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정부가 해양으로 방류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 처리된 오염수에 대한 용어를 국제 기준에 맞춰 사용하기 위해 ‘오염 처리수’로 명칭 변경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정부를 향해 “창씨개명이 딱 떠오른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자신의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부가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하겠다는데, 어쩌면 하는 일이 일본과 이렇게 똑같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창씨하고 개명하면 본질이 바뀌는가. 창씨개명 할 거면 기왕에 하는 거 ‘처리수’가 아니라 ‘청정수’라고 하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비꼬면서 “국민을 무시하거나 우롱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후쿠시마 관련 예산이 8200억 원 정도 편성되는 모양인데, 차라리 이런 돈 모아서 일본에 주고, 일본에게 (오염수를 방류하지 말고) 고체화‧고형화해서 보관하라고 요구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면서 “일본이 돈이 아까워서 해양투기를 결정했다면 ‘그 돈 우리가 차라리 내줄게. 그게 우리 피해를 더 줄이는 길이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뿐만 아니라 박찬대 최고위원도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면 핵 오염수가 갑자기 삼다수라도 되느냐”고 조롱하면서 “그렇게 안전하고 깨끗하면 그냥 마시면 되지 바다에는 뭐하러 버리느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잘못은 일본 정부가 저질렀는데 그 뒷수습은 우리 정부가 해야 하고 피해는 왜 우리 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규탄하면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는 하나부터 열까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고리로 대여 투쟁을 강행해 나갈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는데, 민주당은 전날에는 방류 중단 촉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했으며, 오늘 오후에는 ‘제1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오는 2일에는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추진하고, 3일에는 런던협약 당사국에 당대표 명의의 친서를 발송하며, 오는 4일에는 국회에서 국제공동회의를 열어 강경 대응의 총력 투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