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산가족상봉...530여명 가족 재회

지난 3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북측 상봉 신청자 97명과 남측의 가족 436명은 이틀 연속 재회의 감격을 나눴다.

첫날 단체상봉에 이어 31일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끼리 만남의 시간을 가진 이산가족들은 60년 간의 이별사를 나누며,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첫날 상봉에서는 북측 신청자 가운데 그동안 전사자로 처리됐던 국군 출신인 리종렬(90)·리원직(77)·윤태영(79)·방영원(81)씨 등 4명이 포함돼 이목을 끌었다.

31일에는 전날 단체상봉에서 치매로 북측의 여동생 전순식(79)씨를 알아보지 못했던 남측의 전순심(84)씨를 모시고 방북한 아들 권태원씨는 "어머니가 여기 오셔서 동생을 만났다는 사실만이라도 알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가장인 아버지를 대신해 인민군에게 끌려간 정기형(79)씨 여동생 정기연씨는 "부모님이 맨발로 나간 오빠를 가슴에 품고 세상을 떠났다"며 "오빠를 꼭 만나라는 부모님의 유언을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정기연씨는 오빠에게 구두와 방한화 등 신발 4켤레와 양복을 선물로 전달했다. 또 며칠 앞으로 다가온 오빠의 생일날 잔치상을 차리라며 고향 안성쌀과 미역도 준비했고, 함흥에 사는 큰 오빠는 북한술을 가져와 부모님 산소에 뿌려줄 것을 부탁했다.

북측의 형 윤창기(82)씨를 만나고 나온 남측 동생 인기(72)씨는 "형님이 여든을 넘은 나이인데도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 보여 정말 기쁘다"고 재회를 기뻐했다.

2시간 동안 이뤄진 개별상봉에서 남북의 가족들은 각각 준비해 간 선물을 주고 받으며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또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봉장은 끝내 눈물바다가 됐다.

두차례로 나눠 진행되는 이번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1차 상봉단은 11월1일 오전 1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가진뒤, 아쉬운 2박3일일정의 재회를 마무리한다.

300여명의 이산가족이 참가하는 2차 상봉은 오는 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번 남북이산가족상봉은 지난해 9월26일∼10월1일까지 열린 이후 1년 1개월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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