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스릴러 첩보물 조화 관객들이 뒤집어진다

<겟 스마트>의 세계관에 따르면 정부 최상위층 외에는 아무도 존재를 알지 못하는 컨트롤과 카오스, 두 조직의 팽팽한 대결 구도 가운데 세계의 평화는 간신히 유지되어 왔다. 세계평화를 위해 존재하는 비밀 첩보국 컨트롤과 세계의 혼돈을 가져오는 것에 목적을 둔 숙적 카오스의 존재는 각기 선과 악을 대변한다. 냉전시대와 베트남 전 당시에 방영되었던 원작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었다.

현장경험 없는 비밀요원

이때, 현장에 투입될 준비가 되어있는 컨트롤 요원 ‘맥스웰 스마트(스티브 카렐)’가 있었다. 때마침 컨트롤 본부가 공격을 받고 요원들의 신분이 위태로워지자, 컨트롤 국장(알란 아킨)은 특단의 조치로 열성 내근요원 맥스웰 스마트를 현장 특수요원으로 승진시킨다. 다만 아주 사소한 문제라면, 사상 최고이자 최악의 임무라는 이 중대한 임무가 맥스웰 스마트의 첫 임무라는 것뿐.

꿈에도 그리던 현장요원이 된 스마트는 첩보계의 슈퍼 스타 ‘에이전트 23(드웨인 존슨)’의 곁에서 뛰길 고대하지만 그의 파트너는 다름 아닌 유일하게 신분이 폭로되지 않은 ‘에이전트 99(앤 해서웨이)’. 그녀는 성형수술로 거듭난 사랑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살인적인 옆차기를 구사하는 베테랑 현장요원이었다.

<겟 스마트>의 유머는 스마트의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날뛰는 과한 의욕과 실전 경험 전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결합하면서 시작된다. 오매불망 현장요원을 꿈꾸는 스마트의 모습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요소. 게다가 ‘특수요원 매뉴얼’은 줄줄이 꿰고 있지만 총알이 날아다니는 실제 현장경험은 전무한 탓에 벌어지는 사건들이야 말로 폭소를 유발한다. ‘대충 수습’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스마트는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에서도 자신은 늘, 항상, 언제나 옳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스마트의 매력이다. 매번 실수를 저질러도 벌떡 일어나 툭툭 털고 태연히 무시해 버리는 불굴의 의지는 관객들로 하여금 스마트를 응원하게 만든다. 특히 절대 바보가 아니라 기지가 뛰어난 요원이자 신념을 지키고자 싸우는 조금 별난 인물이라는 것이야말로 큰 매력이다.

원작 이상의 원작

스마트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참시절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스티브 카렐은 원작의 배우였던 돈 아담스와는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당대 최고 배우인 돈 아담스가 흐르듯 자연스럽게 스마트를 연기했다면 스티브 카렐은 배역의 근원에 접근해 간 것. 원작을 기리는 동시에 원작의 정신을 손상시키는 것 없이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이고 완성된 형태의 새로운 매력을 더했다. 원작에는 ‘완성된 요원’ 맥스웰 스마트가 등장하지만 영화 <겟 스마트>는 요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 때문에 원작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으로, 원작 팬들에게는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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