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소비‧프리미엄 갈망 공존…유기농‧친환경 등 테마, 소비자 유입 시도

한 대형마트 전경.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시사포커스DB
한 대형마트 전경.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유통가는 팍팍해지는 경제 상황 속 명확한 타기팅을 통해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83만1000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지출에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처분가능소득 감소는 고금리 감당 이자가 늘어 여윳돈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소득은 줄었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중 가공식품 물가는 7.6%, 외식 물가는 7% 상승하면서 지갑 사정이 악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우 전쟁에 이어 이-하 전쟁으로 인한 전쟁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 전쟁 장기화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물류비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증가해 물가 안정은 소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가계대출 보유 차주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평균 300%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대비 34%p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짠물 소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하루 지출 0원 실천에 도전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공유되고 있다. 취미활동을 끊거나 식비와 교통비를 아끼는 방식이다.

단적인 예로 간단하게 필요한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아성다이소 작년 매출은 2조9458억 원으로 코로나 전인 지난 2019년 매출 2조2362억에 비해 31.73% 상승했다. 연평균 10.5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767억 원 수준에서 작년 2393억 원으로 3년간 212% 상승했으며 연평균 70.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PB상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유통채널에서는 PB상품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에선 짠물 소비가 있는가 하면 최근 소비자는 개인과 사회 모든 영역에서 프리미엄, 유기농, 친환경, 한정판 등 테마 안에서 아낌없는 소비를 실행하고 그 외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기도한다.

지난달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 중 가장 비싼 갤럭시 Z 폴드5의 한정판 모델 톰브라운 에디션이 완판됐다. 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 가격은 429만 원으로 폴드5 512GB 제품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 7시간 동안 추첨 판매 방식 응모인원만 11만 명이 몰렸다.

지난달 25일 LG전자는 LG그램 폴드 500대를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초도물량인 200대는 순식간에 완판됐고 나머지 300대는 판매 일정을 조율중이다. LG전자의 새로운 폼팩터인 그램 폴드는 없어서 못 구한다는 말이 나온다. 출시가격은 499만 원이다. 고가에도 국내 브랜드에서 처음 내놓은 첫 폴더블 노트북이며 이미 나온 외산 폴더블 노트북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지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양극화된 건 불과 몇 년사이 두드러졌으며 현재 2040세대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특히 2030세대에서 짠물 소비와 가치소비를 병행하는 양가적 소비 행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라며 “이에 맞춰 제품군의 레이어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유통가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뚜기와 매일유업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시사포커스 DB
오뚜기와 매일유업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시사포커스 DB

가구 업계는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하고 나섰다. 한샘은 리클라이너 통합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앰비슈머 공략에 나섰다. 지난 6월 부터 8월까지 리클라이너 소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 15%가량 증가했다. 신세계까사는 프리미엄 가구 라인 리모델링에 나서며 대대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디자인, 기능 전반적인 면에서 카테고리를 확장한다. 아울러 반려동물 친화 가구 브랜드를 추가했다.

오뚜기는 친환경과 유기농 등 가치소비 트렌드를 담은 주방세제를 선보였다. 오뚜기에 따르면 자사 친환경 리빙 브랜드 오뛰르는 통해 식품 유래 성분으로 친환경 주방 세제를 개발했다. 발효 사과 식초가 주재료이며 코코넛과 감자 유래의 천연 계면활성제와 알로에베라, 로즈마리 등 식품 유래 성분으로 만들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용기도 재활용 우수등급 용기를 활용했으며 포장지도 재생지로 제작했다.

매일유업 상하목장은 프리미엄 락토프리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유기농 우유에 유당분해공법을 적용한 우유로 유기농 전용 목장의 유기농 원유를 사용해 유기농 락토프리 우유를 출시한 것. 유기농 락토프리 제품은 매일유업의 락토프리(LF) 공법으로 유제품 섭취 시 배 아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우유의 유당 성분만 제거했다.

지난 8월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 후 첫 브랜드로 유기농 이유식 식재료 브랜드 초록베베를 론칭했다. 이소해 정육각 최고 마케팅 총괄(이사)는 초록베베 론칭이유에 대해 “출산인구는 줄고 있지만 육아 시장의 크기는 오히려 커지고 있는 상황은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는 부모 마음이 투영된 현상이며 초록마을은 기회요인으로 분석했다”며 “내부적으로는 초록마을 이용자들이 점차 정체된 채 나이가 들고 있어 보다 젊은 소비자의 유입이 필요한데 영유아식은 필수적인 과제라 생각하고 초록베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출시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라엘은 유기농 순면 비율 81%인 프리미엄 생리대를 선보였다. 민감한 피부를 가진 여성들을 위해 자연으로부터 얻은 재료들로 제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탄소 저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생리대 백시트에도 재생 가능한 자연원료인 사탕수수 성분이 함유된 바이오 필름을 사용했다고. 아울러 완전 무염소 표백공법을 적요했고 환경을 생각해 패키지에도 사탕섬유로 만든 생분해성 용지와 대두유로 만든 친환경 소이잉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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