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자회담 후폭풍... " 합상문 찢어버려야"

열린우리당은 22일 당내 일부 강경파가 여야 지도부 4자 회담 합의결과를 놓고 지도부에 대한 `인책론'까지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등 깊은 후유증을 겪었다. 재야 및 운동권 출신이 주축이 된 강경파는 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한나라당과의 합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4대 입법의 합의처리 약속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격앙된 모습이었다. 4시간 가까이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협상결과에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이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법폐지등 '4대 입법' 연내처리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였던 이광철 열린우리당 의원은 22일 오전 의원총회에 앞서 동료의원들로부터 아침 인사를 받자 대뜸 열린우리당하고 한나라당하고 합당한다며?" 이같은 말을 던졌다. 전날(21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대표, 원내대표가 참석한 '4자 회담'에서 4대 입법 처리와 관련,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고 합의한 것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개혁파 "엉터리 합의문, 찢어버려야" 22일 오전 '4자 대표회담'의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마련된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는 한나라당과의 합의 내용에 분노하는 개혁파의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일부 의원들은 전날 합의 내용을 전면 부정하며 '백지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 국가보안법의 연내폐지'를 주장하며 2백40시간 '농성 의총'을 주도한 김태홍 의원은 "우리당 지지자들의 90%는 당이 망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제 합의로 지지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 우려된다"며, 의총 발언 도중 울분을 참지 못해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4자 회담'이 열린우리당을 망하게 하는 저승사자 회담 같다"며 "국보법을 연기할 만한 전권을 위임한 적도 없고 그런 합의문은 찢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성 의원이 "미2사단 방문 때문에 이부영 의장이 자리를 비울 것이니 양해해달라"고 부탁하자, 임종인 의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임종인 의원은 "군부대 위문이 중요하지 않다. 의장이 자리에 계셔야 한다"며 "우리당의 진로가 논의돼야 하는데 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형주 의원도 "당이 망하는데 가야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준비한 행사"라며 양해를 구했지만 의원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회의장 뒷편에 자리하고 있던 김형주 의원은 이 의장의 방문에 대해 "당이 망하는 데 가야합니까"라고 묻고는 "당이 없는데…"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부영 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나갈 때도 입을 꼭 다문 채 고개를 돌렸다. ◆이부영 "협상은 주러 나가는 것" 당내 반발을 기류가 거세지자 전날 '4자회담' 합의에 크게 고무됐던 이부영 의장, 천정배 대표도 기죽은 자세로 의원들 설득에 진력했다. 이 의장은 "어제 협상 내용에 관해서 의원 여러분들이 부족하고 모자라고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을 것이나 우리는 오늘 하루만 정국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길게는 이 정권 나머지 3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다시 집권해 우리당이 목표로 하고 있는 개혁을 끈질기고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할 입장"이라며 "나나 천 대표의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정도 협상밖에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을 십분 이해해 주고 긴 눈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집권 여당이 협상 테이블에 나간다는 것은 주러 나가는 것이지 받으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며 대야 협상에서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 뒤, "천정배 대표는 원칙을 지키려고 보기에도 참 대단히 강인하게 노력했지만 협상 되게 하기 위해서 내가 오히려 천 대표의 강인한 의지를 완화하려고 노력하는 입장이었다"며 천 대표를 감싸기도 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천 대표는 "의원들 중(회담결과에 대해) 대단히 불만족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여야간 대립·갈등이 감소했고, (한나라당을)국회의장으로 끌어들였고, 국민이 갈망하는 합리적 토론의 정치, 싸우지 않고 일하는 정치의 단초를 열렸다"며 집권 여당의 포용력을 강조했다. 천 대표는 의원들에게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상임위에서 법안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해달라, 의원들께서 튼튼히 받쳐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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