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오해 없도록 명칭 변경 권고키로

시중에서 기존 경유보다 비싸게 팔고 있는 고성능 경유제품들이 환경면에서는 더 깨끗하지만 연비는 기존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고성능경유와 일반경유의 차별성을 평가하기 위해 ‘고성능경유 장기 성능평가 연구사업’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성능경유는 최근 경유승용차 및 레저용 차량(RV) 보급 확산에 따른 소비자의 고급유종 수용욕구를 반영해 성능 및 친환경성에 역점을 두어 출시한 제품이다.

이번 평가는 일부 정유업체들이 제품 차별화라는 명목으로 고성능경유 판매가격을 보통경유에 비해 리터당 약 50원 정도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데 반해, 품질기준이 미약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논란이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석유관리원이 주관을 맡아 SK에너지의 ‘솔룩스 디젤’과 GS칼텍스의 ‘프라임 경유’를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실시한 성분 분석 및 5000㎞ 도로 주행 평가 결과 고성능 경유는 일반경유보다 세탄가가 높고 황 함량이 낮았다.

세탄가는 디젤엔진에서 연료에 불이 붙는 성질(착화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너무 낮으면 엔진 시동성이 저하되고 매연이 다량 배출된다.

황 함량 역시 SK 솔룩스 디젤의 경우 1㎏당 3㎎의 황분이 함유돼 6㎎인 일반 경유의 절반 수준이었고 GS칼텍스의 프라임 경유도 1㎏당 황 함량이 4㎎으로 일반경유(7㎎)에 비해 적었다.

하지만 엔진출력 향상정도는 솔룩스 디젤이 기존 경유 대비 0.4%, 프라임 경유가 0.1%에 불과했고 두 제품 모두 기존 제품 대비 연비 개선정도도 1% 이하여서 실질적으로 같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산·학·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고성능 디젤이 일반 경유보다 품질, 성능은 개선됐으나 고급 휘발유와 달리 고성능 경유는 차량 성능에 대한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는 게 공통된 결론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경유시장의 0.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고성능 경유에 대해 별도 품질기준설정보다는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고성능 경유의 명칭 변경을 정유사에 권고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는 “휘발유는 옥탄가에 따른 노킹발생으로 엔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보통과 고급으로 품질기준을 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경유의 경우 최소한의 경유 품질(세탄가 등)을 유지하면 엔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며 “법적 품질기준 설정에 의한 자동차용 경유등급 구분보다 소비자의 선택권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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