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北의 이상징후

韓-美, 북한 연루 가능성에 무게?...시간 흐를 수로 북한 내부 이상 징후 포착
“北군 소행이든 아니든 기회 포착해 이를 역 이용, 압박 하는 것이 김정일 정권 실체”

천안함 함미와 함수가 백령도 인근 바다에서 인양되면서 침몰 원인 규명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 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뭐라고 단언 할 단계는 아니지만 민군합동조사단이 현재 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 어뢰에 의한 버블제트 폭발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북한군소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천안함 침몰 직후부터 신중론을 기했던 미국 정부와 미국 언론들이 북한 연루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천안함 침몰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 내부에 이상 징후 포착되고 있다. 대북소식통과 보수언론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대청해전 복수극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천안함 침몰 이후 북한의 이상 징후를 살펴보고 그 중심에 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리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현충사를 ‘깜짝 방문’한 가운데 결연한 의지를 표출했다. 이순신 장군 영정 앞에서 선 이 대통령은 잠시 고뇌에 잠기며 참배 한 뒤 방명록에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고 썼다.

침몰원인...점점 북한으로?

이 문구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명량대첩에 나서기 전날 수하의 장수들을 모아놓고 한 당부의 말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의 현충사 방문은 충무공 탄신 465주년(28일)을 맞아 최근 일어난 군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군 통수권자로서 흔들림 없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천안함 사건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길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현충사 참배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지난 천안함 침몰 장병 추모 연설에서 보였던 결연한 의지를 이날 또 다시 표출하면서 천안함 침몰 원인이 무엇이든 이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아직은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확실한 결론이 나오기 까지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군 당국은 전하고 있지만 민군합동 조사단이 현재 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 어뢰에 의한 버블제트 폭발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북한군 소행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군 당국이 이처럼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다각적인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에 이상 동향이 포착 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침몰 원인에 대해 신중 모드로 일관했던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 연루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 놓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달 26일 미국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한국의 대응에 어떤 조언을 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 당국자는 “북한의 어뢰 공격이 천안함 침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며, 이 같은 분석은 한국군이 밝힌 결론과 같은 것”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미군 당국자의 말을 인용, 북한의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도 북한군의 수중무기에 의한 공격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특히 지난 달 26일 홍콩을 방문한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사건에 북한의 책임이 있음이 드러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앞으로 어떠한 결과가 나오면 책임 있는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이를 두고 외국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 소행이라는 단서를 포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北, 대남선전포고↑

무엇보다도 천안함 침몰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1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 주민들에게 천안함 사건을 언급하면서 북한 내에게 화제 거리가 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20일 대북 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북한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에서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과 연관 없다고 주장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모두 북한이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어 “때문에 현재 '인민군대에 의한 남조선군함 침몰' 소문이 급속히 돌고 있다”며 “주로 인구 밀집 지역인 농민시장이나 역전, 기차 안 등의 공공장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도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이들 중 수차례에 걸친 서해교전에서 북한군이 패배한 사실을 알고 있는 상당수의 주민들은 ‘이번에 속 시원히 복수했다’”며 만족해하고 있고, 그 사실을 몰랐던 주민들 역시도 ‘아무튼 우리가 세긴 세다. 미국하고 남조선의 군사력도 만만치 않을 건데 쥐도 새도 모르게 박살냈다는 것은 우리가 더 세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며
북한군의 실력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고도 보도했다.

최근 주간조선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남포 출신의 한 탈북자가 ‘북·중(北中) 국경을 통해 서해함대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천안함 사고 직후 곧바로 비상태세에 들어가 일절 외부 활동이 금지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보도 했다.

주간조선은 대북소식통을 인용, “지난 3월 26일 대한민국 초계함인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하자 북한 서해함대 사령부는 즉시 전 해군에 ‘비상경계태세’ 명령을 하달하고 전투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남조선 보수패당들이 자신들의 군함이 서해상에서 침몰한 것을 북(北)과 연계 지으면서 공화국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쟁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간조선은 또 “지난 4월 14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이 인민군 측근들과 함께 김일성 생일을 맞았으며 이날 벌어진 인민군 567대연합부대의 종합훈련을 관람했다”면서 “특히 그동안 자취를 감쳤던 북한 최고 군사전략가로 알려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오극렬과 함께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인민군 주요 장성들이 김정일과 함께 연일 군 행사에 나타났다는 점”을 소개했다. 보수언론에서 대청해전 패전에 대한 북한군의 복수극으로 천안함 침몰을 주도한 북한 군 핵심 인사로 오극렬을 지목한 가운데 주간조선은 고위탈북자들의 말을 인용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맞다면 오극렬이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는 지난 달 27일 함경북도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 북한 노동당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최근 영웅적인 조선인민군이 원수들에게 통쾌한 보복을 안겨 남조선이 우리의 자위적 군사력에 대해 국가적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연루설에 더욱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北 소행이라면 김정일은 왜...

이처럼 대북소식통과 보수언론은 천안함 침몰 사건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대청해전 복수극으로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로 대북민간단체인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최성용 씨가 최근 모 보수신문에 제보한 인민군 군관과 통화 녹취 내용에 따르면 “김정일이 작년 11월 대청해전패전 직후 남포 서해함대사령부를 방문 ‘복수를 직접지시’해 오극렬이 관장하고 있는 대남공작분야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과 정명도 해군사령관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구체적으로 비파곶 기지에서 13명의 대원이 3인승에서 13인승으로 개조 한 반잠수정을 타고 나가 천안함을 침몰시켰으며, 이로써 북괴군 사기가 올라가고 13명은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 같은 증언대로 라면 북한 소행이라는 것에 대해 크게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화폐 개혁 이후 현재 경제적 파탄 지경으로 몰린 북한이 국제 원조를 위해 6자 회담 재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김정일이 이 같은 도박을 할 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는 “이것이 바로 김정일 체제의 실체”라면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군에 의한 소행이든 아니든 기회를 포착해 이를 역 이용, 압박하려는 것이 김정일 정권”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북한 암살 공작원에 위협을 받아왔던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천안함 침몰은 김정일이 꾸민 게 분명하다”면서도 “무엇보다 이를 통해 한반도를 전쟁이 일상화된 지역으로 만들려는 김정일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의 실체를 더 확실하게 알게 된다면, 그간 북한에 안이하게 대했던 한국 이 큰 교훈을 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에서 언급 했듯이 북한 주민들의 실상은 피폐한 상황이다. 화폐개혁 이후 조금이나마 생계를 유지 할 수 있었던 시장 경제가 완전히 풍비박산 나면서 아사자(餓死者)은 물론 이를 비관하고 자살한 사람들 까지도 속출하고 있다. 또한 최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압록강 접경지역을 두고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헐값에 매매 대상이 되고 있는 실상 또한 자행되고 있다. 이 같은 비극적인 현실이 나타나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김정일 체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최근 이 같은 혼란 국면을 타파하기 위해 유엔 대북 경제제재를 풀기 위한 노력으로 6자 회담재개를 돌파구로 삼았다. 궁지에 몰린 북한으로선 강경 모드가 아닌 평화 모드로 6자 회담 당사국 등 세계 각국에 저자세를 취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천안함 침몰 이후, 실상은 ‘대남적화통일’등 원색적 강경 발언만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 한 것은 북한군의 소행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김정일 중앙집권 체제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즉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 원조보다는 김일성으로부터 이어온 세습체제 유지가 김정일 으로선 매우 중요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얘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셋째 아들인 김정운을 후계자로 낙점한 가운데 북한은 계속해서 김정운을 위한 승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북한 장거리 미사일 실험과 북핵 2차 실험은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려는 카드로 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다음 후계자인 김정운의 세습을 위한 북한 내부 결속 및 단속이라는 측면이 강했다. 1년 뒤 천안함 침몰 또한 같은 맥락으로 북한은 군사 선전포고 발언 등 과거와 똑같이 김정일 체제의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아무개 북한 정치학 교수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현재로선 북한군 소행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 미국, 일본 등 대북지원이 중단되면서 북한에서는 ‘권력집단의 궁핍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화폐개혁 이후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는 길은 (천안함 침몰 소행이)진짜든 가짜든 ‘외부의 적’을 만들어 전쟁공포로 통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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