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의 빌딩'을 향한 신격호 회장의 집념

새해 들어 롯데그룹이 '고층건물'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부산 롯데월드의 본격적인 착공 발표로 세간을 놀라게 한데 이어,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 또한 호사가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롯데그룹이 높이 555m, 112층의 국내 최고층 건물로 추진중인 서울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이 성남 서울공항의 비행안전구역과 관련된 높이제한 문제로 또 다시 제동이 걸려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행안전구역'에 안 속하는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 1월 7일 롯데그룹과 서울 송파구청에 따르면 롯데 측이 지난해 11월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해 송파구청에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과 관련한 공람에서 공군 측은 작년 말 "이곳의 건물 높이가 203m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는 롯데측의 계획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라 이대로라면 롯데의 국내 최고층 빌딩 건설은 어렵게 된다. 롯데는 지난 98년에도 이곳에 100층 이상의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비행안전구역 문제로 성사시키지 못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제2롯데월드 부지 2만6천600여평 중 롯데가 이번에 최고층 빌딩을 짓기로 계획한 부지는 비행안전구역에 속하지 않아, 공군 측 의견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불분명한데 있다. 이에 따라 송파구청 측은 공군의 의견 등을 포함해 롯데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해 시의 결정에 맡길 것인지, 아니면 공군 측 의견을 중시해 변경안을 반려해야 할지 등을 놓고 검토중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롯데의 최고층빌딩이 부지중 비행안전구역에 속하는 곳에 지어진다면 무조건 공군의 의견을 따라야겠지만 비행안전구역 밖에 지어지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1조5천억원을 투입할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이 고용효과 등 여러가지로 경제에 도움이 되는데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층에 속하는 건물이라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군이 긍정적으로 판단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한국형 뉴딜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사업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 관계자는 "최고층 빌딩이 갖는 상징성이나 투자에 따른 경제효과 등 순기능이 많기 때문에 공군을 비롯한 관계기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부터 본격화되는 부산롯데월드 공사 한편 영도다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부산 롯데월드(107층 규모) 건설은 이 문제가 최근 타결됨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영도다리 문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던 부산롯데월드 공사가 1월 중순부터 본격화되는 것. '불화의 씨앗'이었던 영도다리를 새로 건설하는 공사가 내년 1월 시작돼 2008년 6월에 완공되는 스케줄이 롯데에게 '청신호'가 되었다. 1월 5일 부산시와 롯데쇼핑(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영도다리 원형을 복원하면서 6차로로 확장건설 하는 방안이 확정된 데 이어 12월 30일 설계변경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를 통과, 이 달 중에 다리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롯데 측은 5월까지 설계안을 마련, 부산시 및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한 뒤 연말까지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내년 1월에 공사를 시작해 2008년 6월에 새 다리를 완공할 계획이다. 새 다리는 상판을 들어 배가 아래로 지나가게 하는 도개기능을 되살리게 된다. 롯데 측은 다리 공사비로 300억원 이상을 잡고 있다. 영도다리 재가설 문제와 맞물려 있는 롯데월드~자갈치시장 구간의 해안도로 283m 개설비용은 롯데 측이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이처럼 영도다리 문제가 매듭지어짐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중구 중앙동 옛 시청 부지에 들어설 부산롯데월드 공사도 이달 부터 본격화된다. 롯데 측은 부지외곽 차수벽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15일 경부터 터 파기 공사를 시작하는데 이어 107층 높이의 호텔이 들어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바다매립공사도 3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 측은 "영도다리 문제로 공사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백화점과 할인점, 영화관 등이 들어설 1단계 공사는 내년 12월까지 완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07층 짜리 호텔과 업무시설 등을 짓는 2단계 공사도 2009년 12월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롯데 측은 덧붙였다. 한편 롯데 관계자는 "세계최고의 건물을 세우고자 하는 신격호 회장의 뜻을 감안할 때 부산롯데월드의 높이를 세계에서 가장 높게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07층, 494m 높이로 예정된 부산롯데월드는 10년 전 계획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나 그동안 외국에서 이보다 높은 건물이 지어져 현재는 513m가 세계최고다. 부산롯데월드는 옛 시청 터와 매립지 등 1만2천347평의 부지에 1조5천억원을 들여 백화점(12층)과 호텔(107층) 등 연면적 1만7천평의 건물을 짓게 된다. 롯데측은 "공사과정에서 연인원 50만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지고 완공 후에는 약 5만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연간 15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해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초고층 빌딩대열에 끼고싶다! 이처럼 요즘 국내에서는 초고층 빌딩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최고층 일반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로 최고층이 46층이었다. 그러나 벽산건설이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이 달 말 분양을 시작으로 '아스타'를 건립하면서 아이파크는 최고층 아파트 기록을 내주게 됐다. 벽산아스타는 최고층이 52층으로 아이파크보다 6개층이 높다. 일반건물들 중에서는 최고층 순위 10위권에 포함되는 7곳이 주상복합아파트다. 지난 4월까지 초고층 건물 1위는 현대건설에서 시공한 69층 규모의 서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으로 지난해 6월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삼성물산이 시공해 올 4월 입주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에 순위를 내줬다. 두 건물 모두 최고층이 69층으로 층수는 같지만 건물 높이가 '하이페리온'(256m)보다 '타워팰리스3차'(262m)가 높다. 일반인에게 최고층 건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여의도 63빌딩의 경우 최고층이 60층으로 타워팰리스나 하이페리온에 비해 6층이 낮다. 최고 높이에서도 타워팰리스3차에 비해 13m 가량 낮아 고층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는 최고층 55층, 높이는 228m로 6위,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는 45층, 높이는 204m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순위도 포스코건설이 부산에서 11월 분양예정인 6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건립되면 바뀌게 될 전망이다. 일반오피스 건물로는 현재 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580m)와 제2롯데월드(555m)가 완공된다면 각각 세계 4위와 5위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부산 롯데월드(465m)도 세계 9위에 오르는 등 국내건물도 세계 초고층 빌딩대열에 속속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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