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함께 할 12명 위원 발표, 구인난 속 무사히 인선 마쳐
인요한 “전권 가지고 제가 원한 대로 3일 동안 잠을 설쳐가며 구성해”
힘 실어주는 김병민 “어떤 눈치도 보지 말고 혁신의 이정표 세워주길”
우려도 솔솔, 홍준표 “모양 갖추기 혁신위면, 망신위원회 될 수 있어”
유인태 “김기현은 권한 없는데 무슨 전권, 혁신위에 아무도 기대 안해”
강선우 “구태 인선, ‘혁신의 주체’ 아닌 ‘혁신의 대상들’이 무슨 혁신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인선된 12명의 혁신위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인선된 12명의 혁신위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인해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우여곡절 끝에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무사히 혁신위원 인선까지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쇄신작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 인요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에 함께 할 12명 위원 발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의 공식 명칭을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로 정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혁신위에 참여를 함께 할 총 12명의 혁신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 기준과 관련해 “위원회는 제가 완전한 전권을 가지고 제가 원한 대로 3일 동안 잠을 설쳐가며 구성했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 당과 관계없는 외부 인사를 많이 배려했다”면서 “정치인 5명, 비정치인 7명이다. 여성 7명, 남성 6명이다. 연령대로도 20대 1명, 30대 5명, 40대 2명, 50대 3명, 60대 1명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혁신위원은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 ▲김경진 전 의원(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 ▲정선화 동국대 WISE캠퍼스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소희 변호사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이 선임됐다.

인요한 혁신위는 오는 27일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 12월 24일까지 약 두 달간 국민의힘 쇄신을 위한 혁신안 마련에 나설 예정인데, 무엇보다도 인요한 위원장은 “제가 원래 병원에서 의사다. 그래서 약을 조제한다”며 “제가 확실히 약속드리는 것은 국민의힘이 꼭 먹어야 할 쓴 약을 조제해서 국민들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길을 찾아가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비윤계 전무’ 지적에 인요한 “제가 쓴소리 많이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더욱이 인 위원장은 비윤계(비윤석열)가 혁신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그건 걱정하지 말라. 제가 쓴소리를 많이 할 거다”고 자신하면서 “(아마도) 일주일이 지나면 우리 당에서도 (되려) 걱정을 많이 하게 될 수 있다”고 재치있게 응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그는 “집을 지을 때는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며 기초 원칙으로 ‘도덕적인 규범’을 강조하면서 “내 기본 원칙은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에 더해 “정치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수준에 못 따라가고 있다”며 “제 책임은 우리 당이, 국민의힘이 바른 기초를 가지고 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인 위원장은 혁신위의 키워드로 ▲통합 ▲희생 ▲다양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그는 “앞으로 우리 정치 풍토가 희생을 각오해야 혁신이 된다”며 “우리가 제시하는, 가야 할 길은 그렇게 평탄치 않다”고 진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 과정에서 난항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실제로 비윤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의 섭외를 시도했다가 천 위원장이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으며, 이밖에도 윤희숙 전 의원과 김경율 회계사도 혁신위원으로 영입을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인 위원장이 상당한 구인난을 겪어 인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아울러 혁신위 공보담당을 맡은 정해용 전 부시장도 이날 보충 질의에서 “당 내부위원은 5명인데, 오는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새 바람이 불 수 있도록 서울지역의 당협위원장 3명과 당의 열세 지역인 전북·세종에서 활동 중인 청년 여성 정치인 2명이 포함됐다”고 말해 사실상 신중히 고심하여 선택된 인물들이라는 점을 보여줬는데, 그래서인지 국민의힘이 처해진 수도권 등 총선 위기론에 대한 어떤 타개책을 도출해 낼 것인지 그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정 전 부시장은 “외부 전문가인 최안나·이젬마·박소연·송희·임장미·박우진 위원은 각각 의료계, 학계, 문화계, 스타트업에서 활동 중인 생활인들”이라고 설명하면서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혁신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민의힘이 다양한 국민 뜻을 듣고 국민 마음을 얻어 당을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꼭 탈바꿈 시키겠다”고 그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 국민의힘 내부, 혁신위 출범에 ‘기대 반 우려 반’ 뒤섞인 분위기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좌)과 홍준표 대구시장(우). 시사포커스DB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좌)과 홍준표 대구시장(우). 시사포커스DB

하지만 당내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분위기로 뒤숭숭해 보였는데, 일단은 당대표인 김기현 대표는 이날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요한 위원장과 함께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갈 혁신위에 누가 참여할지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높다”며 “인 위원장이 주변의 다양한 의견과 추천을 두루 경청하고 한분 한분 의사를 타진해 정성 들여 위원을 모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서도 “혁신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가 당의 혁신을 완성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절박한 마음과 의지를 갖고 당의 변화와 쇄신에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더욱이 김병민 최고위원도 “혁신위의 성패 여부는 내년 총선 미래와 직결된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새롭게 구성된 혁신위원들을 향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서만 판단해서 혁신의 이정표를 세워주길 바란다”고 전하며 사실상 혁신위에 적극 힘을 실어줬다.

반면 혁신위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 위원장에게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수반한다”며 “혁신위원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현재를 보는 통찰력(insight)와 미래를 보는 통찰력(foresight)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될려면 정당과 정치,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고 권력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홍 시장은 “지금 정치판에서 그런 능력을 가진 분은 여야를 통 털어 윤여준, 김종인, 김한길 정도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푸른 눈의 혁신위원장께서 아무쪼록 잘 하시기를 기대한다”며 “그리고 전권을 운운하는데, 전권은 당대표가 부여하는 게 아니고 혁신위원장이 쟁취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더 나아가 홍 시장은 “당대표가 당 운영을 잘못해서 혁신위원회를 발족했는데, 당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간섭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모양 갖추기 혁신위로는 자칫하다가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혁신위원회가 아니고 망신위원회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혁신위 향해 조언·제안 잇따라···비윤계 포용하는 혁신안 제시 요구까지

(왼쪽부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인요한 혁신위원장, 윤상현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인요한 혁신위원장, 윤상현 의원. 시사포커스DB

또한 하태경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실 지난 1년 6개월에 대한 평가는 친윤 독점 정권에 대한 경고로 봐야 한다. 배제·독선의 정치를 한 것에 대해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심판받은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여당이 비윤 세력들을 인정해 주고 당 지도부 구성이나 공천에 이들의 지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인 위원장이 비윤계 포용을 우리 당의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친윤 쪽에 타진해야 한다”고 조언해 사실상 혁신위원장에게 비윤계 인삭들을 포용할 수 있는 혁신안도 도출해 내야 한다고 에둘러 압박했다.

이에 더해 윤상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인 위원장을 향해 “혁신위에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등 비윤계 인사들을 들여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그런 인사들 목소리를 듣고 용해할 정도의 혁신위가 돼야 한다. 그러한 인사들이 (여당에) 들어와서 이야기할 수 있게끔 그라운드를 조성해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인 위원장이 직접 혁신을 위한 큰 그림을 갖고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혁신위라는 것은 수도권 위기설, 소위 말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나오게 된 것인 만큼, 혁신위에는 우리 여당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강단 있는 분들이어야 한다. 특정 정파나 특정인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與 혁신위’ 못마땅한 野, 유인태 “아무도 기대 안해”···강선우 “구태 인선”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좌)과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우).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좌)과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우). 시사포커스DB

한편 여권 내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반면에 야권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에 대해 부정 평가를 내리며 무관심한 듯한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는데, 특히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기현 대표가 자기도 없는 권한을 어떻게 인요한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지금 이 혁신위라는 데에 아무도 기대를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라면 몰라도, 총선 앞두고 (출범한 혁신위가) 무슨 권한이 있느냐”며 “사실 보궐선거에서 저렇게 대패하면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되는 것인데, 용산에서 선거는 다 주도해 놓고 당대표한테 나가라고 하니까 할 수 없이 미봉책으로 혁신위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그는 “또 혁신위가 뭘 하자는 혁신위인지 별 기대가 없다”며 “인 위원장은 앞으로 나름대로는 역할을 하려고는 하겠지만, 별로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혹평했다.

뿐만 아니라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인요한 위원장이 이들과 함께 도대체 무슨 혁신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아내와 아이 빼고 모두 바꾸자더니, 바꾼 결과가 고작 ‘구태 인선’이냐”고 비웃었다.

특히 강 대변인은 “박성중 의원과 김경진·오신환 전 의원은 방송 장악과 지역 차별, 시대착오적 여성관을 드러낸 바 있어 ‘혁신의 주체’가 아닌 ‘혁신의 대상들’인 것”이라며 “위원들의 면면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도무지 혁신의 방향을 알 수 없고, 이 같은 인적 구성으로 집권여당을 바꿀 동력이 생길지조차 의문스럽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그는 “인요한 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실수를 많이 할 것이지만, 빠르게 인정하고 넘어가겠다’고 했는데, 정말 황당하다”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실수예고위원회인 것이냐. 집권 여당의 혁신위원회가 장난이냐. 국민의힘은 그저 시늉만 할테니, 국민들은 혁신을 기대하지 말라는 선언인 셈”이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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