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마약 실태 고발

놀이터, 공원, 학교 등에서 신종마약 주고받아…자발적인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의지 전무

[시사포커스=양민제 기자] 매년 증가하는 마약류범죄자 가운데 10대 청소년들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마약류 담당 경찰은 “최근 마약 투약 범죄자가 학생 등 일반인들에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해 청소년들의 마약류 범죄가 심각한 수준임을 가늠케 했다.

경찰에 따르면 특히 청소년들은 필로폰 등의 기존마약보다 신종마약을 더 취급하며, 인터넷 구입 등을 통해 손쉽게 마약을 구하고 학교 내, 놀이터, 공원 등에서 주고받는 추세다. 이에 단속도 한층 더 어려워져 청소년 마약류 범죄를 원천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과 함께 관리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시사신문>은 윤흥희 팀장(동남경찰서 형사과 형사1팀)과 조성남 원장(국립부곡병원)을 만나 10대 청소년의 마약류 범죄 실태와 그것에 대한 관리 및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윤흥희 팀장은 “마약류 범죄는 지속적으로 확산 및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제했다. 또한 윤 팀장은 “과거 마약류 범죄는 조직폭력배 등 일부집단이 중심이 됐던 것에 반해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주로 외국인 강사들이 신종 마약 등을 유입해서 수업을 듣는 국내 청소년들에게 건네준다. 그렇게 학생들은 호기심으로 마약 범죄에 발을 담그기 쉽다”고 설명했다.

은밀했던 마약 범죄, 공공연히 이루어져…호기심에서 시작한 마약이 자살기도까지

▲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마약류범죄는 1980년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며 특히 지난 2000년 이후에는 신종마약 투약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윤흥희 팀장은 “신종마약 범죄는 강남, 이태원, 신촌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클럽, 유흥가 등에서 들끓고 있다. 이곳은 특히 10대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층이 모이는 장소로서 이들이 마약에 좀 더 손쉽게 닿을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윤 팀장은 또 “이렇게 쉽게 신종마약을 접하는 청소년들은 주로 투약사용하거나 알선 등을 행한다. 이 외에도 밀반입, 소지 등의 범죄도 저지른다”면서 “마약 투약 후에 폭력, 성폭력, 절도, 강도 등의 2차적인 범죄도 야기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평했다.

또한 그는 청소년들이 주로 접하는 마약류에 대해 “과거에는 주로 본드, 부탄가스, 신나 등을 많이 접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대마, 대마수지, 엑스터시, 태국산 야바, 중국산 살 빼는 약, 국내 수면제 등을 많이 접하고 있다”면서 “주로 구입이 용이하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동의하며 조성남 원장은 “대부분 청소년 마약 중독자들은 술과 담배를 시작하면서 유해화학물질을 남용하게 된다. 이러한 유해화학물질들을 남용하는 청소년들은 냄새가 안 나고 효과도 오래가는 덱스트로메톨판제제의 약물을 남용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마약 등을 불법적으로 구입하기보다는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판매되는 감기약 등을 한꺼번에 수십 개씩 사서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유학 간 학생들 가운데 외국생활 시 쉽게 마약류에 접하다가 아무런 죄책감 없이 국내로 반입해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권하기도 한다”면서 “대개 클럽드럭(Club Drug)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엑스타시나 GHB(소위 물뽕), 마취제, 수면제 등이 많이 남용된다. 이들 중 일부가 대마초나 필로폰 같은 마약류로 이행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흥희 팀장은 청소년 마약류 범죄 실태에 대해 “과거에는 가정환경이나 학교생활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투약했다. 그러나 최근 유학 경험과 잦은 외국 여행, 외국인의 국내거주 등으로 인해 마약으로의 경로가 손쉬워졌다. 이에 대다수의 고위층 자녀 등도 쉽게 마약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팀장은 “청소년 마약류 범죄는 별다른 이유 없이 손쉽게 마약을 접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청소년들은 주로 학원가, DVD방, 클럽, 음식점, 학교, 친구집 등 곳곳에서 마약을 구한다”면서 “검거된 청소년 범죄자 사례를 보면 마약을 무상공급 및 알선해주고 돈을 벌고자 했던 학생이 있었다. 또는 여자 친구와 성행위 시에 물뽕(GHB)을 서로 나눠먹고 성관계를 하는 청소년도 있었으며, 과거 열악했던 환경에서 자랐던 청소년들이 현재는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어려웠던 환경에 집착해 마약에 의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 팀장에 따르면 실제로 고교2년생인 A군은 부모의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가정이 파괴된 후 학생생활에 어려움을 느꼈다. 장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본드를 시작한 그는 현재 중독자인 상태. 그는 학업을 중단한 후 가출하여 근처 야산이나 재개발 공사장 등에서 친구들과 함께 본드를 흡입했다. 그는 “(본드를) 흡입하게 되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고 걱정이 없어졌다. 평화를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중단하면 우울해지고 누군가와 싸움을 하고 싶은 폭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1년생 B군은 16살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는 부유한 환경인 가정환경에서 자라 유학을 간 외국에서 초등학교 재학 중 대마를 접하게 됐다. 현재는 엑스터시를 상습복용하면서 여자 친구와 가출해 원룸에서 살고 있다고. 그는 “마약을 하지 않으면 누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것 같다. 또한 여자 친구가 싫어지며 모든 생활을 접고 싶어진다”고 언급했다. 또한 B군은 마약 투약 도중 “부모님은 자기들만 재미있게 돈을 쓰고 있다”며 부모에 대한 심각한 갈등현상을 보이고 자살 기도까지 했다.

한편 조성남 원장은 청소년 마약 중독자 치료 관리 실태에 대해 논했다. 그는 “치료 중인 청소년 마약 중독자는 남학생이 더 많은 편이며,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주로 극단적이고 충동적인 경향이 많아 한번 약물을 남용하게 되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대개의 약물남용청소년들은 대부분 결손가정으로, 불우한 환경을 탓하며 비행행동과 함께 약물남용을 하므로 회복에 있어서 부모를 비롯한 가정의 지지와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대개는 약물중독의 심각성만을 깨달아도 그만두지만, 일부는 부모나 주변에 대한 반항심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주변에 같이 남용하는 친구들이 있을 때에는 더욱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에 의하면 청소년약물치료는 약물 중독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교육이 중심이라고. 이와 더불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치료를 받아야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 억압적인 환경보다는 지지적인 치료환경에서 자발적인 치료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또 “치료는 초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문제와 결부되어 외래를 통해 방과 후에 1주일에 2~3회씩의 집중적 치료가 도움이 되며, 외래치료로 효과가 없을 시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병원치료는 기본적으로 2~3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며, 생활습관이나 가치관을 올바르게 세우고 익히는데 중점을 둔다. 무엇보다 재발될수록 치료 효과는 떨어지므로, 재발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치료가 필요하다”고 논했다.

치료에 대한 의지 없어 재발 가능성 높아…가족 지인 등의 지지가 필수조건

조성남 원장은 10대 청소년들이 병원으로 들어오게 되는 경로에 대해 “자발적으로 오는 경우는 드물고 부모에 의해 강제로 입원하거나 경찰에 적발되어 치료받는 조건으로 훈방되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의지도 별로 없고 오히려 입원을 시킨 가족들을 원망하며 반항하게 된다”면서 “그러므로 초기에는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게 만들어 스스로 중독되었음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치료를 받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 원장은 “중독 치료는 재발가능성이 높아 충분한 기간 동안(최소한 1년 이상) 꾸준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치료의지가 없이는 매우 힘이 들다”고 전했다. 조 원장은 또 “물론 이 기간 동안 가족들의 지지와 치료적 참여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도 덧붙였다.

또한 조 원장은 10대 마약 중독자의 치료에 대해 “치료는 세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전제하고 “첫 단계는 중독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마음을 가지도록 동기를 강화하는 치료이며, 두 번째 단계에서 치료적 동기가 강화되면 긍정적 사고를 통해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도와주는 치료”라고 논했다. 또한 그는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로 앞으로 일어날 위험상황을 예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처방안을 마련하여 훈련하는 치료”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조 원장은 “10대 중독자의 경우 학업이 중단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재활도 검정고시 준비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집중한다”고 설명하고 “특히 결손가정으로 인해 가족들의 지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치료 후의 사회생활이 안정이 안 되고 재활이 지속되기 어려운 고충이 있다”고 토로했다.

지속적인 재활치료와 수사당국의 선도 조치 필요에 입모아

이처럼 심각한 10대 마약 중독 및 범죄에 대해 관리당국의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흥희 팀장은 “초중고교 각각에 대해 약물예방과 관련된 실질적 교육을 실시하고 교과목 등에 적극 편입해 약물예방교육 전문가 양성 확보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계획적인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외국인학교와 외국인, 외국인근로자 등에 대한 약물 검사가 필요하고 다문화가정을 상대로 엄벌규정에 대한 철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논했다.

이어 윤 팀장은 “수사당국에서는 ‘처벌보다는 선도’차원으로 나서야 할 것이며 청소년단체 및 치료병원에서 치료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아가 청소년들이 즐겨 접하는 신종마약의 확산실태를 신속히 파악해 국내 언론, 방송 등에서의 적극적인 대처 필요하다”면서 “시내유흥가, 학교주변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정기적 교육과 마약류 판매에 대한 엄격한 처벌로써 대처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 밖에도 윤 팀장은 “학교 관련단체와 연계해 주요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약물예방 홍보활동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가정, 학교, 사회, 정부 당국의 통합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한편 조성남 원장 또한 관리 대책에 대해 입을 모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청소년들이 마약에 한번 중독되면 치료에 많은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잦은 재발로 고생하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 바로 ‘중독’이기 때문이다”고 논했다. 이어 그는 “청소년들이 이미 마약에 중독됐다면 사후조치로서 치료는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면서 “이를 감추기보다는 초기에 바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비밀보장 하에 의료보험의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은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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