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동상이몽

MB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장관들의 표정이 달라지고 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노란 점퍼를 입고 참석했다. MB가 뉴질랜드 방문길에 장 장관에서 “식품부 장관이 왜 외교부장관과 똑같이 넥타이에 양복을 입고 다니느냐”며 “각료라고 생각하지 말고 농촌개혁운동가라는 생각으로 일하라”고 주문했기 때문.
장 장관은 9일 작업복을 입고 출근한데 이어 이날도 작업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다만 손님들을 맞을 일도 있고 공직자로서 예의를 갖춰야 할 때가 있어 넥타이는 매기로 했다.
농식품부 내에선 작업복 차림이 확산되는 추세다. 1급 직원들의 경우는 대부분 와이셔츠 위에 점퍼 등을 입었으며 농촌진흥청이나 산림청 등 산하기관에서도 작업복 차림이 늘어 났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용차를 ‘자전거’로 바꿨다. 유 장관은 지난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겠다며 ‘자전거 출근’을 해 시선을 끌었으며 이 장관은 최근 자전거를 구입,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광화문 정부청사까지 자전거 출퇴근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국방부 ‘전투복에 완전군장’ ▷기획재정부 ‘팔토시에 주판’ ▷교육인적자원부 ‘출석부와 회초리’ ▷보건복지부 ‘의사 복장에 청진기’ ▷국토해양부 ‘잠수복에 스쿠버 장비’라는 각 부처별 ‘작업복’과 ▷국방부 ‘탱크’ ▷농식품부 ‘경운기’ ▷행정안전부 ‘물대포 차량과 컨테이너 박스’ ▷외교통상부 ‘미국산 소’ ▷국토해양부 ‘나룻배’를 ‘관용차량’으로 들며 비꼬았다.
MB의 표정도 밝지 않다. 작업복을 입고 참석한 장 장관의 모습에 특별한 언급 없이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MB의 한 측근은 “대통령은 알아듣기 쉽게 구체적 사례를 들어 지적한다. 그러나 장관들은 그 사례만 안다”며 장관들이 MB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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