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대권도전 지름길’, 물러 설 수 없는 한판승부!

예비후보 지지율, 김문수 지사 51.3%로 단연 선두...재선으로 대권주자 기반다지기
野 후보 잇따라 출마, 서울시장 처럼 후보 단일화가 변수...김상곤 연대도 무시 못해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함께 여야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전도 불붙기 시작됐다. 한나라당은 김문수 현 지사의 재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선 각 정당 주자들이 잇따라 출마 선언하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19일 각 정당을 통틀어 가장 먼저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고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교육과학기술위원장 등도 출사표를 던지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에 본지는 경기도지사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고 그들의 전략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봤다.

경기도지사 여당 후보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남경필, 정병국, 김영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프리미엄을 지닌 김문수 현 지사가 이변이 없는 한 재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김 지사는 현재 까지 출마선언 시기와 출마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출마 가능성의 여지를 높였다.

김문수 재선출마 가닥...여론조사 독보적 1위

그는 지난 14일 경기언론인클럽에서 재출마 여부와 관련해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더라도 현직에 있기 때문에 출마 여부의 빠른 선언은 선거의 조기과열을 부추길 수 있고 조직운영에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도민이 저에게 맡긴 일을 열심히 하면서 도민의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밝혀 재선을 시사했다.

출마 시기와 관련해 여권의 한 측근은 “출마 시기는 불투명 하지만 김 지사가 당내 공천심사위원회가 구성되면 공천신청을 하는 것으로 출마선언을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지사가 재선 출마 가닥에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도지사가 서울시장과 함께 정치적 파워가 굉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경기도지사를 해야 대선으로 갈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곤 한다. 실례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수도권 인 이 두 지역은 현직자가 연임한 사례가 없다. 이는 민심의 변동이 크다는 점과 정치권에선 대권의 길목인 만큼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재선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반대로 역임한다면 대권 가도에 수도권 민심을 확고히 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 여당 내 대권 주자인 김문수 지사 역시 재임을 통해 대권 영향력을 키워 차기 또는 차차후를 노릴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무엇보다 경기도 도민 여론이 김 지사 도정평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김 지사 재선 도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21세기리서치’ 민선4기 3주년 도정성과 도민여론조사도정 운영 점수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무려 83.7%가 전반적인 도정운영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한겨레>와 여론조사기관 ‘더 피플’의 경기도지사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후보별 가상대결에서 김문수 지사는 지지율이 51.3%로,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21.5%),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6.6%)을 크게 앞지르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野 대항마 3인방 ‘불꽃戰’ 예고

이처럼 여당 쪽에서 김 지사가 재선이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대항마로 민주당 이종걸-김진표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이 선거전에 뛰어 들면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여야 후보를 통틀어 출사표를 던진 심상정 전 대표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편·공동체·녹색복지 등 ‘세 박자 복지’를 실현하고 교육을 바로 세워 엄마들이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경기도를 진보정치 돌풍의 근원지로 만들 것”이라고 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는 7월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도 고심했으나, 지방선거에서 선전을 펼쳐 진보신당의 존재감을 키워달라는 당 안팎의 요구와 경기도에서 교육·복지의 혁신을 일으켜 보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부합돼 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경기지사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야권의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내달 초 출마 선언을 기다리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 잘하는 공무원’이란 천거를 받아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로 중용된 그는 화려한 프로필과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김진표 대세론’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경제를 살리는 ‘일자리 도지사’, 선진 교육환경을 만들어내는 ‘교육 도지사’론을 앞세워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옆에 조정식·최재성·백원우 의원 등 경기도 지역 386의원들이 포진해 있으며, 민주당 당권파들 한테 서 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지난 27일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비주류의 비상을 위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국회 상임위 교육과학기술위원장으로 최근 국회에서 ‘등록금 인상비율 상한제’를 관철시키는 등 ‘뚝심 있는 정치인’ 이미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서민과 중산층 모두가 환호하는 경기도를 만들어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경기도 독립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경선은 야권통합이 가능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뽑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저는 민주당에서 진보진영과 가장 많은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 자부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김 지사를 겨냥, “김문수 도지사는 경기도의 이명박 대통령이다”며 “아이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실시하자는 정책 제안을 ‘학교를 무료급식소로 안다’며 비아냥대는 도지사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들 출마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과 이 의원의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정세균의 당 주류와 정동영의 비주류 세력과의 대결 구도로 비화되면서 자존심 건 한판 승부가 예상 된다”고 내다봤다.

후보 단일화가 변수...野주자 ‘김상곤 러브콜’

한편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가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경기지사 선거는 야권 후보들 간의 선거연대 여부가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야권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연대화 방안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후보 단일화 현실 가능성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말해 듯이 여론조사에서 정당후보별 가상대결에서 김문수 지사는 지지율이 51.3%로, 김진표 최고위원(21.5%)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김 지사와 맞붙으면, 김 지사 47.8%, 김 최고위원 33.4%로 격차가 14.4%포인트로 줄어든다. 이는 현직의 여당 후보가 누리는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팽팽한 접전이 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전 의원은 “야권이 연대해 한나라, MB정부를 넘어서라는 것이 국민의 소망이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야권 후보 당선과 더불어 한나라 집권 시기와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생활의 변화를 약속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심 전 의원은 “단일화는 민주당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양보하는 단일화 사례를 보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가 단일화의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야권의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와 연대를 위해선 각 당이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변수도 변수지만 교육감 선거도 같이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상 급식 문제로 보수세력과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김상곤 현 교육감이 어떤 야권 후보와 손을 잡을지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후보들은 이를 잘 아는 듯 ‘무상급식·혁신학교’ 등을 추진해온 김상곤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끌어들이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며 벌써 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심상정 전 대표, 김진표 최고위원, 이종걸 의원 등이 김 교육감을 직접 만나 지방선거 연대 의사 타진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출범한 ‘김상곤 교육감 탄압저지와 민주적 교육자치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엔 민주당 김진표, 이종걸, 김부겸 의원과 심상정 전 대표 등 야권 경기지사 주자들이 ‘고문’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보성향이 짙은 김 교육감과 연대하면 야당 주자로서의 ‘선명성’을 확보하고 ‘반MB 연대’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게 야권 경기지사 주자들의 판단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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