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태클·경영권 공방 예상

“3월로 예정된 대기업 주총에서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이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에 대해 경영진을 추궁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일 열린 넥센타이어 정기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총시즌이 개막됐다. 1000여개에 달하는 상장기업 주총일정이 집중되는 오는 3월에는 기업 지배구조, 부실 계열사 지원, 정치권 로비의혹 등이 핫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내달 28일 열릴 삼성전자 주총은 삼성카드 증자에 문제를 제기하는 소액주주와 시민단체의 성토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또 경영권 경쟁을 벌이던 SK 역시 소버린의 일보후퇴에도 불구, 경영진 재신임 여부를 둘러싼 양측간 표 대결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1000여개에 이르는 12월 결산법인들이 본격적인 주총시즌을 앞두고 준비작업에 분주하다. 재계는 이번 주총에서 거론될 주요 이슈들을 파악하는 등 대책마련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올해도 시민단체와 격돌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경영권문제가 걸린 SK는 초긴장 상태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소액주주와 시민단체가 1조2000억원대에 달하는 삼성카드 증자 참여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지난해 몸싸움사태의 재발우려로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치열했던 경영권공방이 일단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SK는 경영진 재선임이 최대 관심사인데 오는 21일 이사회에서 주총일정을 확정키로 하는 등 치밀한 사전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역외펀드를 이용한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 이부영 의원 로비의혹이 불거져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한 한화는 주총에서 소액주주와 시민단체의 집중적인 추궁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작년 실적호조를 나타낸 LG그룹은 LG카드 채권단의 공세에 밀려 결국 LG카드 채권을 출자전환한데 대해 예상되는 소액주주의 이의제기 외에 별다른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 관계자는 “3월로 예정된 대기업 주총에서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이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에 대해 경영진을 추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내달 28일에 주총일정이 집중된 삼성그룹 계열사들 가운데는 삼성전자 주총에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이 참석할 예정으로 있어 회의장 경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 주총에서 삼성카드 증자 참여문제를 필두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김인주 사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삼성자동차 부실채권 처리 후속대책을 집중 제기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지분 46.04%를 보유중인 가운데 1조2000억원규모의 삼성카드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도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연대는 앞서 작년 2월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 정치자금 불법제공 문제를 제기하며 회사경영진과 격렬한 공방을 벌인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양측간 몸싸움사태까지 벌어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존 SK 경영진측과 외국계 대주주 소버린자산운용의 표 대결이 불가피한 SK의 경우 2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주총일자와 장소, 안건 등을 결정한다. 소버린측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개정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주주제안을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결국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둘러싼 의결권 행사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가 11.3%의 SKC&C를 비롯한 그룹계열사 주식과 채권단을 비롯한 일본 거래선, 삼성전자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 총 26.75%의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총당시 외국계의 지분율이 43%수준이었지만 올해 주총에서는 54.15%으로 10%P이상 영향력이 강화된 만큼 기존 경영진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많다. 이를 반증하듯 작년말 기준 SK에 대한 외국지분은 소버린이 14.85%로 가장 많고 웰링턴 6.23%, 캐피탈그룹(CRMC) 및 탬플턴자산운용이 각각 4.89%와 3.96%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캐피탈그룹의 경우 최 회장을 만나 직접 기업설명을 들을 만큼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기존체제를 인정하려는 모습까지 보여 우호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외국인 주주들이 SK의 경영실적 호조와 지배구조 개선성과에 대해 잇따라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어 이번 주총이 현 경영진에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총이 내달 30일로 예정된 최 회장의 결심공판일정과 맞물리면서 현 경영진에 대해 소버린이 돌연 이사자격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편 LG전자는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별다른 쟁점이 없지만 LG그룹차원에서 LG카드 채권일부의 계열사 출자전환이 이뤄져 일부 소액주주의 문제제기도 예상된다. 또 4700억원에 두루넷을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은 대금의 적정성이 문제로 부상할 수도 있으며 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은 매각추진, 다음의 경우 라이코스 인수도 핫이슈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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