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래민주 “히틀러 시대, 나치당 재현 비판 나와”
국민의힘 “민주당, 이재명 당으로 전락…경선이라 부르기 민망”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기조 속에서 출발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순회 경선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예상대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득표율을 보이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민주 ‘어대명 경선’ 재확인, 90% 득표율에 ‘구대명’ 신조어 등장까지
민주당이 지난 주말(19일~20일) 충청·영남 권역의 경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두 권역에서 어대명을 넘어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의 압승을 거뒀다.
이재명 후보는 앞서 지난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진행된 충청권 합동연설회 후 투표에서 총 88.15%(▲권리당원 88.16% ▲전국대의원 87.32%)의 득표율을 얻었다. 다음날인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영남권 합동연설회 후 발표된 투표 결과에서도 총 90.81%(▲권리당원 91.10% ▲전국대의원 81.69%)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의 두 권역 누적 투표 결과는 총 89.56%(12만3583표)로, 김경수(5.17%, 7131표)·김동연(5.27%, 7271표) 두 후보보다 월등히 앞섰다.
이를 두고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하여 “저도 (이재명 후보의 표가)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 ‘한 80%는 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90%에 육박했다. 놀라운 결과”라면서 “이건 그냥 대중의 집단 지성이 발휘된 거다. 민주당의 일반 권리당원과 지지층의 어떤 집단적 열망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당 한민수 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이번 대선은 정상적인 대선이 아닌 ‘조기 대선’이다. 현직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파괴해서 파면당하고 치러지는 대선”이라면서 “이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지 만들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세론’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가적으로 위기상황인 이 난국을 수습하고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우리 당원들의 절실함과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이 집약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누구를 정권교체의 도구로 쓸 것이냐는 점이 모이고 있는 그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치권은 남은 경선도 이변이 없을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경선 승리를 유력시하고 있다. 앞으로 민주당은 총 4차례 지역 순회 경선 중 두 개 지역의 투표를 남겨뒀다. 오는 26일에 호남권 경선에 이어 27일은 수도권과 강원, 제주 지역을 마지막으로 모든 경선 일정을 마치고 최종 민주당 대선후보가 선출된다.
◆ 사법리스크 언급 전무…어대명 경선 협조 중인 경쟁 주자들?
압도적인 득표율에 정치권에선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탈당파인 ‘반명’(반이재명) 구도의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90%대의 일극체제는 민주정당에서 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히틀러 시대 나치당의 재현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면서 “뒤집어진 운동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습은 국민 눈에도 민망하고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대표는 김동연 후보를 향해 “이미 결론이 정해진 비상식적인 1인 추대식 반민주적 경선에 들러리로 머무는 것은 자신은 물론 경기도민까지 모욕하는 일”이라고 질타했고, 김경수 후보를 향해서는 “또 다른 후보는 노무현·문재인의 이름을 빌려 이재명 전 대표의 들러리 역할을 자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경선 후보들도 우려하긴 마찬가지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충청·영남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압승 행보에 대해 “건강한 민주당,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한 후보가 일방적인 표를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우클릭 정책’의 실용주의 노선에 대해 “민주당은 진보의 가치로 중심을 분명히 잡아야 한다. 실용적인 접근은 필요하지만 추구하는 가치 자체가 바뀌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가 개헌에 소극적인 데 대해서도 “이재명 후보와 3년 전 대선 때 연대를 하면서 임기 단축 개헌을 약속했었는데, 지금 이 후보는 별로 반응이 없다”며 “이 후보는 3년 전 약속을 지켜야 한다. 책임 있는 정치인, 특히 대선주자는 제7공화국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 국힘도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에 관전평, ‘일극 체제 민주 때리기’ 총력전
국민의힘도 앞다퉈 독재 권력를 우려한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더 이상 ‘경선’이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90%에 달하는 득표율이 나오는 것에 대해) ‘경선’이라 부르기도 민망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신 대변인은 “충청과 영남에서 이 후보는 9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그저 ‘이재명 찬양식’으로 변질된 경선 앞에 국민은 허탈함을 느낀다”며 “이 압도적 득표율은 ‘민주당의 퇴행’을 보여준다. 그토록 외쳐온 ‘민주주의’는 이제 껍데기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얼마나 철저히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다. 완전히 ‘이재명 당’으로 전락했다”고 저격하면서 “지난 3년간 ‘비명은 쫓겨나고, 이견은 죄악 취급’ 받는 당내 구조 속에서 이 후보는 자신만을 위한 무대를 만들었다. ▲당 대표 연임 ▲입법 폭주 ▲탄핵 폭주 ▲비명횡사 등 이 모든 흐름은 오늘을 위한 치밀한 포석이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제 거대 의석수에 더해 대통령직까지 움켜쥐겠다는 이재명의 행보는 입법과 행정을 동시에 장악하고, 비판과 견제를 지워내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며 “이것이야말로 무소불위의 ‘독재 권력’, ‘민주주의의 종말’을 예고하는 시나리오”라고 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폭주한다. 이 후보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정적’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괴물 권력’일 것”이라며 “국민은 결코 ‘독재 권력’에 나라의 미래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민주당은 일당 독재”라면서 “싹쓸이 독주 체제”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나 후보는 “과거 이재명 후보의 ‘권력은 잔인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발언은 공포정치를 예고하고 있다”며 “그의 철학과 이념은 본질적으로 반(反)자유, 반(反)시장에 가까운데, 일당 독재 성격을 띤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게 되면 자유민주주의는 형체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고 공격에 가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며 과연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사실상 나머지 후보들은 들러리”라면서 ‘독재국가’를 언급했다. 권 위원장은 “압도적 득표율은 독재국가의 선거를 떠올리게 한다”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87.28% 득표율로 당선됐고, 과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도 100%에 가까운 득표율로 선거를 치른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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