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토요수필 수필가 정영옥 '여섯 시간의 정'

사람들은 정이라면 특별한 사이, 오랜 시간을 거친 사람과 사람들 사이로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잊지 못할 여섯 시간이 정이 있습니다.

6월21일 오후 세시쯤 되여 집으로 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급급히 받아보니 시 부련회에서 여덟 달 되여 보이는 애기를 주었는데 키울수있는가고 하였습니다. "고아원"이라 당연히 고아를 키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실제가 아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포토

그럼 빨리 부련회로 오라는 것입니다.급히 택시를 타고 시정부에 들어서니 애기울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습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3층까지 단숨에 올라갔습니다.

이사람 저사람 시정부에 있는 엄마들이란 엄마들은 다 모여서 안아주고 얼리고 하면서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알기나하듯 내가 가슴에 꼭 안아주니 울음을 뚝 끝쳤다.

사연을 알아보니 어떤 사람이 110 에 신고하고 110 에서 시 부련회에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애기 물건은 비닐봉지에 웃옷 하나 넣고 분유 조금 그리고 글쪽지 한 장 있었습니다. 펼쳐보니 분유40그람씩이라는 네글자만 한문으로 되여 있었습니다.


애기가 조선족인지 한족인지. 성도 이름도 생일도 모르고 지어 몇 달이 되는지도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여덟 달쯤 된 것 같다고 하였지만 내 보기에는 생일달이나 금방 지났을 거라고 했습니다. 애기를 많이 키워보았기에 대충은 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시 보건원에 가서 체검하고 애기를 고아원에 데리고 왔었습니다......우리 고아원 애들은 어디서 웬 애기냐면서 너도 나도 안고 다니고 우유 풀어 준다 사탕 준다 하면서 좋아들하였다. 애기도 그렇게 울던 것이 엉덩이를 한자높이씩 들었다 났다 하면서 웃고 야단 이였습니다.

갑자기 고아원에 경사가 난듯했습니다. 아니 경사도 이런 경사가 어디 있으랴......고아원에 제일 작은 애기가 인제는 5살이 되어서 유치원에 가고 하니 나보고 또 애기를 사오라는 것이였는데 신기하게도 애들이 소원대로 애기를 사 왔습니다.

우리 애들은 애기를 가져갈까봐 불안한지 우리 얘기 맞는 가고 물어봅니다. 맞으니깐 잘 키워야한다고 해서야 시름을 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알뜰살뜰 놀고 있는데 밤중에 부련회 주석님께서 또 전화가 왔습니다. 어떤 부부가 애기 없어서 키우려고 한다고 말입니다. 부련회에서 제공한 아이이고 아직 아무수속도 안했으니깐 부련회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전화가 와서 얼마 안 되어 부부가 자가용을 몰고 고아원에 왔었습니다. 아쉽지만 애기가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잘 자라기를 기원하면서 미래 엄마한테 안겨주었습니다. 나는 어른이여서 리해할수 있지만 우리 고아원 애들은 그런 도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애기를 안주겠다고 울어서 애기를 달래기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애들은 <<엄마는 거짓말쟁이고 약속을 안 지킨다>고 삐진 상태로 애기를 돌려보냈습니다. 불과 여섯 시간밖에 안 되는 정인데 애들한테서 이렇게 큰 모자를 썼습니다. 나는 무거운 모자를 쓴 채로 <<애들과 합께 애기를 실은 차가 보이지않을때가지 손을 저어 바랬습니다.>> 애기가 잘 자라기를 빌면서...

 

* 수필가 정영옥은 중국흑룡강성 호림현 출생입니다. 1989년에 첫 '시'를 발표한 이래 수필 '하늘이시여 이럴 수가' '32년 만에 들려본 고향마을' '생활체험수기' 등 문학작품을 각종 간행물에 발표했습니다. 현재 선수하여 화룡시 정부기관유치원에 근무하며, '고아원'과 '장애인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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