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사과하고 경호처장 파면하라”…與 “강성희, 무리한 행동한 것”
이재명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아”
한동훈 “강의원…그전에도 좀 무리한 행동을 여러 번 한 것으로 알아”
고민정 “폭력 정권 윤 정권…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 그렇게 거북한가”
사건 현장에 있었던 이용호 “지역언론은 잔칫날 재 뿌렸다고 비판해”
강의원 사건에 대한 엇갈리는 시각...총선 앞둔 유권자 판단은 어디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지난 18일 전주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고 있다. 진보당측은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건넨 순간 경호원들이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지난 18일 전주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고 있다. 진보당측은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건넨 순간 경호원들이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전북 전주을이 지역구인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경호 요원들에 의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도중 밖으로 끌려 나가 논란이 일어나면서 그 여파가 정치권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 강성희 “윤 대통령, 공식 사과해야…의장과 면담해 국회 차원 대응할 것”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8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인사하던 중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요구했다가 대통령 경호원들에 붙들려 강제로 퇴장 당했는데, 대통령실에선 ‘경호상 위해행위’로 판단했다는 반응이지만 강 의원은 이 같은 대응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어제 벌어졌던 사건은 매우 참담했다. 현역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내는데 힘없는 국민들은 어떻게 하겠나”라며 “국회의원 개인의 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입을 막은 것으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추진 중인데 지금 해외 순방 중이라서 당장은 어려고 (김 의장과) 빠르게 소통해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날 회견에 함께 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는 것은 군부독재 정권과 다르지 않다.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의원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가 용납해선 안 될 일”이라며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경호처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강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경호상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대통령실 해명을 꼬집어 “영상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에서 그런 거짓말을 한다. 바이든 날리면 2탄을 만들고 싶은 건지 의문”이라며 “대통령과 제가 손을 잡은 것은 잠깐에 불과하고 이미 손을 놓았다. ‘손을 잡아서 힘을 줬다’, ‘내 쪽으로 대통령을 끌어당겼다’ 이런 여러 얘기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원래는 더 날선 비판을 하고 싶었는데 전주시민들 목소리의 100분의 1도 반영하지 못했다”며 사건 뒤에도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오거나 사과가 있었는지 여부와 관련해선 “전혀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강조했고, “국회의원 한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싸워나가겠다”고 역설했다.

◆ 민주당 “대통령 경호는 ‘심기’ 경호 아냐…대통령실, 운영위서 해명해야”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정성호 의원, 박주민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정성호 의원, 박주민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 뿐 아니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윤 대통령을 성토했는데, 고민정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에서 “폭력 정권 윤 정권을 규탄한다.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이 그렇게 거북한가”라며 “그 말은 국민 60% 이상이 2년 가까이 꾸준하게 계속했던 말이다. 그렇게 그 말이 듣기 싫으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이탄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불쾌하면 위해행위인가. 온 국민이 현장 영상을 지켜봤고, 이 사건은 윤 정부가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불쾌해서 사람 입을 틀어막은 것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또 강민정 민주당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 지역 유권자 소리를 들을 귀가 없는 대통령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국민대표인 국회의원을 짐짝 들 듯 들고나가는 것을 보고 단 한 마디 제지도 하지 않았는데 강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은 명백한 폭력행위이자 주권자 무시이며 입법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꼬집었으며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까지 “대통령에 쓴 소리 했다는 이유로 1등 공신인 이준석 대표도 징계해서 쫓아내고 마음에 들지 않고 말 않듣는다고 안철수, 나경원, 홍준표, 유승민, 김기현 등 동지들도 다 몰아냈으니 그 정도야 이상하지도 않다”고 윤 대통령에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 이용빈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신시대로 회귀한 검찰독재정권을 규탄한다. 대통령에 국민 목소리를 전하는 국회의원을 잡범 취급하며 질질 끌고 간 대통령 경호처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고, 국민의 대표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를 즉시 만류하지 않은 윤 대통령의 모습에도 강한 유감”이라고 입장을 내놨으며 급기야 이재명 대표마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기 직전 추가 발언을 통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윤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 운영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의원을 제압한 것은 대통령이 지나간 이후였고 따라서 대통령 신변에 위협이 된다고 볼 여지는 없었다. 대통령 경호는 신변 경호지 심기 경호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에 국회 운영위 개회를 공식 요청한다. 어제 있었던 이 일은 국민을 대신해서 일하는 국회의원과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서 해명해야 하고,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개회요구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여당까지 압박했다.

심지어 민주당은 같은 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강선우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서도 “대통령실이 전국민 듣기평가에 이어 전국민 영상 보기를 시작했다. 강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 위해 요소라 입을 틀어막았나”라며 “셀프불통 대통령도 부족해서 이제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참된 독재자의 길로 가고 있는데, 더욱이 독재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충격적 사건에 대통령실은 해괴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논점 흐리지 말고 경호처장을 당장 경질하고 직접 국민께 사죄하라. 독재자들이 어떤 말로를 맞았는지 역사 공부도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국민의힘 “전에도 무리한 행동한 姜, 의도적…강제퇴장, 불가피한 조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함께하는 AI의 미래' 공공부문 초거대 AI활용 추진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함께하는 AI의 미래' 공공부문 초거대 AI활용 추진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강 의원 강제퇴장 사건에 대해 야권과 완전히 상반된 반응을 보였는데,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감스러운 것은 대통령께서 자치도 출범을 축하하러 간 축제의 장에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었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당시 강 의원의 행동을 문제 삼았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열린 ‘인공지능 활용 추진 현장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경호 프로토콜에 따른 것이라 알고 있다”고 대통령실 쪽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한 위원장은 “강 의원은 그전에도 국회 등에서 좀 무리한 행동을 여러 번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지난해 10월 31일 윤 대통령이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당시 강 의원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든 채 “윤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서민 운운한다”고 항의한 전력 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밖에 같은 당 조정훈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강 의원이 끌려 나갔다’ 이래서 영상을 봤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례함은 대한민국 좌파의 상징이냐”라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국회의원 자격이다. 시민단체나 시위대 자격으로 서 있는 게 아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거기 계셨으면 그런 행동을 안 했을 것”이라고 강 의원을 비판했고,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잼버리 이후 침체된 전북에 힘 실어주기 위해 참석한 행사인데 전북 대표신문인 전북일보도 강 의원이 잔칫날 재 뿌렸다고 비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강제 퇴장하는 방식을 지적한 사람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불가피한 최선의 조치였다. 강 의원이 악수하던 손을 놔주지 않은 채 소리를 질러 대통령이 당황해서 ‘손을 좀 놔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주장했으며 앞서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선 “서로 신사적으로 얘기해서 ‘좀 퇴장해주십시오’라고 할 상황이 아니었고 소란을 더 줄이기 위해 들고 간 건데 짧은 시간 안에 분리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 고성 지르는 걸로 봐선 행사 도중에도 돌출행동을 안 한다는 보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송석준 의원까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개협박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국회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도 위반했다”고 강 의원을 성토한 데 이어 당 차원에서도 이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을 통해 “고함 치고 난동을 부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정치 행태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과거 운동권의 구태적 습성이 되살아난 것”이라며 “대통령의 손을 잡고 언성 높이는 강압적인 강 의원의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남아있고 대통령이 지나간 후에도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과한 동작을 반복하니 경호처는 규정에 따라 참석자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강 대변인은 “진보당은 대통령 경호처가 부당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일부러 사고를 유발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보겠다는 얕은 꼼수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전북의 발전과 미래에 대해 건설적 대화를 나눠야 할 곳에서 위력을 가하며 ‘강퇴 호소인’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은 전북도민은 물론 강 의원 지역구인 전주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돌발적 사고 유발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선동을 하기 전에 성숙한 민주주의 문화에 대한 고찰부터 해보길 바라고 무엇보다 폭력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강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처럼 강 의원 사건을 놓고도 여야 간 시각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이 과연 어떻게 판단할 것이며 이제 82일 밖에 남지 않은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후폭풍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인지 여부에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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