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한 신진 재벌은 누구?

3년간 재계 부자 순위는 어떤 변동이 있었을까. 재계 전문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100대 부자 중 30%는 ‘물갈이’가 됐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자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가 하면 3년사이 새로운 부호로 떠오르는 신진재벌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100대 부자 명단에 등극된 이들은 어떻게 재산을 늘렸던 것일까. 국내 내로라하는 부호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구르는 돌 박힌 돌 뽑아냈다’거부 순위에 신진 재벌들 등장
기업성장에 주식시장 활성화, 보유주식 평가액 큰 폭 성장해

‘한번 부자는 영원한 부자다’라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부자 순위에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지난 9월15일 <재벌닷컴>에서 발표한 3년간 100대 부자 리스트를 보면 100명 중 31명이 새로운 얼굴을 비추는 등 부호 순위가 적잖게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재계 100대 부자의 자산은 3년 전 30조6118억원에 비해 58%가 증가한 48조3048억원으로 드러났다.

떠오르는 신흥재벌들

주목할 만한 것은 새로 등장하기 시작한 신흥 재벌들이다. 이들은 부모로부터 회사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받은 인물도 적지 않았으나 회사 가치 상승 등 자력으로 올라온 이들도 결코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가장 주목받는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은 2005년 876억원이던 재산이 100배 가까운 8342억원으로 급증해 100부자 중 12위에 올랐다. 이는 동양제철화학의 급격한 주가상승이 원인이다.

올해 3월 31일 기준 주가는 37만7500원. 지난해 같은 날 6만4900원에 비해 무려 481.7%나 뛴 가격이다. 이는 동양제철화학에 보유한 이 회장의 지분 12.46%가 주효했다. 2005년 1월3일 1만6700원(종가기준)이던 주가는 지난 9월18일 27만6500원이 됐다. 무려 주가가 1655% 올라간 것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동양제철화학이 전통적인 기초화학 기업을 첨단 태양광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이 성공적으로 평가되는데 기인했다. 특히 동양제철화학은 폴리실리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동양제철화학이 보유한 폴리실리콘 생산 원천 기술을 가진 기업은 미국과 일본, 독일 등 5~6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 외에도 이수영 회장의 동생인 이복영 삼광유리공업 회장이 550억원에서 4628억원으로으로 100대 부자 명부 32위에 등제됐다. 이복영 회장의 삼광유리의 지분은 22%로 2005년 1월 주가는 5520원, 3년 후인 9월18일 주가는 2만5900원으로 469%상승했다.

한편 미래에셋 신화의 주인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684억원에서 13배 늘어난 8005억원을 기록하면서 14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을 중심으로 비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34.98% 보유)과 KRIA (43.68% 보유)를 사실상 모회사로 두고 있다. 이외에도 박 회장과 특수관계자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지분 89.87% 등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적립식펀드 신화를 바탕으로 2005년 SK생명을 인수하고, 2006년 미래에셋증권을 상장하는 등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밖에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887억원에서 5231억원으로 28위에 얼굴을 비췄다. STX그룹은 조선업계의 떠오르는 이슈다. 세계2위 크루저 조선 업체인 아커야즈를 인수해 출범 7년만에 재계순위 12위에 오른 기업. 자산은 7년만에 매출 61배, 자산 26배 증가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달성했다.

강 회장은 그룹의 모회사 역할을 하는 STX지분 12.01%와 STX조선 0.03, 비상장사 포스텍 75.34%, 포스아이 96%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 1월3일 STX의 주가는 7784원에서 지난 18일 종가기준 3만4250원, STX조선은 같은 기간 9056원에서 2만1300원으로 뛰었다.

그밖에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540억원에서 4605억원으로 재산이 급증, 허용도 태웅그룹 대표이사가 856억원에서 6580억원으로 성장하며 22위에 올랐고 그의 부인 박판연씨가 640억원에서 2123억원으로 72위에 올랐다. 그밖에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2446억원으로 62위, 김정주 넥슨홀딩스 대주주는 3411억원으로 50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기업의 오너인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기업 규모와 직결된다. 3년간 급속도로 발전해 보유지분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경제규모가 늘어난 데다 주식시장이 활성화 됐다는 점도 신흥재벌이 100대 부자순위에 대거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

재벌 후손들도 대거 등장

반면 이들 신진재벌이 3년 사이 대거 등장했다면 지분 증여, 상속 등으로 100대 부자 대열에 합류한 재벌 후손도 적지 않았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자녀인 조현준 효성 사장은 지분증가로 재산이 538억원에서 현재 2504억원 올랐다. 고(故)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 장남 설윤석 대한전선 과장은 1904억원에서 3964억원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동관씨는 부친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으며 1936억원으로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신진 재벌들의 약진과 재벌들의 승계가 어울러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벌가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이 사이 신진 재벌들이 탄생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기존 재벌이 상속 재산을 분할하는데 비해 대물림 걱정이 없는 신진재벌들의 약진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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