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주식시장 휘어잡은 재벌가 따져보니

GS 허씨일가가 건설사 주식부호 순위 10위 중 대부분을 휩쓸었다. GS건설이 바로 허씨일가를 건설사 주식부호 반열에 올려놓은 핵심이다. GS건설이 GS그룹 내부에서도 모기업인 GS홀딩스에 속하지 않고 총수일가가 별도로 지분일 보유한 계열사인 탓이다. 지분가치가 고스란히 총수일가 재산가치로 반영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의 간접지원과 총수직접 지배가 GS건설을 ‘건설 갑부주’로 만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GS가 형제들이 국내 건설업계 주식부자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5월25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22일 종가 기준으로 60개 상장 건설기업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평가한 결과 허창수 회장이 827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허 회장은 GS건설 지분 12.15%(619만7731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GS건설 외에도 상장사인 GS그룹 지주회사 GS홀딩스 지분 4.8%(451만8397주)를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의 지분가치 총액만도 1조302억원에 달한다.

GS그룹 형제들의 싹쓸이

이어 건설주식 부자로 허 회장의 친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사장이 5.8%(295만8100주) 3949억원으로 3위, 허정수 GS네오텍 사장이 4.44%(226만5310주)3024억원으로 4위, 이어 허명수 GS건설 사장이 3.62%(184만7225주)2466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도 2.27%(115만6400주) 1543억원으로 8위에 올라있다. 그밖에 올해 8세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딸 정현양도 83억원의 주식 지분가치를 기록해 66위를 차지, 가장 나이 어린 건설업계 주식부자로 떠올랐다. 허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친동생. 정현양은 허 회장과 6촌사이가 된다.

GS가문에 이처럼 건설 주식 부자 순위에 연달아 이름을 올린 것은 GS건설이 총수일가에게 직접적으로 지배를 받는 탓이다.

GS그룹은 모회사 격인 GS홀딩스가 있지만 GS건설은 자회사가 아닌 총수일가가 별도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의 계열사다. 그룹 내 타 법인과의 지분관계도 GS네오텍이 GS건설의 지분 0.32%를 가졌을 뿐이다.

게다가 GS건설의 주당가격이 비슷한 규모의 대우건설(1만7350원)이나 삼성물산(6만7500원), 현대건설(8만3900원)보다 높다는 점도 크게 일조 했다. GS건설의 주가는 (22일 종가기준)13만4000원이다.

GS건설의 지분은 허 회장을 필두로 허씨 일가 13명이 차지하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6조1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시공능력평가 3위 업체(2007년 기준). 때문에 그 보유량에 따라 ‘건설주식 부자’ 순위에 나란히 이름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 같은 결과에 가장 큰 공은 GS건설의 숨 가쁜 성장이다. GS건설의 2001년 매출액 3조153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6조115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는 분가하기 이전까지 동업관계를 맺었던 LG의 지원사격도 무시할 수 없다. LG필립스 LCD파주공장, LG전자 유럽공자 등으로 해마다 안정적인 관계회사 발주공사가 들어왔던 것이다. 이외에도 LG화학, LS전선 등까지 포함한 관계회사 수주실적은 수조원에 달한다.

현재 GS건설은 37조3000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5년 이상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사협정 이후가 본게임?

따라서 일각에서는 GS건설의 순조로운 성장에 새로운 변화가 오리라는 견해도 있다. 당초 LG그룹과 GS그룹은 분리하면서 5년간 동종업종에서 경쟁하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을 채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곧 신사협정의 만료기한이 다가오며 보다 치열한 경쟁관계로 들어서리라는 예상이다. 특히 LG그룹의 방계인 LIG그룹이 지난해 중견 건설업체 건영을 인수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2005년에 분가한 LG그룹과 GS그룹의 5년에 해당하는 2010년이 된다면 이런 경쟁구도가 보다 구체화 될 전망이다. LG그룹의 지원이 끊어지고 오히려 LG 측에서 건설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GS그룹이 건설 최대 부자가 된 것은 ‘신사협정’기간이 아닌 그 이후가 ‘본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건설 주식 부자에 나란히 이름을 떨친 GS일가의 활약이 그때까지 이어질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그밖에 눈에 띄는 건설주식 부호들?

현대산업개발 지분 13.3%(1005만6320주)를 보유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재벌닷컴의 건설주식 평가에서 6355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또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의 아들 동엽(14)군은 706억원으로 11위에 올라 미성년자 중 가장 많았고, 올해 8세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딸 정현양은 83억원으로, 66위를 차지해 가장 나이가 어린 건설업계 주식부자였다.

한편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건설회사 대주주 중에서는 지난해 ‘대운화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급등한 이화공영의 최삼규 대표이사가 479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여동생 유경씨는 338억원으로 건설업계에서 가장 보유주식의 가치가 높은 여성 주식부자였다.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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