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 대통령 외교 두고 야권 비난 공세에 맞불 평가 추진?
김기현 “尹 결단으로 외교 정상화 이뤄, 野도 인정할 건 인정 해야”
박수영 “한‧일관계 정상화되면 밥벌이 없어진다 생각하는 사람들 있어”
국회 외통위 회의에서도 치열한 신경전, 與 “정치공세” vs 野 “중국은”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별도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별도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양국 간의 셔틀외교를 복원시키고 한·미·일 3국 간의 전략적 공조 협력 체계를 갖춘 데 이어 지난 주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까지 보여주어 사실상 외교 정상화에 시동을 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두고 자기 진영의 정치적 유불리 셈법에 따른 발언들을 쏟아 내면서 각축전을 벌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 尹 외교 성과 비하 계속된 野 vs 뒤늦게나마 바로 알리기 나선 與

앞서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이 있을 때마다 일제히 부정적인 시각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비하하면서 자신들의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듯한 여론전의 정치공세를 펼쳤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대해 호평이나 격려하는 메시지는 없는 듯하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되려 강제 징용의 과거사 문제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및 독도영유권 갈등의 소재를 이용한 정치적 의견을 내면서 진영 간의 갈라치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그래서인지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뒤늦게나마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에 대해 대대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면서 사실상 정부·여당과 대통령을 공격만 하는 민주당에게 보란 듯이 현 정부의 외교를 치켜 세우며 맞불 대응에 나선 모양새였다.

실제로 24일 국민의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개최한 ‘한미·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평가 및 과제’를 주제로 한 국회 세미나에서 김기현 대표는 “한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지난 78년 동안 외면 받았던 원폭 희생자의 아픔을 양국 정상이 참배하는 이전에 없었던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우리 국격이 더 높아지는 걸 알 수 있었다”며 “또한 12년 만에 이뤄진 대통령의 지난 미국 국빈 방문에서도 글로벌 가치 동맹으로 가는 걸 볼 수 있었고, 핵 확장억제 전략을 담은 워싱턴 선언, 공급망 강화와 신산업에 대한 미국 투자 유치 등 외교 안보적 경제 성과도 컸다”고 극찬했다.

[영상 편집 / 김경민 기자] 

이어 김 대표는 “한‧일, 한‧미 관계가 과거와 달리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이 가장 의미있었다. 단절되다시피 했던 한‧일 관계가 대통령의 결단으로 정상화 됐다”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와 비교하면서 “이제야 외교가 ‘정상화’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그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를 ‘참사’로 규정하면서 “중국 가서 혼밥 먹고 우리 기자가 중국에서 폭행당해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과거의 굴욕적 모습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을 향해 반격을 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김 대표는 “최근 한·미·일 3자 회담에서 외교 안보적 성과를 거둬 국민들의 지지율도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거리로 나가 피켓 들고 비난에 가까운 말로 헐뜯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야당이라도 외교 성과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잘한 것은 잘한다고 해줘야 하는데, (정치공세 행동만 보여 주는 민주당이) 정상적인 야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으면서 “외교 관계는 어떤 경우에도 정략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여야가 국익을 위해서는 뭉쳐야 하는 것이다”고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 박대출 “홀대에서 환대 받는 외교로 바뀌어”, 박수영 “반일 브로커들 뿌리 뽑아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좌)과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우). 시사포커스DB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좌)과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우). 시사포커스DB

또한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다른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박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은 글로벌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 진영의 중심축다운 면모를 보여줬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무너진 한‧미‧일 삼각 공조가 1년 만에 완벽히 복원됐다. 홀대받던 외교에서 환대받는 외교로 바뀐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도 이날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을 겨냥해 “과거사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소위 ‘반일(反日) 브로커’를 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면 본인들의 밥벌이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며 “본인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외교를 망치고 있는 것”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분들의 실체가 지금 밝혀지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 당과 정부에서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며 “우리 대한민국이 정상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 뿌리 뽑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 나아가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보여준) 지난 외교는 친중·종북 굴욕 외교로 규정할 수 있다”면서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의 정상화가 추진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한 가치 동맹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국제사회에서 찾아가고 있는 시점인 것”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 여권, 외교안보 전문가 총집결해 윤 정부 외교 성과 홍보전 펼쳐

24일 국민의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개최한 ‘한미·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평가 및 과제’를 주제로 한 국회 세미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TV
24일 국민의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개최한 ‘한미·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평가 및 과제’를 주제로 한 국회 세미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TV

이날 토론회에는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수영 의원을 비롯해 신원식 의원 등 여당 소속의 국회 국방위원들과 김민수 대변인 등이 참석했으며, 이밖에도 ▲신범철 국방부 차관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이인배 통일교육원장, ▲신각수 전 외교부 1차관 등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총집결해 윤 정부의 외교 성과를 극찬하며 치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워싱턴 선언’ 채택을 통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했다”며 “‘힘에 의한 평화’의 확고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도 마찬가지로 “과거 파행의 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완전히 정상화한 1년”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친중·친북 편향 외교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가치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외교정책을 확립했다”고 칭찬했다.

더군다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난 1년간의 외교 성과에 대해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원인에 대해 대국민 설명이 부족했던 탓이라며 홍보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 尹 외교 놓고 여야 대치 전선 이어져...외통위 회의에서도 치열한 신경전 벌여

박진 외교부 장관(좌)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우)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박진 외교부 장관(좌)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우)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한편 여야는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대치 전선을 이어갔는데,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연쇄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가장 시급한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 문제에 대해 큰 성과를 거뒀다. 경제적으로도 공급망 안정, 핵심 광물 확보, 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각국의 정부 간 협력을 이끌어 냈다”고 외교 성과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의 김상희 의원은 “윤 정부의 외교정책을 한마디로 말하면 ‘미국·일본에 올인하는 외교’라고 평가한다”며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그동안 한국 외교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해서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이념을 추구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해왔는데,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일본에 올인하는 외교를 펼쳤다. 이것은 안보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당 이원욱 의원도 “윤 정부에서 가치외교를 하다가 ‘실리외교’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한국이라는 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가장 많은 무역수지 흑자를 보였던 나라인 중국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지고 있다. 한미 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아지고 있는데, 한중 관계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나빠지고 있어 대중 관계가 너무 악화일로에 빠져서 특히나 우리 기업들이 굉장히 걱정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 출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년간 윤 정부의 외교 성과를 결집해 G7(주요 7개국)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위상을 시현했다”며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G7 국가들과 함께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한 연대와 협력에 적극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박 장관은 “대한민국의 국력이 경제 규모로 세계 10위권 수준이고, 방위산업 능력은 세계 8위, 무역 규모는 세계 7위, 그리고 군사력과 원자력에서 6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부연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력이 대단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G7도 그걸 인정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렇듯 윤 정부의 외교 성과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이날 외통위 회의에서는 여야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의 파견을 놓고도 설전을 벌이며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도 보여줬다.

민주당에서는 시찰단을 두고 ‘들러리’라고 규정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용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비난했으며, 국민의힘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오염수가 환경에 미칠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을 언급하면서 정치 선동으로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대응을 펼쳐 사실상 여야가 윤 정부의 외교 정책을 둘러싸고 공격·반격을 반복하며 절대 지지 않으려는 듯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 세간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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