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 ‘몸짱’ 열풍…월경 이상, 정액감소 등 부작용

[시사포커스=양민제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6월26일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지난 달 24~25일까지 사학연금회관 등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이하 마퇴본부)와 공동으로 ‘세계마약퇴치의 날 기념행사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특히 ‘THINK HEALTH not drugs(마약이 아닌 건강을 생각하세요)’라는 슬로건 아래 문희 한국마퇴본부 이사장, 원희목 의원 등과 마약퇴치 예방 활동가, 상담가 등 3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마약류 수요 감축을 위한 노력을 고양했다. 또한 식약청은 이날 행사에 이어 강원도 홍천에서 1박2일 일정의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예방 및 치료재활프로그램의 확대 및 강화를 주장하기 위해 진행된 이 심포지엄에서는 마약류 및 약물남용 방지 노력을 위한 주제로 다섯 개의 발제가 진행됐다. 이에 <시사신문>은 이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았던 식약청 마약류관리과 김효정 사무관을 만나 오남용우려의약품의 피해 실태와 대책 및 관리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식품의약품안전청 마약류관리과 김효정 사무관


- 식약청 ‘마약류관리과’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 마약류 관리에 대한 제도 및 정책을 수립하는 업무가 주를 이룬다. 특히 의약품 마약류 지급 관리 총괄, 의약품의 불법 이용 시 수사기관의 업무 지원 활동, 마약 관련 국제 협약 업무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 이번 ‘세계마약퇴치의 날 기념행사 및 심포지엄’에서 중점적으로 제기됐던 부분은.
▲ 매년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이들을 고무시키고, 마약류에 대한 불법적인 사용 금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취지였다. 또한 마약중독에서 벗어나 회복된 사람들이 사회에 잘 복귀토록 격려했던 부분도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마약 중독자의 사회 복귀 성공사례, 마약 관련 전문가의 연구 내용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도 중점을 둔 사안이다.

- 심포지엄에서 발제하셨던 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해주신다면.
▲ 발제했던 ‘오남용우려의약품’은 마약류는 아니다. 마약이란 뇌에 작용하여 심해지면 중독이나 인체에 위해를 일으키는 것이지만, 이것은 환자에게 적확하게 쓰일 때는 어디까지나 ‘약’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의 잘못된 효과를 노리고 취하는 등 오남용을 할 경우, 부작용 등의 위험성이 잠재하고 있는 의약품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일부 분업 예외 지역에서는 의사 처방전 없이 처방되는 경우가 왕왕 있으나, 오남용우려의약품의 경우 의사 처방 없이는 절대 조제 및 판매 될 수 없다. 이러한 의약품에 대한 소개와 관리 현황 등이 발제의 주요 내용이었다.

- 오남용우려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든다면.
▲ 현재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된 종류는 약 20종정도로, 주로 ‘정력 강화제’나 ‘몸짱 약’ 등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로서 허가는 돼있으나, 이것을 ‘정력 강화제’로 오남용 할 경우, 심장마비나 난청 등을 야기한다. 이뇨제로서 허가된 의약품이 ‘살 빼는 약’으로 오남용하거나, 남성 성선기능저하증 등에 쓰이는 의약품은 ‘근육 강화제’로 오남용되는 경우도 많이 적발된다. 이럴 경우 여성은 여드름이나 색소침착, 월경 이상 등의 이상 징후가 발생될 수 있고, 남자는 정액감소, 정자감소 여성형 유방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주로 외모지상주의 및 몸짱 열풍으로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출의 계절 즈음인 5~6월 즈음에 주로 많이 불법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 현재 오남용 우려 의약품의 생산량은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대한 관리과의 대책은 무엇인가?
▲ 요즘에는 온라인 및 휴대폰을 통한 불법거래가 8~90%에 이른다. 과대광고 등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정상적인 제품과 끼워 파는 방법을 쓰기도 해 단속이 힘든 부분이 있다. 단속과 같이 문제가 일어난 후에 내세우는 대책보다, 사전에 피해를 막는 쪽에 주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의약품 부작용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림으로써 소비자의 인식전환을 통해 원천적인 접근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이와 더불어 청 내의 수사역할을 하는 중앙위해조사단과 협력해 단속하고 대응하는 모습도 계속해서 보일 예정이다.

- 오남용우려의약품의 부작용을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 전반적으로 대국민 홍보 및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고 있다. 먼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해 3월부터 3개월 간 전국 12개 대학에 순회 교육을 하고 160여 개 대학 등에 2만권의 홍보책자를 배포했다. 비슷한 시기에는 한국철도 지하철 방송을 통해 하루에 2회씩 공익캠페인을 보였고, 포털사이트 등에 배너로 광고를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리플렛(leaflet)을 만들어 청소년 박람회에 참석해 나눠주거나 이와 관련된 퀴즈 행사를 마련해 좀 더 친근한 방법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 오남용우려의약품에 대한 관리담당자로서 소비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일반적으로 ‘의약품’이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치료 효과와 유익성이 필요하기에 부작용의 위험도 어느 정도 안고도 복용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즉,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훌륭한 물질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독으로 작용하기에 절대 오남용을 하면 안 된다. 필요치도 않은 사람이 의약품의 잘못된 효과만 믿고 불법 판매와 오남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복용자는 건강에 위협을 받고 판매자는 그에 대한 단속이나 고발조치 처분을 반드시 받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가 난 후보다는 피해 이전에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중요하기에,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가장 요구된다. 약물의 올바른 사용이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반드시 질병의 치료제로만 사용되어야한다는 기본적인 사고를 꼭 지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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