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관전포인트 넷

▲ 한나라당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른바 ‘거대여당 탄생 프로젝트’는 이제 한 달여 동안 전개될 ‘공천전쟁’에서부터 시작됐다. 정치권은 일찍부터 대선에서 530만표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로 탄생된 이명박 정부의 영향으로 4월 총선도 한나라당 200석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면서 구여권을 포함한 타당에서 강한 경계심을 보여왔다. 원내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도 지난 11일 민주당과 4년 5개월 만에 ‘통합민주당’으로 통합, 4월 총선에서 전면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섰다. 같은 날 쓴소리 무소속 조순형 의원 역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유선진당에 전격 입당하면서 4월 총선을 겨냥, “한나라당은 4월 총선에서 200석 이상의 의석을 얻어 거대여당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거대 여당 탄생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지난 대선 막판에 이어진 ‘이명박 대 반 이명박’ 구도처럼 4월 총선도 ‘한나라당 대 비한나라당’ 구도로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제 18대 국회의원 공천신청 예비후보자 현황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막강 파워, 나홀로 공천 ▲친박계 공천 경쟁률 ▲이색기록도전자 ▲중진·다선 의원 재출마 및 기업인 다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막강 파워, 나홀로 공천

공천 신청에서 실제 경쟁률이 5대 1에 가까운 가운데, 경쟁자 없이 막강 파워를 발휘하며 나홀로 단독 공천신청 지역은 4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경기 9곳을 비롯해 서울 6곳 전남 5곳 광주 4곳 전북 3곳 충남 인천 울산 각 2곳, 대구 경북 부산 경남 대전 충북 강원이 각 1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지역 후보로 나서 이재오(은평을) 정두언(서대문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킨 최대 공신이다. 여기에 지난 경선 및 본선인 대선에서 클린위원장을 맡아 구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와 BBK 의혹 공세에서 강력하게 대응하며 이명박 당선인의 도덕적 검증에 방패막이로 나섰던 홍준표(동대문을) 의원도 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공성진(강남을) 의원 역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에 반기를 들며 한나라당 중심의 강력한 원심력을 이끌어냈다. 성북갑에 공천신청한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이 당선인 측근으로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현역 의원 신분도 아니면서 당당히 단독으로 공천 신청을 냈다.

경기도에는 안상수 원내대표(의왕.과천), 전재희 최고위원(광명을), 임태희 비서실장(성남 분당을), 남경필 경기시당 위원장(수원 팔달), 임해규 의원(부천 원미갑), 차명진 의원(부천 소사). 이사철 의원(부천 원미을), 신상진 의원(성남 중원), 박종운 당협위원장 (부천 오정) 등이 있다.

인천에서는 이윤성 (남동갑)과 김해수(계양갑), 충남지역 홍문표(홍성.예산), 김학원(부여.청양)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울산지역은 정갑윤(중구), 김기현(남구을), 대구에는 이명규(북갑), 정종복(경북 경주), 김형오(부산 영도), 이방호(경남 사천을), 강창희(대전 중구), 심규철(충북 보은.옥천.영동), 이계진(강원 원주) 등도 단독 공천신청자들로 공천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둘…상반된 친박계 공천양상

여기서 친이(親李)계의 핵심인사들이 단독 공천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국 41개 단독 신청 지역 가운데 호남 13곳을 제외한 24곳이 이 당선인들의 측근들이 포진되어 있다.

반면 친박(親朴) 진영에서의 단독 공천 대상자는 강창희(대전 중구)와 김학원(충남 부여, 청양), 그리고 이계진(강원 원주) 의원 등 세 의원만 제외하고는 모두 치열한 공천심사를 거쳐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마저도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곽병진 중앙위원회 정보과학분과 부위원장과 서보강 (사)6·3동지회 달성군 회장 겸 대구광역시의원과 공천을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최근 공천기준과 관련해서 논란을 빚었던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도 부산 남구을에서 6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유승민 의원 역시 대구 등을에서 친이 성향의 서훈 전 의원을 포함한 6대1의 경쟁을 뚫어내야 한다.

이혜훈 의원 역시 서울 서초갑에서 친이 인사인 이성구 의원을 포함 4대1의 경쟁률을 이겨내야 4월 총선 본선에 갈 수 있게 됐다. 한선교 의원은 용인을에서 11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데 여기에 비례대표인 이 당선인의 경제참모 윤건영 의원이 포함돼 열띤 경쟁이 예상된다.

엄호성 의원도 부산 사하갑 지역구에서 비공개된 인사를 포함해 10대 1의 경쟁을 펼치는데 언론인 출신의 김해진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자문위원과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유기준 의원 역시 부산 서구에서 양철홍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조양환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포함해 5대 1의 경쟁을 이겨내야 재선에 도전할 수 있다.

셋…이색기록 도전자

이번 공천 신청자들 중 6연속 국회의원 당선에 도전하는 의원도 4명이나 있다. 이명박 대통령 시대를 연 6인회 멤버 박희태·김덕룡·이상득 의원들이 여기에 속한다.

박희태 의원은 국회의장을 겨냥해 6선에 도전장을 냈고,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김덕룡 최고위원도 여당으로서 한나라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최고위원에 선출된 정몽준 의원도 지역에서 오랫동안 입지를 확고히 한 이상, 당선 가능성이 그 만큼 높다.

또 4선 의원에 도전하는 40대, 일명 ‘4·4 클럽’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영선(고양일산서) 의원과 남경필(수원팔달) 의원은 각각 60년생과 65년생으로 15대 총선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한 중진급 젊은 의원이다. 이들은 총선에서 다시 4선에 성공한다면 당내 영향력은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넷…중진·다선 재출마

▲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자 지지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번 공천은 한나라당의 국민지지도가 높은 만큼 고령의 중진, 다선 의원들의 재출마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동안 야당으로서의 한계를 경험하고 여당으로 정치적 소임을 다해보고 싶은 열의도 한몫한 것으로 보여진다.

공천 신청자들의 평균 연령은 53세 정도다. 3선 이상 의원이 모두 33명, 특히 영남권에선 3선 이상 의원만 18명(54.5%)에 이른다.

이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포항남구·울릉에 공선신청을 해 6선 도전에 나서고 박희태 의원 역시 6선 국회의장을 겨냥, 경남 남해·하동에 공천을 신청했다.

김덕룡 의원도 서초을에서 6선을 목표로 하고 5선을 노리는 김형오 (부산 영도) 이규택(경기 이천·여주), 이강두(경남 산청·함양·거창) 의원도 각각 공천 신청을 통해 본선행에 도전한다.

이명박 당선인이 대선에서 강조했던 경제 대통령의 면모를 부각하며 친기업적 행보에 나선 것과 발맞춰, 기업인 출신 인사들도 전체 공천자 중 24% 정도인 280명이 넘는다.

충남 천안을에 공천 신청한 김호연 빙그레그룹 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친동생이다. 또한 재선의원 출신의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도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공천신청을 했다.

이 당선인의 외곽조직 ‘선진국민연대’ 중구 대표인 이학봉 화신폴리텍 대표이사 역시 서울 중구에 공천신청을 냈고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 김세연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도 선친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에 공천을 신청했다.

법조계 인사도 지난 17대 총선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13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공천자 중 순수 정당인 출신은 290여 명에 달하고 교수 출신의 경우도 90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비공개 신청인도 13명이 포함돼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비공개 신청 지역은 서울 중랑을과 강남 갑, 부산 중·동, 사하 갑, 충남 당진, 전남 담양·곡성·장성 등이다.

반면 여성 인사는 모두 49명에 거쳐 전체 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 모임인 ‘여성전진네트워크’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 국회의원 여성공천 30% 할당은 21세기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정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할당제 도입을 적극 주장했다.

이제 공은 한나라당 공심위로 넘어갔다. 앞으로 한나라당은 오는 25일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여당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줄 때가 됐다. 당 내부에서는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듯이 지금은 4월 총선에서 ‘성공 공천’으로 한국정치 발전에 한발 더 다가서야 한다는 결집된 목소리가 강력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