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으로 청송·영양·영덕까지 확산
헬기 87대·인력 5000여 명 투입
진화헬기 추락사고, 운항중지 후 재개
봉정사 주변 30m 반경의 나무 긴급 벌채

26일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80km 떨어진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동해바다)까지 확산되고 있다.사진/김영삼 기자
26일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80km 떨어진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동해바다)까지 확산되고 있다.사진/김영삼 기자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청송, 영양, 영덕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피해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6일 산림청 경북 7개 시군 산불 현장통합지휘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25일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까지 번졌다.

현재까지 집계된 청송, 영양, 영덕 지역의 산불 영향 구역은 약 1만 6019ha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봉화와 경주 지역의 산불은 13ha 규모로 이미 진화가 완료됐다.

당국은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해양경찰청의 고정익항공기를 동원해 영상정보 수집을 마쳤으나, 광범위한 피해 면적으로 인해 분석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산림청은 이날(26일) 지방자치단체, 국방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진화헬기 87대를 투입했다. 또한 진화인력 5421명과 진화차량 656대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로 인해 의성군 2002명, 안동시 4052명, 청송군 692명, 영양군 1113명, 영덕군 894명 등 총 8753명의 주민이 임시 대피소로 대피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피해는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 총 21명으로 집계됐다.

교통 상황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영주∼영천 구간과 포항∼동해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예천∼의성 분기점, 동상주∼영덕 분기점 양방향 고속도로가 전면 통제된 상태다.

문화재 보호를 위한 긴급 조치도 이뤄졌다. 특히 국보 제15호 봉정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찰 주변 30m 반경의 나무를 긴급 벌채해 안전을 강화했다.

산림청은 야간 산불 진화를 위해 산불특수진화대와 시·군 진화대원 등 총 3333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력시설, 민가주택, 다중이용시설, 국가문화유산 등 중요 보호시설로의 화재 확산 방지에 주력할 예정이다. 병산서원 등 주요 문화재 주변에는 산불확산 지연제인 리타던트를 살포해 추가 피해를 막을 방침이다.

산림청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장은 “산불진화 헬기 조종사와 진화대원들,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해 산불확산을 차단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12시 51분경 산불진화 작업 중이던 강원도 임차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림청은 즉각 오후 1시 30분부터 전국에 투입된 모든 산불진화헬기에 대한 운항중지 조치를 내렸다가 오후 3시 30분부터 순차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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