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에 4000선 내줘, 20일 새벽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

27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
27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코스피가 다시 4000선을 내주며 후퇴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는데, 미국에서 떠오른 ‘인공지능(AI) 거품론’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AI 인프라’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실적에 코스피의 향방이 달린 모양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63p 내린 3953.62에 거래를 마쳤다. ‘AI 거품론’에 미국 3대 증시가 모두 하락 마감한 것과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낮아지며 이렇다 할 반등 없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이 1조2433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00억원, 676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78% 하락한 9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2위 SK하이닉스는 5.94% 하락한 57만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총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 상승한 종목은 한국전력(0.41%) 뿐이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해제됐고 한미 무역협상의 팩트시트가 공개됐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19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올해 3분기 매출 전망치로 전년 동기보다 약 54% 증가한 540억달러(약79조2000만원)를 제시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AI 원톱’으로 올라서며 시장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이를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551억3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대중 수출 제한으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다른 지역에서 얼마나 상쇄시킬 수 있을지, 블랙웰 포함 주력 GPU의 긍정적인 수요 전망을 시장에 설득시킬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AI 산업 전반의 수익성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을 70%대 초반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버블 논란을 완화시킬 재료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AI 칩에 대한 전방 수요 진단과 최선단의 AI의 응용, 수익화 경로와 향후 실적의 가이던스 등이 최근 AI 버블 논란과 시장 조정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며 “젠슨 황 CEO의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이 AI 산업의 시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외 증권가는 AI 거품론이 확산하며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실제 수명주기는 2~3년에 불과하지만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장비의 내용연수를 인위적으로 연장해 감가상각비를 축소하고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AI 거품론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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