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공주'에서 '대처'로 이미지 변신?

李, 활발한 대외활동주력... 孫, 내부정비 통한 물밑작업 을유년 새해가 밝으면서 오는 2007년 대선을 향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3룡(龍)’의 발빠른 대권주자들이 마지막 고지에 승리의 깃발을 꼽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朴, 당명개정, 당직개편 등 '제2창당 추진' `3룡(龍)'가운데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 대표는 연말 정국을 거치면서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4대 입법 공방을 통해 그동안 부족한 점으로 지적되던 '리더십'도 안정적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고, '스킨십 부족'이란 비판도 민생탐방, 만찬정치 등으로 극복하고 있다. 또한 당 쇄신 드라이브를 통해 '박근혜 체제'를 더욱 공고히 구축할 것으로 보여 연초 정치권의 시선은 박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가 '공주'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미지에서 '대처'의 이미지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 비하발언과 국보법을 비롯한 4대 쟁점법안의 협상과정에서 강력한 대여투쟁을 통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확고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을 통해 당내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고 대여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박 대표는 당 개혁에 승부수를 던졌다. 박 대표는 이달중에 당명개정, 당직개편, 당 선진화 프로그램 마련 등 제 2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작업을 추진, 차기 정권 탈환을 위한 당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또 올해 말까지 이른바 `박근혜 프로젝트'로 불리는 당 국가경영 청사진격인 `나라발전비전 프로그램'을 제시할 방침이다. 가시적인 당의 변화와 개혁을 국민 앞에 제시함으로써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 드러난 `좌고 우면형 리더십'과 국가보안법 개폐를 비롯한 4대입법 협상과정에 드러난 `강경보수회귀 리더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이와함께 택시기사 및 외국인 근로자 현장면담에 이어 수도권 무허가 공장, 부산 자갈치 시장, 충청지역 건설현장, 강원도 수해지역 복구현장, 탈북자 거주지 방문 등 민생 챙기기 행보에 박차를 가해 지지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 李시장, "`박근혜 당' 만들면 안된다" 견제구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명박 시장은 당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박 대표 주도의 당 쇄신작업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내심 측근들을 통해 "`박근혜당' 만들기 작업이 돼서는 안된다"며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몇몇 당직자 출신들을 영입한 데 이어 조만간 당 사무처 출신 중량급 인사를 보강, 정무기능을 강화하고 당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갖도록 할 방침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무부시장 교체설도 나돌고 있으며 후임자로는 주요당직자 출신인 L, E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시장은 또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위해 내달께 사실상의 `대권 캠프'라고 할 수 있는 별도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지세력을 전국적으로 네크워크화하는 작업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오는 9월 준공예정인 청계천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에 전력을 다해 `개발시대 신화'라는 이미지를 살려나가는 동시에 문화와 환경분야 사업에도 역점을 둬 21세기형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시장은 광주를 방문, 망월동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전남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이 시장은 “우리 경제가 내년에는 더욱 어려워지는데 노무현 정부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일이 벌어진뒤 따라가고 있다”며 “현 정부는 기업인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이 ‘호남민심 달래기’와 함께 노 대통령을 비판하며 자신의 경쟁자 이미지를 만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1일에는 시 간부 30여명을 데리고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야간 경계근무를 서는 등 이례적으로 1박 2일의 군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 孫 도지사, 빨라지고.... 넓어진 행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명되고 있는 손학규 경기지사의 연초 행보가 빨라지는 동시에 넓어지고 있다. 손 지사는 지난 1일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전 대통령과 신현확,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들의 서울 자택을 찾아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2일에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정치인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경기도청 간부진 30여명과 함께 독립기념관 '추모의 자리'를 찾아 헌화한 손 지사는 "올해가 광복 60주년이 되는 해이지만 분단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광복은 아직"이라며 "올해를 민족 통일로 가는 진정한 의미의 광복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손 지사는 최근 북한 개성공단 방문 소회를 밝히며 "남한의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돼 생산된 제품들이 곧바로 우리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이는 물리적 통일로 가는 바로 전 단계의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독립기념관에 '민족에겐 통일을, 국민에겐 희망을, 청년에겐 일자리를'이란 글을 남겨 경기지사로서의 책무와 함께 나라 전체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 지사는 민족과 통일에 관한 언급을 대권으로 향한 행보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물음에는 "경기도에 관한 일은 매일 강조하고 있고 또 오늘은 독립기념관을 찾았기 때문에 민족 통일에 대한 신념을 밝혔을 뿐"이라며 대권도전으로의 확대해석을 피했다. 손 지사는 이어 경기도 안성 3.1운동 기념관과 사할린 동포 거주지인 손 지사의 고향마을 안산을 방문, 따뜻한 도백 이미지 구축에도 힘썼다. 고 향마을에서는 영주 귀국한 할머니와 술과 안주를 함께 먹으며 건강을 기원했으며 사할린 동포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 지사는 사할린 동포들과의 대화에서도 "올해는 광복 60주년인 동시에 을사조약이 체결된 지 100년이 된 해"라며 "우리가 다시 식민지나 군사적 강점을 당할 일은 없겠지만 나라의 강건함을 유지해야만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대한민국 건설을 역설했다. 비록 손 지사가 스스로 '정치과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3년 이상이나 남은 대선을 두고 불거지는 대권후보론을 경계하고 있지만 경기도를 뛰어넘는 정치인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평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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