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태국 언론 ‘더 네이션’지·네이션 케이블TV 인터뷰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동아시아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위기를 통해 금융시스템을 건전하게 발전시킨다면 세계경제내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네이션 미디어(Nation Media) ‘더 네이션(The Nation)’지와 ‘네이션 케이블(Nation Cable) TV’ 공동 인터뷰에서 “동아시아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호 연계돼 있어 역내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적기 때문에 적극적 재정 확대와 금융시장 안정에 성공할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경제회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재정지출 확대 등 과감한 경기회복 조치를 취하고 부실자산 정리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신속한 조치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신흥·개도국에 대해 지원되는 1조1억달러가 경기회복·무역금융·인프라 확충 등에 적극 활용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럽연합(EU)이나 남미 국가들처럼 역내 아시아 국가들도 아세안+3를 확대해 점차 하나의 경제 협력권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면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세계적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등 세계적 문제에 대처하는 전략적 대화의 장을 만들고, 실질적 협력사업을 도출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세안+3, 아세안+6 정상회담과 관련, 이 대통령은 “아세안은 한국의 신아시아 외교구상 중심에 있다”면서 “아세안+3를 확대해 동아시아 역내로 발전시키고 전세계 인구의 약 50%를 차지하는 아세안+6이 녹색성장 시대에 기후변화 문제에 함께 대처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아세안 센터 창립에 대해서는 “올해는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로, 그간 상호호혜적으로 발전해온 한-아세안 관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하게 됐다”면서 “한-아세안 센터는 양측간 무역과 투자 증진, 문화·관광·인적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GDP 대비 5.1% 수준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했는데 이를 구체적이고 신속히 집행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당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안정 및 일자리 예산 뿐 아니라 녹색성장 등 미래 대비 재정투자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으로,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단호하고 일치된 대응을 해야 한다”면서 “현재 유엔안보리 중심으로 관련 조치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국의 북한 망명자 처리에 관해서는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 탈북자 문제에 접근, 한국행 희망자들을 원칙적으로 전원 수용해오고 있다”며 “이에 대해 태국의 협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에 대해 “전세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위기 극복을 위해 역사적 합의를 이뤘다고 생각해 크게 만족한다”면서 “G20 합의가 제대로 지켜진다면 세계경제는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각국이 성장과 고용 회복을 위한 재정지출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로 합의했다면 보다 효과가 컸을 것”이라며 “한국은 올해와 내년 G20 공동의장국으로서 선진국와 개도국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상호이해를 조정하고 동아시아 이익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태국과의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65년 12월~1968년 3월까지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위해 태국 현지근무를 했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당시 한국이 최초로 해외수주한 건설공사라 큰 주목을 끌었고 개인적으로도 첫 해외근무지인데다 태국이 한국적 참전국가로 용감하게 싸워준 나라였기 때문에 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 대통령은 태국 등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관련, “한류 콘텐츠가 많은 아시아인들이 즐기는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들과의 역동적인 문화교류를 통해 아시아 모든 국가간 신뢰와 평화 구축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더 네이션지는 1971년 창간된 영자 일간지로 방콕 포스트(Bangkok Post)와 함께 현지 양대 영자 일간지다. 네이션 케이블TV는 더 네이션의 자매 케이블 방송이며 24시간 시사·뉴스 전문 채널이다. 이날 인터뷰는 네이션 미디어 그룹 부편집장인 까비 총키타본(Kavi Chongkittanvorn)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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