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장애아 승욱이네 따뜻한 사랑 이야기

굿모닝 엔젤 / 김민아 저/ 루덴스 / 1만원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승욱이 이야기’
버겁고 긴 시간, 사랑과 삶의 희망으로 이겨낸 가족

“엄마는 하루를 살아도 욱이가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사랑을 느끼며 네가 얼마나 축복받은 아이인지,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려주고 싶어. 아들아. 마지막으로 이렇게 모자라고 부족한 엄마한테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만약 하나님이 ‘다시 태어나도 승욱이 엄마 하겠냐’고 물으시면 엄마는 거침없이 ‘네’ 할 거야. 내 아들, 하나님이 주신 가장 귀한 선물, 정말로 사랑해.”

한국과 미국을 감동시킨 승욱이 엄마 김민아의 휴먼 가족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김민아씨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중복 장애 아들 승욱이를 키우며, 미주 한국일보에 연재한 엄마의 일기 ‘승욱이 이야기’를 엮어 ‘굿모닝 엔젤’로 세상에 내 놓았다.

‘굿모닝 엔젤’은 총 6부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서는 승욱이가 태어나서 소리를 못 듣는 것을 알 때까지, 2부는 소리를 못 듣는 것을 안 후 어떻게 현실을 극복하고 학교에 적응해 가는지, 3부는 와우이식을 알게 되고 수술을 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4부는 와우이식을 한 후의 승욱이의 놀라운 변화와 승욱이가 기숙사에 가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과정이 고스란히 펼쳐지며, 5부는 장애아의 가족으로 살아야 했던 힘겨운 시간들이, 6부는 승욱이로 인해 삶의 힘을 얻는 김민아의 솔직한 심경이 실려 있다.

김민아씨는 책을 통해 헬렌 켈러 이후 1세기가 지난 지금, 승욱이의 장애가 어떻게 교육되고 치료되며 극복되어 가는지, 남이 안 가진 재능을 가진 승욱이를 주제로 한 교향악의 지휘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세상에 ‘승욱이 이야기’를 전하며 지난 시간을 회상한다.

“승욱이를 낳은 날, 의사에게 승욱이 눈에 관한 이야기를 듣던 날, 미국으로 데리고 온 날, 눈 수술에 실패한 날,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학교에 처음 보내던 날, 승욱이 혼자 스쿨버스 타고 학교 간 날, 와우이식 수술을 한 날, 처음 승욱이가 스피치 교육을 받던 날, 이 모든 일이 안정을 찾아갈 즈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까지 지난 7년간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나에게 버겁고 긴 시간이었다. 다시 7년을 이렇게 살라고 하면 난 분명 도망갈 거다. 승욱이를 키우면서 매일 밤 베게에 눈물을 쏟았다”고.

승욱이로 인해 한편의 영화와도 같은 삶을 살았던 그지만 3중장애 아들 승욱이를 자신의 인생에 오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승욱이가 특별한 선물 같은 아이라고 말한다. 승욱이를 통해 힘든 길을 함께 걸어준 수많은 천사들을 만났으며, 꿈꿔보지도 못했던 일들과 상상도 못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

SBS 스페셜 장애인의 날 특집 다큐멘터리 ‘네 박자의 사랑’의 주인공이기도 한 승욱이네 가족 이야기는 이 세상의 모든 장애아들에게 띄우는 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홉 살 승욱이는 지금도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소리만 겨우 들을 수 있다. 와우이식을 통해 한국말과 영어를 제법 알아듣지만, 아직 말은 못해 의사표현은 수화로 한다. 그러나 혼자서 신발을 신고, 식사를 하고 “엄마야” 하면 엄마인 것을 알고 안긴다.

승욱이네 가족은 남들에게는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일 수 있는 이런 작은 일들이 자신들에게는 감동이고 감사의 기도라고 말한다. 또 자신들의 이야기가 이 땅의 장애 가정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희망을 잃지 않는 승욱이네 가족. 이들을 보며 삶의 행복과 희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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