은 주가가 1,265원으로 정점을 찍은 지난 9월 5일 321만565주(5.11%)를 매도해 24억 원 정도의 매매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대주주의 지분 매각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급락,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개미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KMI의 사업허가 신청, 전 전 대표의 갑작스런 씨모텍 사직, 주가가 요동친 시기, 주식시장의 파문 등을 조합해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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