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석 “與,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 관련 트라우마 아직도 갖고 있어”
“특정 세력이 관여됐다면 더 큰 문제, 일단 포털의 허술한 관리가 문제”
“포털 길들이기?, 요즘 그런 말 안 통해···그 자체가 여야 대립으로 몰아”
윤재옥 “손쉽게 응원 조작 이뤄진다면 선거 조작의 길도 열릴 수 있는 것”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이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이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내년 4월에 열리는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중 남자 축구 응원페이지 조작 의혹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여론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다음의 중국 응원 조작 사건의) 본질은 여론의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해당 사건은) 여론을 호도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방비 상태의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테러와 다를 바 없다”고 규탄했다.

특히 윤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지난 2017년도 대선 때의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 관련 트라우마를 아직도 갖고 있다”며 “실제 여론과 다른 허위의 상황이 거대 포털에서 구현될 수 있다면, 그 허술함이 불러올 엄청난 후폭풍은 미리 차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누군가가 가상 사설망을 통해 다른 나라 서버를 우회해 들어왔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며 “그 사람이 한중전 축구 관련 응원 클릭 숫자를 말도 안 되게 바꿀 수 있고, 그것을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윤 대변인은 “정말 반국가세력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연습하기 위해, 선거나 정치적 여론 흐름을 바꾸기 위해 어떤 가상 연습을 한다면 더 문제”라며 “어떤 특정 국가, 특정 세력이 관여됐다면 더 큰 문제지만 일단 포털에서 이렇게 허술하게 응원 댓글을 관리했다는 것, 이런 시스템이 예를 들어 누군가의 장난으로라도 가능한 것인지 등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포털 길들이기’라고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그는 “포털이 짐승도 아니고 뭘 길들이는가. 요즘에도 그런 말이 통하는가”라고 발끈하면서 “그런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여야를 정치 대립권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지난 1일에 개최된 아시안게임 한·중 남자 축구전 당시 다음의 응원페이지에서 중국팀을 응원하는 클릭 비율이 93%에 달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는데,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점검한 결과 해외망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고, 더군다나 매크로 방식의 조작도 활용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에 국무총리실은 즉각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집권 여당이자 드루킹 피해 경험이 있는 국민의힘도 해당 사건을 ‘제2의 드루킹 사태’로 규정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식으로 손쉽게 응원 조작이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선거 조작의 길도 열릴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배후가 누구든 포털사이트가 여론 조작에 취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당장 내년 총선 앞두고 관련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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