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 격전지 순례 4 서울 동대문을·도봉갑·대전 서을·전남 목포

▲ 18대 국회의원 선거의 금뺏지를 앞두고 각 당 의원들과 도전자들이 총선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키느냐, 빼앗기느냐. 결전의 날인 4월9일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사진 순서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서울 동대문을),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서울 동봉갑), 심대평 자유
여의도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뜨거워지고 있다. 벌써부터 총선의 주요 요지들과 이에 도전하는 이들의 면면이 부각되고 있다. <시사신문>은 4월 총선을 향해 전력투구하는 요충지와 이곳이 부각되는 이유를 알아본다. 또한 도전자들의 면면도 구체적으로 들춰보고자 한다. 그 네 번째 순서로 서울 동대문을, 서울 도봉갑, 대전 서을, 전남 목포를 찾았다. 서울 동대문을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지역구다. 홍 의원은 단독 공천으로 본선 출마가 확실시됨에 따라 지역구 정비에 나섰다. 서울 도봉갑에서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한나라당 후보와의 이념 대결이 예고되고 있으며 자유선진당의 발진 동력을 얻으려는 심대평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서을에서 옛 동지들과 격돌한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전남 목포는 통합민주당 공천이 실질적인 전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4·9 총선 주요 관전지로 떠오른 지역들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현 지역구 의원들은 녹록치 않은 정치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도전자 특유의 패기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BBK 방어막’ 막강 수성

서울 동대문을은 현 지역구 의원의 철통 수성이 눈에 띄는 곳이다. 이곳은 지난 대선에서 당 클린정치위원장으로 BBK 공세를 막아낸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지역구. 대선을 통해 당 내 입지를 견고히 한 홍 의원은 동대문을 공천에 단독 신청장을 냈다. 이로써 그는 당내 공천이라는 1차전을 치르지 않고 본선 도전자들을 맞게 됐다.

홍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이들은 통합민주당 민병두 의원,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정병걸 당 대선 동대문을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무소속 최기득씨 등이다.

정치권은 아직까지 홍 의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홍 의원의 정치력은 물론 동대문을이라는 지역구의 특성이 홍 의원의 4선행을 돕고 있다는 것.

동대문을은 한나라당과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1988년부터 2000년까지 김영구 전 의원이 4선을 기록했고 그 뒤를 홍 의원이 이어 받는 등 28년 동안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전신이 주로 당선됐던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것. 홍 의원은 2001년 보궐선거와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를 상대로 2연승을 기록, 동대문 텃밭 이어받기를 성사시켰다.

현재 홍 의원의 맞수로 거론되는 인물은 ‘생활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민병두 의원. “이제 저격수가 아닌 생활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출마의지를 밝힌 그는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전략기획위원장으로 BBK와 LKe-뱅크의 투자관계를 밝혀 홍 의원의 ‘BBK 방패’에 날카로운 창을 겨눴었다. 한나라당 ‘기획통’ 홍 의원과 민주당의 ‘기획통’ 민 의원의 재대결은 이번 동대문을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통합민주당 공천에 민 의원 외에도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정병걸 당 대선 동대문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뛰어들어 정확한 본선 대진표는 나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 벌써부터 후보들 간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이는 등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민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답십리1동 협의회장과 답십리1동 여성위원장이 각각 갈비세트와 떡 상자를 여성위원장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져다놓고 주민들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측은 반격에 나섰다. 홍준표 후원회(사무국장 이희규)는 민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서울북부지검에 고발한 것. 홍 의원은 “선관위나 경찰에서 위법 사실이 없다는 데도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 대선 때 하던 네거티브를 한다”도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대통합의 밀알’은 이념 대결 중

통합민주당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서울 도봉갑에는 도전자들의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1996년 15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한 김 전 의장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민주당 이경태 도봉갑 지역위원장과 당 공천을 다투게 됐다.

한나라당에서는 권중길 한국생활폐기물협회장,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양경자 전 국회의원, 윤관덕 국민승리연합 국민검증본부장, 윤민상 태평인슈어런스 대표이사, 정옥임 선문대 교수 등 6명이 공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민주노동당 김승교 전 대선후보 법률특보, 무소속 홍우철 사이버 진보전선운동당 창당준비위원장, 고석인 범민족 문화예술협의회 대표회장, 김용수 택시기사, 박민수 정치인 등이 도전장을 내 총선 예비후보자만 현재 13명에 이른다.


서울 동대문을 BBK 방어사령탑 홍준표에 ‘창’ 민병두 도전장
김근태 3선 서울 도봉갑, 인수위 이동관·자유주의연대 신지호


수많은 인재들이 몰려든 도봉갑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김 전 의장과 양경자 전 의원의 4번째 대결이 펼쳐질 수 있을지 여부와 ‘민주화 정통세력’과 ‘신보수’의 이념대결이 그것.

양경자 전 의원은 15대 총선부터 김 전 의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15·16·17대 총선에서 김 전 의장이 내리 3연승을 하는 것으로 대결을 마무리 됐다. 양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도 예비후보자로 등록, ‘3전4기’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4번째 도전이 가능할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공천 경쟁도 녹록치 않다는 점 때문이다.

도봉갑은 ‘격전지’라는 말 외에 ‘이념 대결의 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각 당의 공천이 끝나지 않아 정확한 대진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민주화 정통세력’ 김 전 의장과 ‘신보수’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원조격인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의 도전이 흥미를 끌고 있는 것. 통일안보 분야에서 보수 목소리를 내온 정옥임 선문대 교수도 이념 대결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신지호 대표측은 이번 선거를 ‘올드 레프트’ 대 ‘뉴 라이트’의 대결로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뉴라이트가 핵심적으로 추구해 온 가치는 이제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본격적인 실현단계에 접어들었다. 완전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고자 올드레프트의 상징인 김근태 의원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변화의 물결을 타기만 한다면 거물급인 김 전 의장을 꺾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유선진당 대전 서을서 약진?

대전 서을의 총선 열기도 뜨겁다. 이곳은 자유선진당과의 합당 후 대표직을 맡은 심대평 전 국민중심당 대표의 지역구다. 심 대표는 일찌감치 “지역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서을서 출마할 것임을 밝혔다.

한때 선진당 총선전략과 관련 다른 지역에서의 출마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심 대표는 “나는 지금까지 대전 서구 을 선거구 외에 다른 선거구에 출마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자신의 선거구 출마를 강조했다.

이는 심 대표가 서을에서 재·보선으로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곳에서의 승기를 통해 자유선진당의 약진을 노리는 편이 다른 지역구에서의 출마보다 더 나은 패라는 것.

서을에는 심 대표 외 통합민주당 김병국 기업인·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강일 전 교수·전득배 기업인·김영진 교수·박세정 정당인 등과 한나라당 나경수 법무법인 둔산 대표변호사·남충희 전 국민중심당 대전시당 후보·이재선 대전시당 위원장·전수봉 당 대전시당 부위원장, 자유선진당 백운교 정당인·이현 변호사·한숭동 전 교수, 평화통일가정당 유지혁 목회자, 한국사회당 김윤기 정당인, 무소속 이제윤·유병식씨가 출사표를 던졌다.

서을의 관전 포인트는 심 대표와 그의 최측근이었던 인사들의 대결이다. 심 대표의 최측근이었던 남충희 전 국민중심당 대전시당 후보와 국민중심당 창당 때부터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이현 변호사는 각각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으로 배를 갈아타고 서을 출마 의지를 밝힌 것.

남 전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국중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최근 당 대전 서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신청하고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변호사는 “당이 심대평 대표의 개인당으로 전락했고, 이제 자유선진당으로 통합해 초심을 잃었다”며 통합민주당에 입당, “통합민주당 대전 서을 예비후보인 박범계 변호사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는 쪽이 올인해서 신당후보의 압승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 정치는 절대로 안된다. 신의와 신뢰를 버리면 정치가 아니다”고 서운한 감정을 표했다.

이와 함께 심 대표와 ‘盧의 사람’으로 불리는 청와대 출신 인사인 통합민주당 박범계 전 법무비서관의 격돌도 주목할 만하다.

‘목포의 전쟁’ 불붙었다

전남 목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곳은 대통합민주신당 이상열 의원의 지역구.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과 함께한다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합민주신당 입당과 동시에 목포 출마를 선언, 이 의원과의 신당 공천 대결을 알렸다.

현역 의원인 이상열 의원과 박 전 실장 외에도 통합민주당 공천에 김대중 전 목포시의회 의장과 배종호 전 KBS 뉴욕특파원, 정영식 전 목포시장이 뛰어들었으며 한나라당 천성복 대선 중앙당 직능정책본부 목포시위원장·양회주 기업인, 민주노동당 윤소하 목포민중연대 대표, 평화통일가정당 최승규 정당인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결전을 준비 중이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목포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권노갑 전 의원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전 서을 심대평 자유선진당으로 민주당 박범계 변호사과 격돌
이상열·박지원 목포 두고 민주당 공천전…한화갑과 본선 겨뤄야

목포는 통합민주당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어서 당 공천이 곧 본선 승리를 점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지역구인 만큼 당 공천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통합민주당 공천 칼자루를 쥔 박재승 공심위원장은 공천문제에 있어서 손학규 대표에게 공심위 외부인사 인선 전권을 요구하는 등 소신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가 목포 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대다수의 견해다.

박 위원장은 박 전 실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측에 대해서도 “공천 원칙과 방침에는 전혀 예외가 없다”며 성역없는 공천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박 전 실장의 “모든 결정은 김 전 대통령과 상의해 그 뜻에 따른다”는 말 뒤에 숨은 ‘DJ 뜻’을 배제할 수도 있음을 전제한 것이어서 목포 공천 결과는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당 공천이 이뤄진 후 치러질 본선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박지원·한화갑 등 동교동계 인사의 충돌과 이들을 집중 공격대상에 넣은 다른 출마자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목포 한 예비출마자는 “목포의 정치 현실은 너무나 암울하다”며 “박지원, 한화갑, 권노갑 등 어두웠던 구시대 인물들이 목포의 국회의원 자리를 자신의 영달과 권력욕을 위한 노리개로 생각하고 있다”고 그들을 겨냥했다.

그는 “박 전 실장과 한 전 대표는 사면·복권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권 전 의원은 아직 복권조차 되지 않았는데도 국회의원 출마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본래 지역구와 고향을 버리고 목포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기대어 대통합 민주신당의 공천을 받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계산”이라며 “이는 전형적인 과거 3김 지역주의 정치행태이며 이제는 청산돼야할 부끄러운 구태 정치”라고 꼬집었다.



<4·9 총선 출마자 명단>

대통합민주민당·민주당은 통합민주당(민), 한나라당(한), 자유선진당(선), 민주노동당(노)

▲서울 동대문을= 홍준표(54·한·국회의원) 민병두(49·민·국회의원) 유덕열(53·민·전 동대문구청장) 정병걸(민·59·당 대선 동대문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최기득(65·무·미기재)
▲서울 도봉갑= 김근태(60·민·국회의원) 이경태(58·민·정당인) 권중길(56·한·한성대 겸임교수) 신지호(44·한·자유주의연대 대표) 양경자(67·한·전 국회의원) 윤관덕(54·한·정당인) 윤민상(44·한·태평인슈어런스 대표이사) 정옥임(48·한·선문대 교수) 김승교(39·노·전 대선후보 법률특보) 고석인(69·무·연예인) 김용수(47·무·택시기사) 박민수(55·무·정치인) 홍우철(53·무·회사원)
▲대전광역시 서을= 심대평(66·선·국회의원) 김병국(50·민·기업인) 박범계(44·민·변호사) 이강일(50·민·전 교수) 전득배(50·민·기업인) 김영진(45·한·교수) 박세정(46·민·정당인) 나경수(46·한·변호사) 남충희(53·한·㈜마젤란 인베스트먼트 회장) 이재선(51·한·전 국회의원) 전수봉(49·한·기업인) 백운교(46·선·정당인) 이현(50·선·변호사) 한숭동(56·선·전 교수) 유지혁(53·평화통일가정당·전 공무원) 김윤기(33·한국사회당·정당인) 이제윤(25·무·학생) 유병식(48·무·자영업)
▲전라남도 목포= 이상열(56·민·국회의원) 김대중(46·민·전 목포시의회 의장) 박지원(66·민·전 문광부 장관) 배종호(46·민·전 KBS 뉴욕특파원) 정영식(62·민·전 행자부차관) 천성복(45·한·정당인) 양회주(59·신안통운 대표이사) 최승규(54·평화통일가정당·정당인) 윤소하(47·노·목포민중연대 대표) 한화갑(69·무·전 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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