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밴드 'The First Imagination'

상상밴드의 음악은 일단 강렬하다. 그렇다고 정통적인 하드 록처럼 시끄럽다기 보다는, 발랄하고 톡톡 튄다는 의미에서 보통 이상의 에너지가 발산된다는 뜻이다. 이는 대부분 보컬리스트 베니의 역량에 기대는 바 크다. 하지만 연주를 맡은 다른 (남성) 멤버의 역할을 등한시하면 곤란할 것 같다. 명백히 상상밴드는 '밴드'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즉 보컬리스트의 개성을 제대로 띄워주면서도 그것이 '독무대'로 되는 것을 방지하는 멤버들의 절제감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고도의 전략이고, 나가서는 '상업성'의 또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 즉 일종의 '기획'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상상밴드의 음악은 정교하리만큼 '계산적'이라는 인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들의 음악이 밴드이름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까지는 다다르지 못한다는 게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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