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모델' 승인에 대기업 유리, 중소기업은 생산도 못하게 불리해
복합자재 성능인증 및 실험 고시에 업계의 생존권이 달려 있어
난연지회와 전국 EPS 패널제조사협회,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청원서 전달
국토부가 어떻게 답볍할지 건설업계와 관련 업계의 이목과 관심 집중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집회사진. 사진/고병호 기자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집회사진. 사진/고병호 기자 

[경기북부취재본부 / 고병호 기자] "국토교통부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건축용 판넬을 생산하는 50여 개 패널업체가 개별 품질인증을 취득할 수 있는 시험기관을 확보해 주지 않아 해당 중소업체가 줄도산에 처해 있다"는 주장이 시위현장에서 나왔다. 시위 참가자들은 "유례없는 정부규제, 중소기업 다 죽는다"는 손 핏켓들을 들고 나왔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경제불황 속에 국토교통부의 ‘샌드위치 패널’ 업계에 대한 복합자재 성능인증 및 실험 고시를 놓고 업계 측이 줄도산을 주장하며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정부와 국토부를 향해 개선을 촉구했다. 이러한 개선요구 사항이 국민의힘 중앙당을 통해 국토교통부에 전달될 것이라고 해 건설업계와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 본지 취재에 국토교통부 실무자는 '인사이동'을 핑계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줄도산의 위기에 처한 관련 업계의 시위는 지난 27일 있었다. 불이 붙어도 연소가 잘 되지 않는 난연(難燃) 재질을 생산하는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의 난연지회(이하 '난연지회')와 전국EPA패널제조사협회(이하 '패널협회')에 따르면, 전국 단위의 양측 중소기업제조사 단체는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소재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400여 명이 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집회사진.사진/고병호 기자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집회사진.사진/고병호 기자 

그 이유는 올해 전격 시행된 국토교통부 고시 '건자재 품질인정제도'등과 관련한 생산제품에 대한 '표준모델' 승인에 있어 '건축자재 등 품질인정 관리기준' 제24조 관련하여 특히 대기업 등 업체들에만 유리한 제조환경과 정책을 비롯해 인증을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소 제조기업들에는 사전예고도 없이 올해 3차례의 전국 단위 시위와 면담을 통해 그나마 협의가 이뤄진 ‘표준모델’조차 생산하지 못하도록 국토교통부가 내린 생산 일시 정지(2023.9.22.~2023.10.29.) 행정처분으로 막대한 손실과 전국각지에서 발주처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민원은 급기야 지난 28일 출범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비대위 한동훈 위원장 면담 신청과 불합리하고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관련 행정에 대해 철저한 조사 및 진상파악과 제도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집회로까지 연결되고 관련 업계 비대위 측(비대위원장 전영배, 전국 EPS패널 제조사협회 회장 이성구)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공문서한을 전달했다. 

이러한 민원의 발단 원인에 대해 비대위 측은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건축자재 및 품질인정 관리기준 강화'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조차도 국가에서 제대로 시험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갖추지도 않고 시행령을 고시해 기존의 업체들이 보유한 시험성적서가 무용지물이 되어 전국 건설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주장을 덧붙이고 있다. 

이런 상황들은 급기야 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해당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오영환 국회의원(의정부갑) 지역 당협 앞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 국회의사당 앞 시위를 비롯해 원희룡 장관 및 여‧야 국회의원들의 면담 등으로 이어져 지난 27일 국민의힘 당사 앞의 시위와 정책개선 요구 서한이 전달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난연지회 전영배 비대위원장 집회 연설 장면.사진/고병호 기자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난연지회 전영배 비대위원장 집회 연설 장면.사진/고병호 기자

이날 집회에서 전영배 비대위원장은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국토교통부의 탁상행정은 불과 4개월 기간을 주고 50여 개 패널업체 개별 품질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시험기관을 확보하지 않아 1년 이상 기다려도 실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중소제조사의 산업을 국가가 마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조합이나 협회에 부여한 표준모델도 있으나 그나마 실질적으로 올해 5월 중순 이후부터 시장에 공급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이 마비된 것은 물론 정확하게 5개월 이상 조업을 중단할 정도로 업계는 도산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비대위 측은 "이런 와중에 이번에는 여의도의 한 선량이 패널업계에서 수십 년 근무한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제품과 관련된 문제점을 제기해 화재 확산방지를 위한 실물모형 시험 현재 13784-1방식 시험으로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시험방식을 도입해 다시 업계가 시험의 적체로 생산이 지연되게 만들었고 이 같은 표준모델 일시 정지 현상으로 인해 대기업 중심의 내화생산업체(그라스울 생산) 매출이 급증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대위 측은 2년 가까이 국토교통부와 정부 측의 민원제기 및 협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불이익을 견디다 못해 법무부 장관 출신의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살려주십시오, 일하고 싶습니다"등 업계의 억울함과 특정업계에 대한 특혜의혹, 그라스울 제품의 환경 유해조사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제출했다. 

전국EPS패널제조사협회 이성구 회장 집회연설 장면.사진/고병호 기자 
전국EPS패널제조사협회 이성구 회장 집회연설 장면.사진/고병호 기자 

이어 이날 집회에 연사로 등단한 전국EPS패널 제조사협회 이성구 회장은 "작년 7월부터 폐업하는 회원사들이 생겼고 최근 급격히 늘어났다. 10월에 모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에 난연과 EPS패널 제조사들의 모형물 시험에 문제가 있다고 압력을 넣어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갑자기 공문을 발송해 기준을 강화한다며 이 업계를 35일 영업, 제조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강하게 국토교통부를 비판했다. 

또한, 이 회장은 "이 같은 국토교통부의 행정은 졸속행정, 공무원들의 직권남용 등을 통해 중소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사는데 오히려 중소기업들을 죽이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또 다른 연사로 나선 문훈기 난연협회 지회장은 '표준모델의 탄생이 국토교통부 졸속행정의 증거'라고 주장하며 "유예기간 1년 동안 개별 모델인증신청을 하면 1년이 되어도 인증을 받을 수 없는 행정정책에 따라 8~9월 성수기에 35일 동안 문을 닫게 해 중소기업을 또 한 번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회장은 "입법 과정에서도 기업의 피해를 살피고 국가가 실험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상황에 입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졸속입법을 해 이 모든 피해가 발생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화재확산방지기술을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한국발포플라스틱 공업협동조합(내 난연지회)과 전국EPS패널 제조사협회의 민원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이 과정에서 행정실무를 담당했던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29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인사이동으로 업무부서가 이동돼 할 말이 없다"며 새로운 실무관계자와 인터뷰 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해당 부서에 본지가 연락을 수차례 취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고 업계 비대위 측의 주장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당측에서는 국토교통부의 해당 민원에 대해 관련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에서 '기술 한국, 기술 강국 대한민국'을 외치며 '대통령은 영업사원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외교순방 등 국내의 경제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업계 비대위 측의 주장대로 정부의 '졸속행정'으로 국내 난연재 업계와 패널업계가 줄도산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진상조사와 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님, 살려주십시오,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친 제조사들과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국민의힘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어떻게 전달되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가운데 앞으로 정부가 어떤 해법을 업계에 제시하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