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성매매도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애인대행서비스나 기타 성 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아닌 개인 블로그를 통한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블로그 이용자들은 직접 호객행위를 하지 않고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또 대부분이 성매매를 전문으로 해온 집창촌 출신 여성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인 블로그를 이용하는 이들은 경찰의 성매매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개인 블로그를 이용, 성업 중인 전직 여종업원을 어렵게 만나 그 실태를 들어봤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상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하고 있는 나영미(26)씨. 나씨는 얼마 전까지 청량리 집창촌에서 윤락행위를 하던 여종업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개인 블로그를 통해 ‘손님’을 모집한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청량리로 출근하는 일이 없어졌으니 말 그대로 프리랜서가 됐다.

메신저와 이메일로 영업

나씨는 일도 수입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한다. 마구잡이식으로 윤락을 했던 예전과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고를 수 있다는 선택권이 생겨 일에 대한 거부감도 훨씬 덜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예전보다 나아진 점이다.

나씨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 영업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방문자 수도 상당하다. 때문에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도 많다. 블로그를 다녀간 흔적을 따라 남겨진 기록들을 보고 다시 접속해 상대방의 프로필을 확인하면 된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나씨의 개인 블로그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사진 몇 장과 일기 형식으로 짧게 적어놓은 몇 개의 글이 고작. 개인 블로그를 활용하는 다른 전직 여종업원도 대동소이하다. 그럼에도 방문자 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나씨는 블로그에도 ‘뚜쟁이’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개인 블로그를 여기저기 소개해 주고 다닌다. ‘당신이 필요한 좋은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외로우신 분, 꼭 여기 들러주세요’ 등과 같은 간단한 글들을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남겨두는 게 대표적이다.

남성과의 접선은 메일이나 메신저다. 이를 통해 서로를 확인하고 장소와 ‘금액(관계비)’을 결정하면 모든 절차는 끝난다. 관계비는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정도다.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이들이 인터넷 개인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영업에 이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씨는 전직 여종업원들에게 가장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직접적 호객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는다. 집창촌에서처럼 화장 짙게 하고 길거리에서 손님을 불러 세우지 않고서도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손님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메리트. 술 취한 손님들과 지저분하게 싸우지 않아도 되고 컨디션에 따라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집창촌처럼 소개비를 내지 않고, 관계비를 받으면 전부 자신의 몫으로 챙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전직 여종업원들의 유입이 커지고 있다.

나씨가 이렇게 쉽게 남성고객을 만날 수 있었던 데는 ‘블로그 헌팅(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애인을 찾는 것)’을 원하는 네티즌들이 많기 때문이다.

‘블로그 헌팅(blog hunting)’의 과정은 우선 인터넷 블로그를 검색하다가 맘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그 여성의 블로그를 알아두는 것부터 시작한다. 대부분 블로그 초기화면에 있는 사진을 보고 선택한다.

상대방의 블로그를 꼼꼼히 살펴본 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일에 착수한다. 방명록에 ‘잘 보고 갑니다. 또 올게요’와 같은 간단한 글을 남기거나 이성의 글에 댓글을 달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후 찜한 이성이 자신의 블로그를 찾는다면 절반은 성공.

블로그 헌팅은 대부분 남성들이 즐기는 편이지만 최근엔 적극적인 여성들도 많아졌다. 단순한 교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보다 원나잇 스탠드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대생’ 한마디에 껌벅 죽는 남성들


나씨에 따르면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대가성 관계를 원하는 메일들이 수도 없이 들어온다. 그 중에는 어린 초등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나씨는 “많은 집창촌 출신 여성들이 이렇게 영업을 한다. 채팅은 이제 진부하다고 생각한다”며 “채팅을 통해 즉석미팅을 하게 되면 위험요소가 많다. 괜히 당하고 돈도 못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히려 블로그를 이용해 개인 프로필을 확인하고 만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들 블로그는 대문(메인화면)이 없이 곧바로 게시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사진 속 인물이 수려해야 관심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엔 사진을 수정하는 기능이 좋아져서 그런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대학생이라고 하면 남자들은 무조건 OK다.

또 나씨는 여대생들도 블로그를 통해 영업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나씨는 “요즘 잘나간다는 여대생들은 강남 물 좋은 업소에 출입하지 않는가. 다만 우리들이 남성들을 만날 때 여대생이라고 속이면 무조건 좋아한다”며 “관계비도 두 배로 뛴다. 그래서 몇몇 친구들은 대학생 신분증 위조해서 갖고 다니기도 한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실제로 위조해 주는 곳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고, 또 돈만 주면 다 만들어서 보내준다”고 말했다.

성매매 집중 단속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한 은밀한 만남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집창촌은 쇠퇴하고 있지만 음지에서는 여전히 경찰의 눈을 피해 성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사회 일각에선 전직 여종업원들의 개인 블로그 영업행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매춘 행각이 우선 불법인데다, 개인적이고 비밀리에 이뤄져 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피해상담소 한 관계자는 “이들은 비밀리에 각자 영업을 하기 때문에 성범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성매매를 통한 윤락행위가 이뤄졌을 때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익명성을 우선으로 하는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에 대해 책임져 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윤락여성들이 그들로부터 혹시 모를 성폭력이나 성병, 성범죄 등을 당했을 때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성범죄 무방비 노출 우려

경찰의 단속을 피해 영업을 하려다 보니 온라인을 이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대부분 현장에서 맨투맨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거나, 소위 물 좋은 곳에서 ‘낚시’를 즐겨 왔지만 최근엔 그 방식이 점점 ‘사이버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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