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에 HD현대·한화·셀트리온 등도 참여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그룹이 향후 5년간 총 약 803조 원을 국내에 투자해 국가 산업경쟁력 재편에 나선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반도체 및 AI(인공지능) 인프라 확대,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전환,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투자 중심에 놓는다. 또한 수백조 원 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고용 창출과 협력사 금융 지원을 병행해 산업 생태계 전반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에 450조 원을 투자하고 6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 직접 채용 외에도 청년 교육·사회공헌을 통해 일자리 확대에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평택 2단지 5라인 골조 공사를 추진해 오는 2028년 가동할 계획이며, 기반 시설 투자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유럽 공조기업 플랙트를 인수했고 광주 생산라인 건립을 검토 중이다. 삼성SDS는 전남 국가 AI컴퓨팅센터와 구미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며 오는 2028년까지 1만5000장 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확보할 계획이다. 학계·스타트업·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을 후보지로 전고체 배터리 국내 생산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설치해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서 8.6세대 IT용 OLED 생산 시설을 구축해 내년 제품을 양산한다. 삼성전기는 부산에서 서버용 패키지기판 FC-BGA를 양산 중이며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협력회사에 대해 저리 및 무이자 대출 등 자금 지원과 인센티브를 진행한다.
삼성은 SSAFY(삼성청년SW·AI 아카데미)도 서울·대전·광주·구미·부산 등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8000여명이 이수했으며, 이중 많은 인원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희망디딤돌 2.0은 자립준비청년에게 주거와 직무 교육을 지원한다. C랩 아웃사이드는 지난 2018년부터 스타트업을 선발해 사업지원금·업무공간·컨설팅·전시회 기회를 제공한다.
삼성은 1~3차 협력회사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설비투자, 기술 개발,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자금 대출에 대해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1051개사에 2조321억 원을 지원 중이다.
SK그룹은 반도체·AI·에너지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오는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 급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공정 첨단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기반을 강화한다.
대표적으로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는 총 4기의 대형 팹(Fab) 건설이 예정돼 있다. SK는 시장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되, 최종 완공 시 투자 규모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팹은 청주 M15X 여섯 곳에 해당하는 규모로 설계되며, 국내 메모리 생산 역량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SK는 매년 8000명 이상 신규 채용을 이어왔으며, 반도체 팹 가동이 단계별로 진행될 때마다 수천 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9년까지 최대 2만 명 수준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국내 소부장 생태계 육성도 병행한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8600억 원 규모의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구축해 소부장 기업이 제품 실증과 양산성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해당 시설은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학계·스타트업 등도 참여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설계된다.
AI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높인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에 100MW급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오는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는 오픈AI와도 서남권 지역 데이터센터 설립을 검토하며 국내 AI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 직전 5년 동안 국내에 투입한 89조1000억 원보다 36조1000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AI·전동화·로보틱스·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 원을 배정하고, 모빌리티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R&D에 38조5000억 원, 생산거점 효율화와 GBC 건설 등을 위한 경상투자에 36조2000억 원을 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역량 강화를 위해 고전력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어플리케이션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로봇 완성품 제조와 파운드리 공장도 조성한다.
서남권(광주, 전주)에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1GW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와 수소 출하센터,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울산 EV 전용 공장은 내년 준공,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기아는 경기도 화성에 PBV 전용 전기차 거점을 마련하고,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에 LNG 자가발전소와 고로 효율 향상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국에 충전소 인프라를 확대 설치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완성차 생산공장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와 수출 기지로 육성해 작년 218만 대였던 완성차 수출을 오는 2030년 247만 대로 확대하고, 전동화 차량 수출을 69만 대에서 176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안정을 위해 올해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실제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전액 지원하고, 2·3차 중소 협력사까지 포괄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 원자재 구매, 운영자금 확보,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협력사의 ESG 관리체계 구축도 지원한다.
LG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총 100조 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60%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확보와 생산기반 확충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핵심 공급망을 국내에 견고하게 구축하고 수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LG는 데이터·AI 분야의 역량을 제조현장에 적용하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인다. 고도화된 AI 분석 시스템을 공정에 접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설비 자동화 확산을 위한 협력사 기술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한다. 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장기적 관점의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HD현대는 향후 5년간 약 15조 원 규모 국내 투자를 진행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오일뱅크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와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건설기계 등 AI 시대 기계 로봇 사업에서 절반 이상인 8조 원을 투자한다. 조선해양 분야에는 7조 원을 투입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확대를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서만 향후 5년간 약 11조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조선·방산 협력사 매출을 2024년 9조 원에서 2030년 21조 원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설비 확장과 신규 조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선박의 설계·블록 제작·핵심 기자재 등 약 40%는 국내 공급 구조로 운영한다.
셀트리온은 향후 3년간 송도와 충북 오창, 충남 예산에 총 4조 원을 시설 투자한다. 국내 생산 시설 확충과 더불어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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