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현지서 붙잡혀 수용생활 중…허위 사건 만들어 국내 송환 회피

동남아 최대 규모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총책 A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 ⓒ경찰청
동남아 최대 규모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총책 A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 ⓒ경찰청

[시사포커스 / 이청원 기자] 1조 3천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온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총책이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31일 경찰청은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도박사이트를 개설, 운영해 총 1조 3천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온 조직의 총책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강제송환 된 피의자 A씨(1979년생, 남)는 경찰청(인터폴국제공조과), 수사 관서(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국정원이 한 팀으로 2년여간 수사·추적한 끝에 2021년 9월 검거된 이후 약 2년간 필리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 생활을 해왔다.

2021년 당시,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과 경찰 주재관, 필리핀 이민청 도피 사범 추적팀, 현지 경찰특공대 등 30여 명의 대규모 검거 인력이 투입된 바 있으며, 현지 피의자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수많은 고가 외제차량(마이바흐 등 10대), 명품 가방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A씨의 국내 송환도 검거만큼이나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필리핀 형사사법 체계를 잘 알고 있던 A씨는 현지 형사 사건이 진행될 경우, 재판이 종결되기 전까지는 한국으로 추방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의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해 2년여간 국내 송환을 회피해왔다.

이에 경찰청은 A씨의 이러한 동향을 파악한 후,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필리핀 법무부 측에 이들의 수법을 전달하며 조기 송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올해 7월부터는 필리핀 경찰 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이 필리핀 법무부 측과 매주 실무회의를 개최해 A씨의 송환 대책을 마련해왔다.

위와 같은 지속적인 양국 간 공조로, 마침내 A씨에 대한 필리핀 법무부의 추방 결정을 끌어냈으며, 이에 국내로 송환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경찰청은 A씨 송환 추진과 함께, 해당 범죄조직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한 공조와 수사도 지속해왔다. 

최초 국제공조를 시작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조직원 20명 중 16명을 국내로 송환했고,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국내 조직원 177명 중 166명을 검거함으로써 사실상 범죄조직을 와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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