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지원 유형, '그물형' 제일 많아

9월 이후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등 경기침체와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구직자들의 절반이 '묻지마 지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는 금융위기 이후 구직자들의 취업준비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대학4학년생을 포함, 올해 입사지원 경험이 있는 신입 구직자 1천 281명을 대상으로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9월 이후 최근 2달 남짓의 기간 중 '원래 가고자 했던 기업, 또는 입사를 고려했던 기업이 아님에도 이것저것 크게 따지지 않고 일단 지원하고 보는' 이른바 '묻지마 지원'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0.1%(642명)가 '한 적 있다'고 답했다. 신입 구직자의 절반이 9월 이후 '묻지마 지원'을 했다는 것.

반면 9월 이전 약 8개월의 기간 중 '묻지마 지원'을 했다는 비율은 37.2%(477명)에 머물렀다. 훨씬 긴 기간(8개월간)인데도 최근 2달 정도의 기간 중에 묻지마 지원을 했다는 응답보다 12.9%포인트나 낮은 수치였다. 그만큼 최근 들어 신입 구직자의 묻지마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9월 이후에 '묻지마 지원'을 했다는 이들(441명)에게 지원의 유형도 함께 물어봤다.(복수응답)

가장 많은 형태는 ▶'기업이나 자격요건을 전혀 따지지 않고 채용공고가 있으면 그냥 지원했다'는 '그물형'. 37.4%가 응답했는데 '뭐든 걸리기만 하라'는 식으로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무작정 지원했다는 뜻이다.

이어 ▶'지원자격이 안 되는데도 지원했다'는 '상향지원형'이 ▶'나보다 낮은 스펙을 요구하는 기업에 지원했다'는 '하향지원형'과 함께 29.9%로 각각 집계됐고, ▶'평소 거들떠보지 않던 기업에 지원했다'는 '눈높이하향형'(27.9%) ▶'남들이 지원하는 기업에 따라 지원했다'는 '따라하기형'(8.8%) 등의 형태로 묻지마 지원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학생의 경우 유학이나 어학연수 계획을 포기하거나 취소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었다.

대학 4학년들에게 '9월 이후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갈 계획이었다가 취소한 적 있는가'란 질문에 13.3%가 ▶'그렇다'고 답한 것.

계획을 취소한 이유로는 ▶'유학, 어학연수보다 일단 취업을 빨리 해야 할 것 같아서'(47.8%)란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39.1%) 취소했다는 응답도 많이 나왔고,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와도 취업에 큰 도움 안될 것 같아서'(13.0%)란 이유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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