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광고 논란에 아이스크림 가격 눈속임 들통

[시사포커스=양민제기자] 최근 이마트의 가격혁명 광고보다 실제 소비자가격이 높다는 ‘거짓광고’ 주장이 경쟁업체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24일 이마트 측에서 내세운 일부 신문 광고에는 “이마트와 경쟁 A사, 경쟁 B사에서 실제 판매되고 있는 30개 주요 생필품 가격을 4주간 비교한 결과, 이마트 가격이 10%가량 저렴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30개의 조사 상품은 농심 신라면, 삼양라면, 제주 삼다수, 코카콜라 등으로, 한 달간 각 업체 10개점을 주 2~3회씩 구매해 도출된 조사결과라는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점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타 경쟁업체가 직접 거론됐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주된 의견. 다소 도발적인 이마트의 광고에 대해 이마트와 경쟁업체의 반박이 오고 가는 사이, 소비자만이 계속 우롱당하고 있었다.

이마트의 광고가 나간 이후, 홈플러스 등 경쟁업체에서는 곧바로 이마트 125개 점포에 대해 전수 조사하여 “광고 내용과 달리, 상품 일부는 최대 28.4%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200여 명의 임직원이 2500만원을 들여 직접 해당 제품가격을 조사한 결과, 광고상품 일부는 공시가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면서 “이마트의 광고는 상도의를 벗어난 동시에 비윤리적 행동을 단행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홈플러스 측은 이마트 전국 점포에서 광고 상품 30개종을 하나씩 구매해 구입품목과 영수증 내역까지 공개하면서 오뚜기 딸기쨈, 삼다수, 코카콜라 등이 광고보다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음을 증명해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객관성 없는 자료로 신문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경쟁사에게도 불신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롯데마트 측도 25일 신문을 통해 “‘가격혁명’보다 ‘상품혁명’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광고문구를 통해 이마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특히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선정한 생필품 30개 품목을 내걸고 “가격혁명보다는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밝혀 이마트의 가격 경쟁력에 제동을 걸었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의 경쟁업체들은 이마트의 ‘높은 지역별 가격 편차’와 ‘상품 부재’ 건에 대해서도 맹공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마트의 가격이 수도권 등의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그 밖의 지방 등에서는 오히려 비싸게 가격을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강원도와 제주도 등의 지역에서는 일부 품목에 있어 타 지역보다 약 20%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고, 총 16개의 품목에 대해 지역별 가격편차가 컸다. 또한, 광고 상품인 ‘아모레퍼시픽 메디안크리닉플러스’의 경우 이마트의 일부 점포에서 재고가 없거나 취급을 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은 구경조차 못하는 상품임을 증명했다.

경쟁업체들의 ‘진실성 공방’에 대해 이마트 측은 “광고에서 말하고 있는 조사 기간은 지난 5월 셋째 주부터 약 한 달 동안 각사 대형점포 10곳씩을 골라 한 품목당 주 2~3회씩 총 10차례 구매해 30개 품목에 대한 평균가격을 산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오뚜기 딸기잼이 28.4% 비싸다’라는 주장에 대해, 조사 기간 중 오뚜기에서 자체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것으로, 조사 도중 인상된 가격의 상승폭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에는 일물일가(一物一價)가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치열한 경쟁 탓에 지역별로 가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경쟁업체에도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권역별로 가격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 ‘존 프라이싱’이라는 제도를 도입해오고 있어 지역별 가격 편차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방안으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마트는 최근 제조사가 이미 아이스크림값 동결을 선언한 제품을 내세워 ‘가격혁명’의 대표 사례로 지정하여 ‘소비자에 대한 우롱’이라는 또 다른 지적을 받고 있다.

주요 일간지에 ‘올여름 아이스크림 51종(빙그레 제품 28종)에 대한 값을 동결한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실으면서 소비자에게 가격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이마트의 노력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대표 상품으로 내세운 아이스크림의 75%가 빙그레 상품이며, 빙그레는 이미 이전에 21종의 값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 이러한 21종의 빙그레 상품을 개별과 묶음으로 따로 헤아려 가짓수만 38종으로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마트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였다는 또 다른 힐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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