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홈페이지 ‘OK Talk Talk’이 지난해 12월 한 달 내내 시끄러웠다. 전 의원이 당 한미비전특위의 일원으로 미국에 다녀오는 것에 대한 ‘신고’와 ‘보고’로 한 달을 시작했으나 이후 국회 파행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12월은 독설의 계절

전여옥 의원은 12월 한 달 동안 현 정치상황과 관련, 쉼 없이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13일 ‘정치는 대국민 쇼다!’라는 글에서 ‘예산안 의결’과 관련,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모습을 보면서 ‘치열함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면피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들이 사진 찍을 때는 심각한 얼굴로, 분기탱천한 얼굴로 잔뜩 폼 잡고 있지만 속내는 ‘이거라도 안하면’하는 자잘한 계산이 오가는 것을 저는 그동안 수없이 보아왔다”며 야당의 자세를 질책했다.
전 의원의 날선 비판은 15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그래도 ‘쇼’는 계속된다’라는 글에서 “‘왜 정치판이 그 모양이냐?’는 소리 수도 없이 듣고 참 속상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차적 문제는 정치인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권자’ 즉 국민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국민을 속이며 ‘쇼’를 하는 정치인도 문제지만 ‘쇼를 해라 쇼를 해’하는 냉소적인 국민도 문제다. 더 나아가 가장 큰 문제는 ‘그 허구 헌 날 하는 쇼에 언제나 속아 넘어가는 국민들’”이라고 국민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18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촉구했으며 20일에는 “이건 정말 아니다!”고 외쳤다. 먹을 대로 나이 먹은 사람들이 법을 만든다는 ‘나홀로 입법기관’이란 사람들이 세계적인 ‘난장판 국회’를 만들었으니 얼굴을 들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 의원은 국회 파행에 대해 “전기톱과 해머까지 등장했으니 과연 이 국회에서 어느 날 칼과 총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무섭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치 조폭들이 나이트클럽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과 무엇이 다르냐”고 일갈했다.
그는 22일 과거 야당시절 정권교체를 위한 조언을 해 주었던 ‘존경할 만한 적(?)’에게 “몸싸움의, 쇠사슬동원의 실력이 아니라 진짜 실력을 보여 달라. 그래야 정권교체의 꿈이라도 꿀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27일에는 ‘국회상임위장 습격사건’을 거론하며 “해머와 전기톱의 국회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지금 국민들을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 “해머를 휘두른 국회의원, 명패를 박살낸 국회의원. 만일 이대로 ‘없었던 일’로 된다면 다음에 공기총과 쌍철봉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 국회에서 무법자들이 판치고 왜장을 친다면 국회는 스스로 자멸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된다. 그들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해머를 휘두르고 명패를 박살내고 짓이긴 행위에 대해 당연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소리 높였다.
다음날에는 ‘날치기악법저지 당원대회’와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농성 소식을 전하며 “농성도 구호도 ‘오버’하는데 그 정도에 ‘나약한 체력’을 광고하는 것, ‘어서 한나라당이 쳐들어와서 우리 그만 끌어내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그 호소인줄은 알겠으나 그래도 너무 ‘오버’하지 말라”고 비아냥거렸다.

한 해 정리한 ‘끝장 독설’

전 의원의 한 해 마무리는 역시 ‘독설’이었다. 30일 국회파행사태에 대한 김형오 국회의장의 입장 발표에 ‘가장 먼저 죽어야할 리더는 누구인가’라는 글로 불만을 표출한 것.
전 의원은 김 의장이 여야의 압력을 피해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하자 “어떤 어렵고 험한 경우라도, 설사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입법의 치열한 전선을 버리고 후방에 피신했다”고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또 김 의장의 ‘양비론’과 관련, “(국회 정상화의) 공이 김형오 의장에게 넘어갔는데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결단이 아니라 ‘의장에게 넘어온 공을 다시 여야 원내대표에게 넘길 꼴’이 됐다”고 혹평했다.
전 의원은 “정치인은 돌 맞기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시대를 거스른 오해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군인은 전투에서 한번 죽지만 ‘정치’라는 전쟁터에서 정치인은 수없이 죽고 또 죽는다.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만이 국민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안락사’시키고 싶어 하는 국회를 살리고 이 나라 국민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 나라 정치인은 모두 죽어야 한다. 김형오 의장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김형오 의장이야말로 가장 먼저 죽어야할 ‘책임자’이며 ‘리더’”라는 말로 12월 ‘독설’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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