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도권 지방선거 필승전략

“민주당, 한나라당 당 분열 양상 빈틈 노려라!”...판세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한명숙·김진표 등 막강화력 수도권 배치...확실한 승리위해선 野단일후보가 관건

‘6.2 지방선거’의 전초전이 시작된 가운데 수도권(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들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이 지역의 승패가 정국을 결정짓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총력을 기울여 필승한다는 다짐이다. 현재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로 당 분열 양상이 고조 되면서 지방선거에 대한 전략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민주당으로서는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야권단일화를 가기 위한 난관과 당 내부의 계파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호기를 놓칠 수 있다.

한명숙 카드로 판 흔들기 나서

‘6.2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둘러싸고 여야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선두로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 전 총리의 출마로 민주당이 선거에서 힘을 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다.

한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45.2%의 높은 지지율로 24.3%의 한 전 총리와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차이를 뒤집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단일화가 최우선 과제이다.

여론조사기관 ‘더피플’에 따르면 한 전총리가 서울야권단일화에 성공 했을 시 오세훈 47.6% 한명숙 38.4%로 그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든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변수를 만들어내고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으면 얼마든지 현재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야권단일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역시 “우리쪽 후보가 누가 되든 유시민 전 장관과 단일화된 한명숙 전 총리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현역 단체장 독주체제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후보가 예상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같이 후보가 정해진 상태에서 야권이 막판 단일화에 성공하여 여론을 움직일 경우 위험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본선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당내에서는 후보들을 더 내보내는 방안을 선택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현역 프리미엄의 이점을 살리면서도 야권단일화에 대한 임시방책을 들고 나온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민주당은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을 흔들고 야5당의 선거연합에 있어서 탄력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역시 "이번 선거에서 야당들이 선거대연합을 통해 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야권후보 단일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게 힘을 보탰다.

실제로 유시민 전 장관은 민주당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웠을 시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측근들에게 밝힌바가 있어 한명숙·유시민 연대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선거에서 필승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확실한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주당 중심의 야5당 단일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러한 야권단일화 실현 가능성과 관련 정치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것이, 각 당들이 추구하는 전략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틀에 맞춰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내다봤다. 현재 야5당 지방선거 후보단일화에 필요한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수도권과 관련해서는 서로의 입장이 어긋나 진정한 의미로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3월15일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남은 선거기간이 촉박하여 상당한 장애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는 민주당 입장에서 꼭 포용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진보신당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일각에선 “진보신당이 서울·경기지역 모두 민주당에게 양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진보신당으로서는 야권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특정 당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야권단일후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전 총리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약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고민이 많다. 5만달러 수수 혐의 재판과 관련해서 그를 흠집 내는 의혹이 터질 것에 대한 우려이다.

그런 의혹이 나올 경우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주류 측에선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재판부가 재판 기일을 잡긴 힘들 것이며 설령 그렇더라도 변호인이 연기 신청을 하면 상당 부분 해소될 문제로 보고 진행시킬 예정”이라고 말해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잘 해결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과 맞물려 선거에서 변수를 불러 올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선거, 유시민 출마 변수

경기도에서는 여론조사결과 50%안팎으로 김문수 지사가 독주를 달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 지사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야권단일화와 정책적 승리가 필요다고 인식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는 주류 측의 김진표 최고위원과 비주류 측의 이종걸 의원으로 압축된 상태다. 주류, 비주류의 세력 전 구도여서 치열한 경선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이러한 경선 구도를 통해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켜 김 지사의 독주를 흔들어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경선 구도를 통한 전략 외에도 경기도에서의 교육현안을 이슈화시키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 문제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맹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대부분의 야당들이 무상급식제 도입을 선거공약으로 채택한 반면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여당과 야당의 전략이 경기도에서 확실히 갈리면서 무상급식은 ‘6.2 지방선거’의 핵심의제로 떠올랐다. 무상급식을 통한 여야의 대립은 이제 선거에서 지역과 인물뿐만 아니라 정책역시 중요한 당선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정책적인 측면에서 야당은 의견일치가 되어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김진표·이종걸 의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의원은 反MB교육을 상징하는 김상곤 교육감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와 같은 여당의 전략을 상쇄하기 위해 참신한 교육감 후보와의 연대전략도 고심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이 출마를 고사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민주당의 이 같은 무상급식 이슈화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모 정치학교수에 따르면 “무상급식제는 복지국가로 가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경우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며, 그러한 예산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고 재정낭비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무상급식에 대해 “전면 무상급식은 무조건 배급하자는 북한식 사회주의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야당의 무상급식제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보수-진보의 이념적 문제가 아닌 현대 민주복지국가의 기본적인 사회복지정책”이라고 맞받아쳐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한나라당과 정책경쟁이 붙은 만큼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내 승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 되었다. 그리고 여당과의 정책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중요한 과제는 당연히 단일화다. 정책적으로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야권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뒷심 부족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 여부 때문이다. 유 전 장관이 출마를 하게 되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의원의 야권3파전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특히 야권의 유력한 후보였던 김진표 의원이 입을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여당과의 전략적 대립구도를 잘 만들어 놓았지만 유 전 장관의 출마로 인해 경기지사 선거는 복잡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민주당 ‘송영길’로 안상수 3선 막나?

인천시장은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야당 후보들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더피플’에 따르면 재선인 안 시장이 41.2%로 선두를 달려 한나라당 강세지역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작년 재보선 선거에서의 패배 때문에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민주당 후보로는 일찌감치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필우 인천시당위원장과 김교흥ㆍ문병호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는 문병호 전 의원이 19.7%로 안 시장의 뒤를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힘이 부족해 보인다는 평이다.

인천에서의 안 시장의 ‘재선 프리미엄’이 강력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그에 맞설 강력한 카드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에선 3선을 쌓은 송영길 최고위원의 인천시장 출마를 적극 종용하고 있다. 송 최고위원은 386세대의 상징성과 더불어 뛰어난 언변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차기 대선 유력주자로 꼽히고 있는 인물이다. 측근에 따르면 송 최고위원은 서울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당 지도부의 간곡한 부탁으로 인천시장으로 방향을 돌리는 분위기다.

송 최고위원이 가세할 경우 안상수 시장을 8% 내외로 추격할 수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도 양자대결을 예상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유필우 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민주당 지도부가 송영길 최고위원에게 인천시장 출마를 강권한다면 분명한 경선개입이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예비후보는 지난해 10월 재보선의 예를 들어 “당시 인천 부평에서 당선된 홍영표 의원의 경우 초반지지도가 5%에 불과했지만 인천과 민주당의 힘을 모아 당선되었다”며 인물 중량감과 지지도만 가지고 전략공천하려는 정세균 대표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어 “송영길 최고위원의 지방선거 출마는 인천의 대권 꿈나무의 상실을 의미한다”며 “송 위원이 출마를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민주당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유 예비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송 위원이 경선원칙을 심의하는 최고위원회에 있는 만큼 자리에서 물
러난 후에야 공정한 경선을 치룰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 내에서는 “당 지도부가 만약 전략 공천의 카드를 꺼내게 된다면 오히려 당내 반발을 야기해 자중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당내 맞대결 분위기가 경쟁분위기를 확산시켜 야권후보단일화를 노리는 민주당의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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