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매매 알선장으로 전락한 포털사이트

인터넷 포털사이트 통해 ‘해외원정 성매매’ 떠났던 남성들 무더기로 입건
국내 성매매 단속 피해 해외로… 국내보다 저렴한 성매수 비용으로 유혹
성매매 업소 정보 공유, 해외 성매매 관광 인원 모집 공공연하게 이뤄져
다시함께센터 “인터넷 접근·활용 쉬워 성매매 폐해가 더 심각하다” 지적

▲ 최근 경찰의 국내 성매매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한 해외원정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해외에서의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사진은 특정기사 내용과 무관함


최근 성매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서울 장안동 안마시술소와 같은 성매매 집결지 대부분의 업소들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변종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정부의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월28일에는 국내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해외원정 성매매를 알선하던 일당이 검거돼 성매매가 점차 단속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인터넷 등지로 몰리고 있으며, 더욱이 해외원정까지 나가 성매수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경찰청은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해외여행 안내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필리핀, 중국 등지의 해외원정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안(52)모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카페 운영자 이(40)모씨와 필리핀과 중국 현지 브로커 3명을 수배했다.

또 이들을 통해 현지 여성들과 성매매를 한 박(37)모씨 등 해외원정 성매수 남성 7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해외원정 성매수 적발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에 따르면 안씨 등은 카페 운영자 이씨가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한 ‘필리핀 밤문화 ○○○○’ 등의 해외여행 안내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해 직장동료 및 친구 등을 모아 필리핀과 중국 여행을 주선, 현지에서 브러커와 만나 유흥업소 여종업원들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필리핀 현지 성매매 브로커로 수배중인 카페 운영자 이씨 등은 지난 2006년 모두 5개의 성매매 알선 카페를 운영해 해외 관광여행이나 골프여행을 빙자로 그동안 필리핀 및 중국 해외원정 성매매를 알선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 가입회원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내에서는 성매매 사범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한국 남성들이 해외원정 성매매를 하다 현지 경찰에 입건되는 등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에 비해 경제적 수준이 비교적 낮은 중국·필리핀에서의 성매매 관광이 가격이 저렴하고 지리적 이유로 성매매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필리핀의 경우 낮에는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해 해외 성매매를 유도했다.

중국의 경우 800위안(한화 13만6000원 상당), 필리핀은 1500페소(한화 3만8000원 상당)이면 성매수가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담당한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는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내 카페를 통한 해외원정 성매매 알선행위는 성매매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중국이나 필리핀 등 현지에 체류하면서 국내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해 회원을 모집하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 왔다”고 전했다.

매년 증가하는 해외 성매매

이처럼 국내 대형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성매매 알선 중계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해외 성매매의 경우 경찰의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해외에서 성매수를 하는 이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 해외 성매매 사범은 112명으로,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처벌된 93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외 성매매 사범이 급증한 데는 해외여행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경찰이 최근 국내 성매매 단속을 강화하면서 단속을 피해 아예 해외로 성매매 원정까지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성매매 여성의 자활을 지원하고 있는 ‘다시함께센터’도 지난 9월22일 이런 부분에 대해 ‘인터넷상의 성매매 알선 및 광고행위 차단을 위한 2008 다시함께센터 포럼’을 열고 ‘인터넷 성매매 감시단 운영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시함께센터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실시한 인터넷 모니터링 결과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의 카페와 블로그 등을 통해 국내 및 해외 원정 성매매가 알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카페 운영자들은 알선 수수료를 받는 등 포털사이트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주선해왔다”고 지적했다.

단속 비웃는 포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국내 성매매 및 해외 성매매를 알선하는 상당수의 카페들이 개설되어 있으며, 이들은 카페를 통해 성매매 업소의 정보를 공유하고 해외 성매매 관광 인원을 모집하는 등 회원들 간의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밤문화 밀착 가이드’라는 카페의 운영자는 중국 선전 등 현지에서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 회원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했으며, 카페 게시판에 현지 성매매 여성의 동영상을 띄워 놓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함께센터 관계자는 “해외 성매매 카페들은 대부분 ‘골프여행’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낮에는 골프, 밤에는 성매매 상품을 끼워 넣어 성매매 관광을 유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 사이트는 인터넷 이용자의 대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으로 접근과 활용이 쉬워 포털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그 폐해가 더 심각하다”며 “현재 포털사이트에 성매매 알선 카페에 대한 폐쇄와 향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회원들이 가입한 다른 일부 카페는 여성 회원들을 상대로도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여성들은 이들 카페 등을 통해 해외로 출국해 성매매를 하고 있어, 경찰의 지속적인 인터넷 모니터링과 해외 성매매에 대한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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