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수출입 80% 마비 위기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화물연대 컨테이너 위수탁지부 경인 내륙컨테이너기지(ICD)지회까지 동조 휴업에 들어가 수도권에서도 물류대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3일 수도권의 유일한 내륙컨테이너기지인 경기 의왕시 부곡동 경인ICD는 평소 물동량의 절반가량인 2500여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만을 취급했다. 평소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불을 훤하게 밝히고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던 의왕기지는 이날 물량이 뚝 떨어지면서 오후 9시가 넘어서면서부터는 대부분의 화물운송업체 야적장에 불이 꺼졌고 차량운행도 끊겼다. 낮에도 컨테이너 차량이 쉴 사이 없이 오가던 평소와는 대조적으로 차량운행이 뜸해진 가운데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동조 휴업에 들어간 경인ICD지회 소속 조합원 270여명은 의왕기지에 입주해 있는 한진, 대한통운 등 15개 대형 화물운송업체에 소속된 지입차주들. 이들은 이들 운송업체에 함께 소속된 비조합원 200여명을 설득해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비조합원들도 휴업에 참가해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으나 나머지는 운송을 계속했다. 경인ICD지회 조합원들도 오후 2시부터는 해산해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또 이날 화물연대 경인지부 소속 일부 차량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차량을 세우고 사실상 자체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경인지부 조합원 120여명은 이날 밤 늦게까지 경인지부 사무실이 있는 의왕기지 주변에서 차를 세워둔 채 운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물류대행사인 토로스물류㈜ 관계자는 “하루 평소 삼성전자의 화물 400TEU가 처리되는데 경인지부 조합원 등의 휴업으로 13일엔 140TEU밖에 처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인ICD측은 육상운송량이 떨어짐에 따라 철도 수송물량을 늘리기 위해 대책을 세웠지만 부산항에서 수입화물 하역 및 선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철도수송 역시 평소보다 20∼30% 가량 줄어들었다. 경인ICD 관계자는 “앞으로 물류수송이 떨어지게 되면 삼성전자와 OB맥주, 제일제당, 하이닉스반도체 등 수도권 지역 대규모 수출입 회사들의 물류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왕기지는 수도권의 유일한 내륙컨테이너기지로 수도권 전체 컨테이너 수출입 물량의 80%가량(1일 5000여TEU)을 취급하고 있다. 이중 육상운송이 70%, 철도 운송이 30%가량을 차지한다. 의왕기지에는 평균 3만7000여개의 컨테이너가 야적돼 있다. 차량들은 업체로부터 물량 주문을 받으면 이곳에 와서 빈 컨테이너를 싣고 해당공장으로 가서 물건을 컨테이너에 실은 뒤 대규모 수출항인 부산항이나 광양항으로 주로 수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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