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민회, ‘우리의 역사를 희화시키는 꼴이다’

고양시민회(대표 이춘열, 임철호)는 8일 고양시청에 행주산성 권율장군의 사당 '충장사' 박정희 글씨 현판을 자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고양시민회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대첩을 벌였던 행주산성에 친일파 박정희의 휘호가 내걸려 있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스스로 희화시키는 꼴이다. 부끄러운 줄도 반성할 줄도 모르는 일본이 독도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소중한 유물이 친일파에 의해 더럽혀진 사실을 알고 시민들이 매우 흥분하고 있다"며 "최근 충남예산 윤봉길의사 사당인 '충의사' 현판이 강제철거당한 것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자진 철거하라"고 고양시청에 요구했다. 고양시민회는 고양시청에 오는 17일까지 '충장사' 현판 자진철거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는데 어떤 답변이 나오느냐에 따라 고양시민들과 함께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고양시민회는 친일파 송병준의 땅 90여만 평이 고양시 덕은동(항공대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향후 '친일파재산환수'와 관련한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올해는 일본과 '을사조약'을 체결하여 사실상 식민지로 전락한 지 100년인 해이고, 우리 민족이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지 60주년이며, 또한 한일협정이 체결된 지 40년이 되는 해다. 그렇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과거청산 한번 제대로 못한 채 부끄러운 오늘을 살고 있다. 한승조 전 고려대 교수가 "일본의 식민지였던 것은 축복"이라고 허튼소리를 지껄이는 것은 우리 내부에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가 뿌리 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고, 일본이 자신의 제국주의 역사를 정직하게 평가하기를 거부하며 고장난 레코드판처럼 독도망언을 되풀이 하는 것은 제국주의 충동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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