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자진사퇴와 관련,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에게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건의했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靑, 자진사퇴 후폭풍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청와대 수석들이 용산참사와 관련, 김석기 내정자의 자진사퇴로 의견을 모아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에 대해 “청와대 수석들이라는 사람들이 앉아가지고 자진사퇴하도록 대통령한테 건의했다니, 자진사퇴는 본인이 자진사퇴하는 거지 청와대 수석이 자진사퇴하냐”며 거세게 질책했다.

이 전 의장은 “본인이 결심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청와대 수석들이 자진사퇴 하기로 결정을 했다, 합의를 봤다고 하면 그게 자진사퇴가 되나, 자진사퇴가 안되지. 그게 참 서툴다”고 ‘서투른 정치행태’를 꼬집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TV나 라디오 방송에 나와 (김석기 내정자를) 유임시킬 듯한 발언을 하고, 수석들은 자진사퇴 해야 한다고 그랬다가…”라며 “대통령하고 수석들이 이렇게 손발이 안 맞는 것 같이 보이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대통령의 권위는 또 뭐가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전 의장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가벼운 언사’에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청와대 수석들도 정신 차려야 된다”며 “이런 걸 왜 대외적으로 발표하는가. 공개할 거하고 비공개 할 거하고 왜 구별 못하는 수석들이 앉아가지고 뭘 하나”고 일갈했다.

그러나 그는 김 내정자의 사퇴에 대해서는 “잘 했다”고 평했다. “자리를 지키려고 비겁하게 우물쭈물하는 장관들과 비교하면 깨끗하게 도의적 책임이 있다,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해서 그만둔 것은 잘 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 전 의장은 “다만 그 과정에서 청와대 수석회의라는 게 그 전날, 전전날 한두번 계속 하더니 김 청장이 자진 사퇴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 대통령한테 건의를 한다 자꾸 발표를 하더라”면서 “그러니 청와대 압력 때문에 그만두는 거구나, 여론 무마용으로 꼬리를 잘랐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얄팍한 정무적 판단”

뉴라이트 출신인 신지호 의원도 김석기 내정자가 용산참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자 청와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신지호 의원은 “법적 책임은 없다는 것이 검찰 수사 발표로 명백해졌지만 청와대 일부 세력들이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 책임이 있으니까 김석기 청장이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옷을 벗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런 식으로 자진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유도를 해서 그쪽으로 가는 것 같다”면서 “굉장히 문제가 있다, 얄팍한 정무적 판단으로 국정운영의 기본을 그르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얘기는 정치인들에게는 맞으나 상명하복과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 활동하는 군이라던가 경찰이라던가 국정원이라던가 이런 조직에게 도의적 책임까지 묻는 것은 넌센스”라며 “동양적 정서로 보면 6명이 사망해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렇게 볼지 모르겠지만 그런 불법과격 농성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직접적 사인의 책임이 없는데 꼭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법치주의의 천박한 뿌리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심정이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반드시 누구에게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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