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들은 의장공관서‘심야시위’

29일 밤 여야는 긴박했다. 여야가 합의한 국회 의사일정 마지막날인 30일의 대회전을 위해서였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저녁 의총을 열어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개 쟁점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강력 요청키로 했다. 우리당 의원들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한남동 의장공관을 방문키로 결정한뒤 오후 9시50분께 안민석 의원을 시작으로 41명의 의원들이 공관을 찾았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밤 직권상정을 요구하기 위해 한남동 의장공관으로 찾아온 열린우리당 의원 41명과 면담한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일을 하다 보면 극적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기만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김 의장은 또 "내일이라도 미흡하고 또 미흡할지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며 "합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며 30일 본회의전까지 여야간 양보를 통해 쟁점법안에 합의해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김덕규 국회부의장, 한명숙·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 배기선 의원,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등 공관을 찾은 거의 모든 의원들이 김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김 의장은 주로 의원들의 얘기를 경청했을뿐 직권상정 여부에 대해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여당 의원들의 거듭된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 "직권상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여야가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김 의장에게 책임을 떠미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곤란하다"며 여당의 압박작전에 불만을 나타냈다. 우리당 의원들의 김 의장 면담은 이날 밤10시30분부터 시작돼 11시50분께 끝이 났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의장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내년 국회운영이 어렵고, 이번에 직권상정을 해서 더 큰 것을 얻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어떻게든지 여야가 합의하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밤 11시쯤 명계남씨를 포함한 ‘국민의 힘‘노사모’등 친노단체 회원 150여명이 피켓을 들고“직권상정하라”고 외치며 국회 의장 공관 밖에서‘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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