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벅스 떠나고 있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 벅스의 유료화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유료 음악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인터넷 포털의 미니홈피와 블로그, 유무선 음악 서비스 등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벅스 이용자들의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유료화 마찰로 네티즌 감소 6일 웹사이트 조사업체 랭키닷컴(rankey.com)에 따르면 지난 달 넷째주 벅스의 일평균방문자수는 1주일만에 약 10만명 정도 줄어든 93만명을 기록했다. 2002년 이래 일평균방문자수가 100만명을 하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 벅스의 일평균방문자수는 다른 음악 사이트가 유료화를 시행한 지난 해 7월 270만명을 넘기도 했으나 10월 신곡 서비스가 중단되고 음반사, 관련 협회 등과 유료화 마찰을 빚으면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벅스는 당초 지난 해 12월 유료화를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음반사와의 갈등과 투자유치 결렬 등으로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유료화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벅스의 방문자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쥬크온, 멜론, 뮤직온 등 벅스를 제외한 음악 사이트들의 방문자수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2P(Peer to Peer) 음원 공유 사이트 소리바다도 10월 이후 방문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랭키닷컴은 "최근 인터넷 포털들이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무선 음악포털의 서비스의 본격화로 온라인 뿐 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는 등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져 이용자들의 벅스 이탈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네오위즈가 운영하는 음악포털 쥬크온과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운영하는 유무선 음악포털 멜론, 뮤직온 등은 광고와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음반업계와 합의지연 2차 시한도 넘겨 투자유치 난관…유료시장 활성화 발목 벅스는 당초 12월 1일자로 유료화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으나 음반업계와 음원 합의가 어려워지면서 유료화 시한을 올해 1월 1일로 한달간 미뤘다. 하지만 벅스는 2차 시한에서 4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명확한 유료화 일정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벅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유료화를 위한 기술적 준비는 돼 있으므로 음반업계와 합의만 이뤄지면 당장 유료화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음제협과의 합의내용이 있기 때문에 (유료화 시점이) 늦어도 1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벅스는 음반업계와 합의를 위한 자금도 없을 뿐 아니라 뿌리깊은 갈등의 골도 여전하다. 메이저 음반사인 SM엔터테인먼트∙예당엔터테인먼트∙YBM서울음반 등에 대해서는 벅스 조차 사실상 합의를 포기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지난해 벅스 인수를 추진했던 CJ미디어측도 사실상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벅스의 투자 유치는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벅스는 현재 음반업계와의 합의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벅스 관계자도 "늦어도 1월중으로는 유료화를 단행해야 하는데 유료화 이후 음원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벅스의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이 점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벅스의 유료화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됐던 유료 온라인 음악 시장도 당분간 큰 성장 계기를 갖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벅스가 계속해서 음악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경우 유료 사이트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음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말 있는 이동통신사나 포털들이 TV광고 등이 대대적인 광고에 들어가면서 온라인 음악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벅스가 유료화되지 않는 이상 온라인 음악시장은 성장은커녕 악순환만 되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음악 사이트, 음반시장 압도 한편 음반시장은 끝없이 추락하고 유료음악 사이트 시장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음반업계는 ‘초토화’라고 표현할 만큼 힘겨운 상황이다. 2001년 국내 음반시장 3,700억원을 정점으로 계속 급전직하를 해 2003년에는 1,833억원에 그친데 이어 2004년은 1,500억원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끝없는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반면 유료 음악사이트 시장의 규모는 빠른 속도로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 시장 규모는 2002년 1,850억원, 2003년 2,500억원, 그리고 2004년 5,500억원(산업연구원 추정치)으로 오프라인 음반시장을 4배정도로 압도했다. 이같은 유료음악사이트의 시장 규모의 확대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원수 최대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이 1월중으로 유료화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 등이 유료 음악사이트 서비스를 한층 더 보강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음악사이트 시장의 성공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일부 가수들의 노래를 인터넷에서만 감상할 수 있고 MP3에서 들을 수 없게 한 것은 유료사이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장 우선 해결해야할 과제다. 펀케이크의 김운나씨는 “지난해 서태지의 앨범에 수록된 10여곡을 사이트에 올렸는데 상당수가 인터넷에서 들을 수 있지만 MP3에서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환불을 요구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일부 사이트와 연예제작자협회 등 음원관련 단체와의 해결되지 않은 저작권의 문제와 음원 제공자인 가수와 제작자, 음악관련단체 등과의 적절한 수익 분배에 대한 요율문제도 유료음악사이트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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